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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스물다섯 스물하나 7화-희도 오열하게 한 낯선이의 위로

by 자이미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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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펜싱 결승에서 고교생들이 금메달을 두고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로 이어졌다. 고교생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고유림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변수가 생겼다.

 

민채는 해외에 있는 아버지가 보낸 선물에 실망했다. 발레를 그만둔 자신에게 발레복을 선물한 아버지에게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벽을 칠하려는 엄마를 따라나간 민채에게 희도는 묻는다.

"칭찬받는 게 좋은 거야, 발레가 좋은 거야?"

 

칭찬받는 것이 좋았으면 그만해도 좋다는 엄마의 말에 민채는 당황했다. 그리고 실력은 비탈이 아닌 계단이라며, 대부분의 선수는 자신의 실력이 늘지 않고 그 상태로 영원히 이어질 것이란 생각에 그만둔다고 했다. 이런 엄마의 말에 이걸 어떻게 알았냐 묻는 민채에게 희도는 아빠가 알려줬다고 한다.

 

희도가 처음 펜싱을 접한 것은 1990년 파리에서였다. 엄마가 특파원으로 파리로 오며 가족이 함께 그곳에서 거주 중이었다. 심심해하는 딸에게 펜싱을 권했고, 어린 희도 역시 펜싱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어린 희도를 보며 아버지는 칭찬받는 것이 좋은지, 펜싱이 좋은지 묻는다.

 

어린 희도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솔직하게 "둘 다"라고 했다. 누구나 슬럼프가 오고 그렇게 되면 좌절할 수도 있다며, 딸 민채에게 해준 실력은 비탈이 아닌 계단이란 말을 해준 아버지는 입원 중이었다. 다음 경기 보러 온다는 약속을 아버지는 지키지 못했다.

 

아버지의 사망 후 희도는 방향을 잃었다.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함이었는지 모르지만 희도의 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전 학교 코치는 그렇게 노력하는데 늘지 않는 실력을 생각해보면 재능이 없다는 막말을 쏟아낼 정도였다. 

 

협회나 코치도 모두 고유림이 금메달을 따기 바라는 시작부터 기운 상황에서 희도는 흔들리지 않았다. 모두 펜싱 그만두라고 했지만, 희도는 펜싱이 재밌다고 했다. 즐기는 사람은 누구도 이길 수 없다. 그렇게 긴박한 승부에서 희도는 유림을 제치고 15-14 한 점 차로 승자가 되어 금메달을 땄다.

 

문제는 유림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항의하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국민들이 응원했던 유림의 패배가 실력이 아닌 승부조작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문제가 커졌다. 여기에 메달 수여식에서도 눈물 흘리는 유림의 행동과 마지막까지 승부를 받아들이지 않는 유림으로 인해 여론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기레기들은 물고 뜯으며 금메달을 딴 나희도에 대한 찬사가 아닌, 감히 고유림의 금메달을 빼앗은 악랄한 악당처럼 취급하기 시작했다. 가난한 가정에서 모든 것을 이겨내고 올림픽 금메달을 딴 공유림. 얼굴까지 예쁜 선수에 대한 일방적 응원은 과도한 공격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심판 매수해서 따낸 메달이라는 입에 담기도 어려운 비난을 하는 언론들의 횡포도 그렇지만, 자칭 중립을 언급하며 자신에 대한 응원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보도만 하는 엄마의 모습도 싫었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는 유림은 희도를 인정할 수 없었다.

온갖 압박 속에서 금메달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유림으로서는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찰나의 순간이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알 수 없는 상황도 선수들은 안다. 누가 승자인지 말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승자라 우기는 유림에게 희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항의는 선수의 권리라는 유림과 심판 판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선수의 도리라 대립하는 희도는 그렇게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었다. 유림으로 인해 희도의 금메달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명예 잃은 금메달은 그렇게 희도를 더욱 극한 상황으로 몰아갔다.

 

공황장애 증세까지 보인 희도는 그들과 떨어지고 싶어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으로 숨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찾아온 것은 이진이었다. 약국에 휴대폰을 두고 온 희도는 뒤늦게 공중전화로 건 전화기를 받은 것은 약사가 아닌 이진이었다.

 

희도를 찾기 위해 연락을 하다 본인보다 먼저 이진이 약국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이진은 어딘지도 모를 곳에 와 있는 희도의 행동을 지적했지만, 희도 역시 물러설 수 없었다. 이진을 밀어낼 정도로 억울함이 가득한 희도였으니 말이다.

 

심판 판정이 오심이라 해도 희도 역시 피해자라는 이진의 말에 희도는 펜싱칼을 건넸다. 그리고 서로 겨루기를 한다. 반복되는 상황에 처음에는 황당해하던 이진도 집중하게 되고, 마지막에 누가 더 빨랐냐는 질문은 이진은 자신이라 했다.

 

선수들은 알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양심의 문제라며 이진 너도 기자라 어쩔 수 없다는 희도는 억울하기만 했다. 그런 희도를 되돌리게 만든 것은 이진이 가진 소원권이었다. 그 소원권을 지금 쓰겠다며 "돌아가자, 희도야"라는 이진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없었다.

 

희도와 유림은 징계 대상이 되었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 희도는 심판과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일방적으로 희도를 공격하는 여론 속에서 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존재는 심판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닭갈비를 먹기 위해 헤매던 외국인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맛집을 소개했던 이진은 그가 펜싱 결승 심판임을 경기 당일에야 알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해보려 하지만 심판 판정 시비가 일며, 해당 심판은 모든 언론과 인터뷰를 거절하고 호주로 떠나려 했다.

이진은 출국 상황까지 확인하고 공항까지 가서 심판과 마주했다. 식당에서 물었던 포대기를 아이에게 줄 인형을 싸매고 등장한 이진의 행동에 고마우면서도 당황했다. 그리고 심판 매수와 편파 판정 등과 관련해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선수가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국민에게 비난받는 것을 바로잡기 위한 이진의 노력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 경기 하루 전 심판이 배정되는데 매수를 했다면 심판진 모두를 매수해야 하는 것이라 지적하고, 선수들은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자신이 이겼다고 착각할 수밖에 없다며, 객관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보는 것은 심판이라는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

 

이를 가지고 시청률 장사를 하려는 방송사의 입장과 반하는 이진의 인터뷰는 반항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항상 수숩인 이진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선배가 첫 기사 축하한다는 덕담을 건넬 정도였다. 그렇게 이진은 기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선수촌에서 퇴촌당한 희도는 트럭을 몰고 온 아버지 품에 안겨 우는 유림을 보며 부러웠다. 나에게는 그런 아버지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에 더욱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유림은 가난한 부모님들이 먼저였다. 돈 많이 드는 운동을 하는 자신에게 금메달은 부모님의 노고에 대한 감사이자, 그들이 더는 힘겹게 살지 않아도 되는 보험과 같은 것이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유림은 불안했다. 그게 자신의 마지막이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마지막을 두려워하는 유림을 위로하는 아버지는 그런 딸이 안타깝기만 했다. 자신들이 부족해 딸이 그렇게 되었다는 생각에 아프기만 했다.

 

혼자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희도는 차마 사람들이 많은 객실로 가지도 못했다. 자신을 알아보고 비난할까 두려워서다. 그렇게 철저하게 혼자가 된 희도는 대전역에 도착한 기차 안에서 국수가게를 보고 과거를 회상했다.

 

어린 자신과 기차를 타고 가던 아버지는 딸에게 국수를 사주기 위해 내렸다. 하지만 기차가 떠날까 두려웠던 어린 희도는 아버지가 못 탈까 두려웠다. 아버지가 오기도 전에 떠나는 기차에 오열하는 어린 희도 곁에 아버지가 국수를 가지고 도착했다. 그렇게 따뜻한 국수를 먹었던 기억은 희도에게는 소중함으로 남겨져 있었다.

 

터벅거리며 집까지 왔지만 그를 반기는 이는 없었다. 집에 들어가기 싫었던 희도는 국밥집을 찾았고, 자신과 관련된 기사가 나오자 나가려다 이진이 등장하자 멈췄다. 그 기사는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진실을 보도하는 내용이었다.

 

이진의 행동에 울컥해 울던 희도를 옆자리 할아버지들도 알아봤다. 자신을 비난할까 두려웠던 희도를 향해 할아버지는 비난이 아니라, 응원을 보냈다. 그 자리에 서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겠냐며, 잘했다고 응원하는 그들에게 위로를 받는 희도는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희도가 낯선 이들의 위로에 감동하는 사이, 유림은 지웅이 건넨 금메달 초콜릿에 위로받았다. 태어나면서부터 금메달이었다는 지웅의 낯 뜨거운 이야기들도 즐거운 유림은 첫사랑 중이었다. 집이 아닌 학교를 찾은 희도는 옥상 창고로 들어갔다.

 

마침 열린 문으로 들어선 희도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안락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진의 테이프를 들으며 안정을 찾는 희도를 당황하게 한 것은 경비 아저씨의 등장이었다. 안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잠근 문으로 인해 희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화장실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문제였다. 다급하게 이진에게 연락했다. 이곳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이는 승완과 지웅뿐이었기 때문이다. 이진의 연락을 받고 학교로 온 승완은 방송부 선배에게 깍듯했고, 지웅은 왜 자신까지 나오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해했습니다.

 

화장실을 통해 들어가려는 계획은 누군가 희생해야만 가능했다. 이런 상황에 지웅이 희생한 것은 밴드부 선배 역시 이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화장실이 급해 최선을 다해 참고 있는 희도를 넋 나가게 만든 것은 이진의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에서 흘러나온 여인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책상에 새겨진 이진과 다은의 사랑을 각인한 것에 당황한 희도는 목소리를 통해 이들이 서로 사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더는 화장실이 생각나지 않는 희도는 다급하게 문을 연 이들과 마주했다. 그 순간 사랑한다는 이진의 목소리는 과거 녹음테이프에서 흘러나왔고, 이진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진의 첫사랑을 확인하고 당황한 희도는 분명 사랑 중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반응을 보일 수는 없으니 말이다.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두고 벌인 희도와 유림의 극한 대립과 그 과정에서 보인 이진의 선택, 그리고 의도하지 않게 알게 된 이진의 첫사랑에 반응하는 희도의 모습으로 인해 다음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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