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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유 퀴즈 온 더 블럭-문방구와 광명커플이 전한 따뜻함이 좋다

by 자이미 2019.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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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으로 들어온 유재석과 조세호의 후암동 여행도 흥겨웠다. 유재석을 가장 유재석답게 만들어주는 이 거리의 토크쇼는 시청자들에게도 포근하고 행복한 기운을 전해준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예능은 참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그래서 반갑다.

 

후암동 거리를 걷던 큰 자기와 작은 자기가 찾은 초등학교 교문 바로 옆에 있는 문방구의 역사는 무려 40년이 넘었다. 그 학교를 졸업한 이들이 50대가 되어버린 그 오래된 작고 낡은 문방구는 우리 현대사의 작은 역사 박물관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

좁은 문방구에는 70대 할머니가 홀로 지키고 있었다. 2년 전 갑작스럽게 문방구에서 일을 하다 하늘로 먼저 떠나버린 아저씨.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할머니는 문방구를 닫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할머니를 다시 그곳으로 부른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아이들이었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아이들은 손편지를 써서 할머니를 위로했다. 삭막하다는 현대 사회에 이런 정이 오가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50이 넘은 졸업생이 찾아와 할머니와 함께 할아버지를 추모하며 울어주는 그 정은 정말 정겹기만 하다.

 

아이들에게는 할아버지에 대한 고마운 추억들이 많았다. 정말 친할아버지처럼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존재가 학교 앞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친손주들을 살피듯 살핀 할아버지에 대한 아이들의 감사는 그래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는 충분히 많은 것들을 해주셨다는 아이들의 그 마음이 감동이었다. 작은 손으로 만든 빵이나 음식들을 할머니 준다며 오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행복일 수밖에 없다. 그 오래되고 작은 문방구에는 후암동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추억이 담겨 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전해주는 이 감동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어디에서 만들어낼 수 없는 동네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이니 말이다. 꾸미지 않은 그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결국 우리의 삶을 만들고 이어지게 만드는 힘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좋다.

 

감동적인 문방구 이야기에 이어 행복하게 웃을 수밖에 없는 이들도 후암동에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어딘가 가려던 커플이 보여준 행복한 이야기 역시 후암동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사귀어서 11년 동안 함께 하는 이들은 5월 결혼을 한 신혼부부다. 

 

첫사랑과 결혼한 이 20대 부부들은 명랑했다. 말 그대로 요즘 예능에 최적화된 젊은 신혼 부부였다. 해병대 입대한 처남이 빌린 책을 반납하기 위해 나선 길에 두 자기를 만났다. 만나는 순간 반가워하는 광명 부부와 함께 한 시간은 유쾌함 그 자체였다.

처음 만남부터 결혼 후 달라진 모습들. 동갑내기 친구가 이제는 부부가 되어 살아가면서 느껴지는 소소함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이 부부는 참 보기 좋았다. 말 그대로 이야기할 맛 나게 만드는 토크 주인공들이라는 점에서 큰 자기와 작은 자기, 그리고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들의 말들 속에 잘 드러나 있었다.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그래서 더 아끼려 노력하는 이 젊은 부부는 참 특별하게 다가왔다. 아직 젊기에 보다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광명 부부와 함께 한 유쾌한 시간들 역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아니라면 보여줄 수 없는 가치였다.

 

대단할 것 없는 우리와 함께 하는 예능. 그 길위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 예능이 가지는 가치는 크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아니라면 만들어낼 수 없는 그 가치는 곧 우리네 삶이다. 그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그래서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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