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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신데렐라 언니 10회-국민 여동생에서 국민 배우 된 문근영의 힘

by 자이미 2010.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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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의 죽음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대성 주변의 각 개인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모든 것들이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한 그들은 자신을 바닥까지 드러내며 새롭게 채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시작부터 그랬지만 여전히 돋보이는 문근영은 여전히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소리 내어 부른 아버지


1. 효선, 그 나약함의 한계

죽음의 상실감은 대성 주변의 모든 이들은 비슷했습니다. 각자의 처지에 맞게 상황들이 조금 달랐을 뿐 그로 인해 행복했던 시간들은 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보이게 했을 뿐이었지요. 효선은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전부인 아버지의 죽음에 가장 타격이 큰 인물이었죠.

그저 술을 마시며 이 상황을 모면하려는 그녀에게 상황은 나아질 리가 없습니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망각이 현실을 조금 잊게 해줄지는 모르지만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는 법이니 말이지요.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장 크게 변한 건 어머니였죠.

과거에도 가식이란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그렇게 변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버지의 부재가 그녀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어머니의 차가운 외면은 그녀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트릴 뿐이었죠. 어린 동생과 함께 외출한 후 돌아온 그녀에게 메몰 차게 대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이제 그녀가 맞닥트려야 하는 세상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철저하게 외면하는 그녀에게 효선은 투명인간과 다름없었습니다. 그나마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기훈밖에는 없지만 언제 다시 자신에게 독하게 대할지 모르니 마냥 기훈에게 기댈 수도 없습니다.

싫어도 의지하고 싶은 언니 은조는 여전히 자신을 받아줄 모습이 아닙니다. 감성이 지나쳐 내면을 바라보지 못하는 효선으로서는 외부로 드러내는 은조의 모습만을 가지고 슬픔을 평가할 정도로 어리기만 합니다. 너무 나약해 자신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하는 효선에게는 그저 외형적으로 보여 지는 모습이 전부일 뿐이니 말이지요.

은조는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맛을 실현해내고 효선에게 스스로 일어서도록 독려합니다. 이미 어머니의 마음을 알았고 더 이상 자신을 챙겨줄 사람이 대성참도가에는 아무도 없음을 알게 된 상황에서 은조의 한마디는 많은 것들을 고민하게 합니다. 좌절이냐 새롭게 태어나느냐 그건 오로지 효선의 몫일뿐이지요.

2. 기훈, 여전히 혼란스러운 존재감

기훈은 자신 때문에 대성이 죽을 수밖에 없음이 괴롭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이야기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대성이 해왔던 일을 자신이 하는 것 외에는 없지요. 여리기만 한 효선은 이 모든 잘못을 그저 은조에게 돌리기만 합니다.

막걸리 시장을 평정하려는 자신의 집안에서 꾸민 계략에 너무나 나약하게 무너져 버린 대성참도가에서 잘못이라면 혼란을 야기하고 방조한 기훈 자신임을 자신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대성참도가에 대한 집착이 강해질 수밖에는 없지요.

자신의 아버지보다 더욱 아버지 같았던 대성의 존재감은 그가 사라진 후 더욱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철저하게 계산적인 아버지는 자신을 옥죄며 스스로 대성참도가의 주인이 되고자 합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그에게서 아버지라는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은 기훈으로서는 당연합니다.

그런 사람 때문에 자신을 자식같이 돌보며 아껴주었던 대성을 위기에 몰아 죽게 만들었다는 것이 그에게는 무척이나 후회스럽고 한탄스러울 뿐이지요. 상실감에 빠져있는 그에게 더 이상 물러날 길은 없습니다. 형에게 찾아가 복수를 다짐하고 자신을 철저하게 이용만 하려는 아버지에게 마지막 경고를 내림으로서 그는 본격적인 대성참도가 재건에 앞장서려 합니다.

나약한 효선을 도닥거리고 너무 강해서 부러질 수 있는 은조를 누그러트리며 화려한 복수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존재는 기훈입니다.

3. 강숙, 철저한 계모가 되어버린 여인

마지막 정착지라고 생각했던 대성이 허망하게 죽어버리고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을 숨길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가식적으로 자신을 꾸미고 살아야만 했던 세월이 그녀를 조금은 착하게 보이도록 했지만 모든 것들이 무너진 상황에서 그녀가 가식적으로 사람들을 대할 이유는 사라진 셈이지요.

그렇게 그녀는 철저하게 자신과 자신이 낳은 아이들을 챙기는 데만 집중합니다. 대성을 위해 싫어도 좋은 척 했던 효선에게 더 이상 친근하게 대할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빌미만 있다면 언제든지 내보낼 준비가 되어있는 그녀에게 오직 의미 있고 중요한 것은 은조와 준수 밖에는 없습니다.

대성과 함께 살며 철저하게 대성의 부인이 되고자 노력했던 그녀는 자신의 억제된 욕망은 과거의 남자에게 일탈의 재미로 채워나갔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보고 부정하는 은조가 그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이기만 합니다. 어린 딸을 위해 신들과도 맞짱을 떴다는 그녀가 정작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은조입니다.

이미 타인에게 영향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자기화가 되어버린 강숙에게는 자신만의 위기 대처법이 있습니다. 철저하게 자신과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뿐 그 외의 모든 이들은 타인일 뿐입니다. 내치고 밀어내 자신에게 집중함으로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그녀가 평생을 어렵게 살아오며 채득한 방식이지요.

그런 삶을 살아왔던 강숙이 대성이 죽고 갑자기 성녀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만약 대성이 살아있었다면 강숙도 조금씩 변하며 강숙 본연의 모습을 찾았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뼈 속까지 뿌리박힌 그녀의 습성은 대성이 죽고 나자 바로 본성으로 돌아왔습니다.

표독스러울 수밖에 없는 그녀의 행동을 난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단 하나의 방식 이였기에 강숙으로서는 선택이 여지가 없는 생존 전략일 뿐입니다.

4. 은조,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진솔한 사랑

대성의 죽음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어쩌면 효선이 아닌 은조였을 겁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처음으로 아버지라고 느꼈던 그리고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였던 대성의 죽음은 그녀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 엄청난 상실감은 지금껏 그녀가 겪어보지 못했던 지독한 고통일 뿐이었지요.

그래서 '대성'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일어나고자 하는 바람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효선처럼 마음껏 울고 투정부리고 아버지의 부재를 모든 이들에게 내보이고도 싶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내던진다고 상실감이 채워질 수 없음을 은조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부재를 채울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아버지가 평생을 일궈온 대성참도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길 밖에 없음을 그녀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얀 소복을 입고도 어떻게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했지요.

점점 옥죄어 오는 상황들은 대성참도가를 쓰러트리려고만 합니다. 어렵게 일본 수출을 통해 재기를 노렸던 그 모든 것들이 사기로 밝혀지며 허망하게 좌절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로 인해 돌아온 엄청난 부채는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엄마도 대성의 친척들까지도 돈 앞에서는 타인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여전히 어린애 같은 효선은 아버지의 상실감을 자랑하듯 울기만 합니다. 그리고 힘들게 참고 있는 자신에게 "눈물도 안 보이는 너는 진정 아버지를 사랑한 게 아냐"라는 어린애 같은 투정만 부릴 뿐입니다. 너무나 허약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를 효선을 가끔 따뜻하게 감싸주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그런 온정이 효선을 더욱 나약하게 만들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는 은조는 철저하게 효선을 변하게 하려 더욱 독해집니다. 그렇게 어렵게 재현해낸 막걸리가 대성과 같은 맛임을 알게 된 은조는 항아리를 들고 대성이 만들어 놓은 대성참도가를 돌아봅니다. 대성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 있는 이 곳을 통해 은조는 대성을 기리는 의식을 행하고 있었지요. 그렇게 대성의 사무실에 자신이 만든 술을 바치고 마침내 그토록 부르고 싶었던 한 마디를 슬프게 외칩니다.

"아빠...아빠한테 칭찬 받고 싶어요. 잘못 했어요. 아빠...."

은조는 자신의 끝을 알 수 없는 바닥에서 끌어 오르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부르고 싶었고 불러 주고 싶었던 '아버지'란 말을 차마 하지 못했던 것이 그녀에게는 가장 커다란 아픔이었습니다.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며 자신을 이용하는 엄마마저도 안아주던 진정한 아버지를 마침내 부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부르고 싶었지만 부를 수 없었던 이름 '아버지' 목 놓아 울며 내뱉는 '아버지'에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담아두며 힘겹게 살아왔던 은조가 모든 것을 쏟아내며 새롭게 시작할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처절하게 슬픈 은조의 모습은 <신데렐라 언니>가 만들어낸 그리고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가치였지요.


20부작으로 기획된 <신데렐라 언니>는 이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기훈은 자신의 아버지마저도 적이 된 상황에서 집중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가 되었고, 아버지의 부재가 자신에게 얼마나 커다란 타격일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낀 효선으로서도 마지막으로 매달릴 수 있는 존재는 대성참도가 하나뿐입니다.

대성의 부재와 상관없이 마이웨이를 부르는 정우는 그런 내부적인 변화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습니다. 급격하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그가 바라보는 은조에게만 최선을 다하려 할 뿐입니다. 슬픔에 잠긴 그녀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란 액세서리를 사서 선물하려는 마음뿐이고, 우연히 기훈의 통화를 들은 그가 극 중반을 넘어서며 은조와 기훈을 대립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일 뿐 극의 중심으로 들어설 수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문근영의 독한 표정들이 10회 내내 이어지며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듯 식상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지만, 10회 마지막에 오열하는 그녀의 모습 속에는 지독한 배우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국민 여동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녀는 성인이 되어 연기의 폭을 넓히며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연기를 통해 이젠 '국민 여배우'라고 부를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천정명의 여전히 어색한 대사 톤과 경직된 표정들, 변화의 폭이 좁은 서우의 안타까움과 1인 극에 하나의 표정으로 일관하는 택연과는 달리 진중하면서도 깊은 연기를 보이는 문근영은, 표독스러운 계모의 풍모로 돌아선 이미숙과 함께 <신데렐라 언니>를 봐야할 이유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성의 따뜻한 손길을 닮은 기훈이 은조에게 얼마나 커다란 힘으로 다가올까요? 그들의 변화는 어떤 모습으로 그들을 변하도록 할까요? 본격적인 변신이 펼쳐질 <신데렐라 언니>는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문근영의 모습이 있어 아름답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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