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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응답하라 1988 9회-덕선과 택이 사랑보다 쌍문동 이웃사촌이 더 강렬했다

by 자이미 201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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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선이를 두고 벌이는 정환과 택이의 사랑은 점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 덕선이와 다른 장소이지만 비슷하게 찍은 사진들이 증거이자 중요한 기억으로 남겨지게 되었다. 덕선이를 두고 벌이는 이런 사랑 이야기도 즐거웠지만 더 값지게 다가왔던 것은 선우 엄마와 택이 아빠를 둘러싼 이웃들의 정이었다. 

 

선은 넘기 위해 존재 한다;

덕선을 둔 정환과 택이의 사진과 강한 남자 선우, 선영과 무성을 향한 이웃 사랑

 

 

 

구정도 민족의 날도 아닌 다시 '설날'이라는 고유 명칭을 되찾은 1989년 1월. 여전히 쌍문동은 같은 날의 연속이었지만 다른 것은 항상 아침 일찍 동네 바닥을 쓸던 봉황동 택이 아버지 최무성이 안 보이는 것이었다. 수술을 끝낸 정봉이는 절로 향했고 보라는 여전히 거리에 나서 투쟁을 하고 있었다.

 

정봉이 향한 그곳은 백담사였고 시민들의 분노에 그곳으로 도망친 전두환을 목격하고 "저 사람...그 사람 맞죠"라며 놀라는 정봉의 모습은 재미있기만 하다. 그는 마치 영화 <포레스트 검프>와 같은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역사적 현장에 항상 함께 있던 검프처럼 정봉 역시 역사적 사실과 함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산채비빔밥을 너무 사랑한 정봉이는 여전히 해맑고 행복하고, 덕선이를 향한 정환이의 관심과 사랑은 여전히 강렬하다. 툭 던지는 말 한 마디에 덕선이의 마음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도 기대하게 한다. 평생 남녀 관계가 없이 그저 '친구'라는 단어로만 살아왔던 정환이 "잘 자라"라는 말 한 마디는 덕선에게는 당혹스럽게 다가올 뿐이다.

 

혼자 남겨진 택이를 챙기는 이웃들. 그리고 쓰러진 택이 아버지를 챙기는 그들의 모습은 참 정겹다. 그리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버린 선우 엄마를 향한 그들의 마음은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전 시어머니의 명의로 남겨져 있던 남편이 남긴 집을 담보로 돈을 쓰고 남겨진 것은 모두 선우 엄마의 몫이 되었다.

 

집을 못 지키면 아이들은 자신에게 보내라는 말만 하는 전 시어머니에 분노하지만 그마저도 올곧이 선영이의 몫으로 남겨졌다. 그런 선영이를 돕기 위해 미란과 일화가 나서보지만 당시에는 너무 큰 천만 원을 선뜻 마련하기는 어려웠다. 30만원을 가지고 애들 둘을 키우며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지만 항상 힘들기만 한 선영은 힘겹다. 

 

엄마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그 나이가 되도록 메이커 신발 하나 사달라는 말도 없었던 선우. 아직 가장 역할을 할 수 없는 학생이지만 어린 동생 진주를 살뜰히 챙기고 엄마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선우의 모습은 선영이에게는 큰 힘이었다. 지독할 정도로 고생하며 살아도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이 한심한 현실에 대한 분노는 세월이 흘러 우리에겐 더욱 크고 강렬한 절망으로 굳어지고 있다. 

 

 

절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한동안 봉황당을 닫아두었던 무성이 다시 가게를 열었다. 그런 무성의 복귀를 위해 술 한 잔 하자며 찾아 온 동일로 인해 무성은 구사일생하게 된다. 혈압이 높아 청소를 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무성은 동일의 방문으로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술이 생각나서 향한 그곳이지만 이웃이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관심이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이제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 그리고 그 옆집에 사는 누군가가 죽어 수개월이 흘러도 모를 정도로 '이웃'은 있지만 '이웃사촌'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 되었다.

 

간병인도 두지 않고 버티는 무성은 그렇다. 아들이 번 엄청난 돈을 쓰는 게 두렵고 미안한 아버지의 마음은 뇌출혈 수술 후유증으로 일시적인 손 떨림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이어졌다. 간병인을 구하면 편하게 있을 수 있지만 돈을 쓰기 두려워하는 무성은 그렇게 버티고 있었다.

 

무성을 너무 잘 아는 이웃들이 걱정을 하기는 하지만 그의 선택에는 변함이 없다. 매일 순번을 정해 무성을 찾는 일들은 '이웃사촌'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성은 동일과 일화에게 부탁을 한다. 기원 이 부장과 아버지인 무성도 함께 중국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덕선이가 함께 갈 수 없겠냐고 묻는다.

 

택이가 덕선이를 많이 좋아한다며 밥만 좀 챙겨주면 된다는 무성과 털털하고 제몫도 못하는 덕선이가 오히려 방해가 될 것 같아 미안해하는 동일과 일화. 무성의 부탁으로 덕선은 태어나 처음으로 여권이라는 것을 만들었고, 당시 중공이라고 불리는 중국을 가게 되었다. 처음 가는 해외라는 말에 들떠 엄청난 짐을 챙기는 덕선이는 그렇게 정신없어 보이기만 했다.

 

대회 현장에서도 정신없이 중국 현지를 즐기는 덕선이의 모습은 든든한 보호자라기보다는 그저 해외여행에 들뜬 어린 소녀의 모습 그 자체였다. 한심하게 바라보는 동행한 기원 사람과 기자들도 그저 최 사범을 위해 왔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의미 부여도 하지 않았다.

 

 

시합 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택이를 걱정하는 기원 사람들과 달리 "여기 탕수육도 나와요"라며 정신없이 만찬을 즐기는 덕선의 모습은 중국 일정 내내 이어졌다. 택이를 챙겨주기 위해 왔다는 덕선은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턱새를 부리듯 택이가 묵는 호텔방에 화장실 물이 흐르고 보온도 되지 않는 일들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프런트에서 항의하는 덕선의 모습은 우습기까지 했다.

 

덕선은 중국에서 택이의 전혀 다른 모습을 엿보게 했다. 중국에서는 '신'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의 진가는 대회장에 들어서는 순간 빛났다. 엄청난 취재진으로 인해 눈을 제대로 뜨기도 어렵고 그에게 가까이 갈 수도 없는 것이 쌍문동에서 보던 부족한 택이가 아닌 바둑 천재 택이의 진가였다.

 

경외심이 생길 정도의 택이의 진가를 처음 본 덕선은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그렇게 날들이 흐르고 덕선은 몰랐던 비밀도 알게 된다. 대국이 있기 전 항상 혼자 대기실에서 마음을 다잡는 택이를 부르러 간 덕선은 담배를 피우고 있던 그를 보게 된다. 상상을 하기 힘든 긴장감을 없애기 위해 담배를 배운 택이의 모습은 쌍문동에서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싸우기 바쁜 18살 친구들과는 전혀 달랐다.

 

중국에서 열린 경기에서 승리 한 택은 자신을 걱정하는 기원 사람에게 매끼 다 챙겨 먹었고 잠도 너무 잘 잤다고 한다. 택이는 단 한 번도 같이 식사를 한 적도 없었고 동행하던 기원 사람이나 기자들 모두 추위에 떨어야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의아해 했다.

 

정신없이 자신만 챙기는 한심한 관광객 같았던 덕선은 그들이 생각하는 그런 관광객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택이를 완벽하게 챙겼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게 많은 짐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모두 택이의 것이었다. 매일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많은 옷들을 챙기고 언제나 입기 좋게 준비를 해 놓았다.

 

화장실이 고장 나고 난방이 되지 않는 것을 프런트에 항의 한 것은 자신을 위한 게 아니라 택이를 위해서였다. 택이를 위해 떼를 써서 층을 바꾼 것도 덕선이의 힘이었다. 언니와 함께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해주었던 전기 장판까지 챙긴 덕선이로 인해 택이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택이를 위해 한 시간 이상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일식집을 찾고 호텔 식당에서 택이를 위한 식사를 조달한 덕선이의 모습은 대단했다. 다른 시합과 달리 택이의 옷은 매일 변했지만 덕선이 옷은 택이의 옷을 입고 매일 버티는 수준이었다. 그런 덕선이의 마음에 바둑 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없던 택이를 조금씩 변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정환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듯 덕선 역시 택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동일한 방식으로 다정하게 찍은 둘의 사진은 중요한 단서나 증거들로 남겨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정환과 택이 모두 사진 찍기에 큰 관심이 없던 덕선을 향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구할 수 없는 선영은 값싼 집들을 찾기에 바쁘다. 이사할 집도 가능하다면 쌍문동을 찾는 선영에게 그곳은 자신의 고향보다 더 중요한 곳이었다. 고향 떠나 서울에서 살아가는 그녀에게 쌍문동은 고향만큼이나 더 값지고 특별한 곳이었으니 말이다.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하루 종일 택이 아버지 병실을 지켜야만 했던 선영은 머리를 감기고 산책을 시키는 등 정성스럽다. 언제나 그랬듯 정성스럽게 택이 아버지 무성을 챙기던 선영이 잠시 붕어빵을 사러 간 사이 그를 찾은 친구이자 선영의 오빠인 태용은 동생 사정을 이야기한다.

 

친구 병문안을 와서 제대로 살아났다는 사실을 알고는 동생의 딱한 처지를 걱정하기에 바빴다. 그 힘든 상황에서도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 선영을 탓하는 무성은 선뜻 천만 원을 내놓는다. 천만 원만이 아니라 손목이 아픈 선영을 위해 치료비와 함께 병원에 말까지 해준 무성의 마음은 그랬다. 부인을 잃고 고향에서 술로 지내고 있던 무성을 새롭게 살게 해준 것은 고향 동생인 선영이었다. 선영의 간곡한 부탁으로 서울 쌍문동으로 이사 온 무성은 그렇게 힘을 낼 수 있었고 어린 택이가 천재 바둑 기사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당시 천만 원이라는 엄청난 돈이었지만 아무런 망설임도 없는 내주는 무성의 마음은 다른 이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록 돈이 없어 선영을 도와주지 못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같았다. 무성을 위해 매일 밥을 해서 나르고 그를 돕던 '이웃사촌'들은 뭔가를 바라고 하는게 아니었다. 그저 이웃이기에 해주었던 마음일 뿐이었다.

 

무성은 이웃들에게 신세지는 것을 더는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자신도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푸짐하게 사 온 붕어빵을 앞에 두고 가장 친한 친구의 동생이자 쌍문동 이웃인 선영의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이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이웃들의 마음은 이제는 사라진 찾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다.

 

거리에 나섰다 잡혀 닭장차를 타고 난지도가 아닌 파주까지 가서 내려야 했던 보라는 당혹스러웠다. 주머니에는 동전만 있을 뿐 그 먼 곳에서 집까지 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보라는 남자친구를 시작으로 쌍문동 집과 이웃들까지 전화 걸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누구도 전화를 받지 않고 마지막으로 건 선우네 집. 마지막이라는 희망으로 걸면서도 "받지 마라 받지 마라"라고 대뇌이던 보라는 전화를 받은 선우에게 사정 이야기를 한다.

 

선우를 기다리는 동안 택시 한 대가 지나가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택시 안에는 보라의 남자 친구와 바람 난 자신의 친구가 함께 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이 허망한 현실 속에서 선우는 등장한다.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선우의 보라에 대한 관심의 크기는 그대로 전해졌다.

 

입이 짧아 가리는 음식도 많은 보라를 위해 사정해서 '계란 후라이'를 마련한 선우는 그런 남자였다. 택이가 덕선이가 몰랐던 전혀 다른 큰 어른 같은 존재로 다가온 것처럼 선우 역시 다른 친구들과는 전혀 달랐다. 이런 선우 앞에서 오히려 강하게 그저 편한 동네 누나 동생으로 지내자고 맘에도 없는 말을 하는 보라의 마음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보라의 이런 마음은 선우에게 전화를 하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라의 제안에 자신은 그런 관계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한다. 동네 누나 동생으로 지낼 마음이 없다며 남자대 여자의 관계로 지내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이선희 콘서트에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선우는 진정한 상남자였다.

 

선우와 덕선의 서로 다른 하지만 비슷해질 수밖에 없는 사랑 이야기는 여전히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런 그들의 사랑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이웃들이 보여주는 정겨운 풍경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제는 좀처럼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이웃사촌'들의 마음은 되돌릴 수만 있다면 되돌리고 싶은 풍경이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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