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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일로 만난 사이-이효리 이상순 첫 게스트 위엄 보였다

by 자이미 201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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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새로운 예능인 <일로 만난 사이>가 첫 방송되었다. 유재석을 앞세운 예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첫 게스트로 나온 것은 다행이었다. 누구보다 유재석을 잘 알고 편하게 방송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게스트이기 때문이다.

 

이효리 부부가 섭외된 것은 <일로 만난 사이> 정효민 피디가 JTBC에 있을 당시 <효리네 민박 1, 2>를 연출했던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JTBC 예능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프로그램의 출연자와 피디가 이번에는 tvN에서 유재석과 함께 만나게 되었다.

첫 회를 보신 분들이라면 <효리네 민박> 감성과 화면 구성 등이 그대로 느껴졌을 것이다. 이효리 부부가 사는 제주를 찾은 유재석이 찾은 곳은 녹차 농장이었다. 제주이기에 가능한 광활한 녹차밭의 풍광은 흥미로웠다. 자연 그대로 차를 재배하는 이 곳에서 이들이 맞닥트린 노동 현장은 쉽지는 않았다.

 

7년 동안 방치되었던 차밭을 살리기 위한 시작은 단순 노동의 반복이었다. 고랑 사이 풀들을 정리하고, 너무 커서 엉킨 차 가지들을 제거하는 일이다. 단순하지만 길고 넓으면 이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못된다. 더욱 이런 일들이 익숙하지 않은 그들에게는 고역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기존 노동자들이 1시간에 하던 일을 3시간이 걸려 겨우 해낼 수 있을 정도였다. 노동의 힘겨움과 함께 쉼 없이 터져 나오는 유재석의 토크의 늪은 깊고 넓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유재석의 무명 시절부터 현재까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효리라는 사실은 토크 봇물이 터지도록 만드는 이유이기도 했다.

 

솔직하고 거리낌이 없는 효리의 성격은 이번에도 통했다. 어설프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돌직구를 날리는 효리의 질문들에 궁지에 몰리는 재석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니 말이다. 단순 반복 작업을 무척이나 싫어한다는 유재석이 처음으로 화를 내는 장면들도 나오는 것도 그 솔직함의 결과일 것이다. 

 

일이 피곤하니 격식은 사라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남는다. 그동안 말을 놓지 못했던 재석과 상순은 일하다 형 동생이 되어 있었다. 그 오랜 시간 하지 못했던 일을 쉽게 해결한 고된 일의 힘은 <체험 삶의 현장>의 새로운 버전으로서 가치도 잘 보여주었다.

 

효리는 이 프로그램 정체가 뭐냐며 <체험 삶의 현장>과 다른 것이 있냐고 따지듯 물었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재석이 찾아낸 것은 일 끝난 후 받는 일당은 각자가 알아서 사용한다는 차이점을 언급했다. 무조건 좋은 일에 쓰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가 일해 번 돈은 자신이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 차이가 크기도 하지만 색다른 재미와 출연진들의 성향을 알아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실제 하루 일당을 상순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에 모두 사용했다. DJ로도 활동하고 있는 상순은 중고 LP 전문점을 찾아 음반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

 

평소 차 마시는 것을 즐기는 효리는 자신이 일했던 농장을 다시 찾아 그곳에서 재배한 녹차를 구매했다. 유재석은 8회 차까지 완주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모아 한꺼번에 뭔가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8시간 노동을 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담는 프로그램이 의외로 재미있다.

 

"여전히 남의 글들을 훔쳐 블로그를 채우며 죄의식이라고 전혀 존재하지 않는 한심한 네이버 블로그 '힘내라 맑은물'의 행태는 경악스럽다. 수많은 이들의 글들을 무단으로 채우며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이런 자가 '정의'를 앞세워 개인적 이익에만 집착하고 있는 모습은 황당할 뿐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적폐가 아닐 수 없다"

 

아주 솔직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토크 중독자 유재석의 보다 진솔한 모습을 확인한 것도 재미 중 하나다. 그런 점에서 이효리 이상순이 첫 게스트로 나선 것은 중요했다. 그들이 보여준 방식이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연진만이 아니라 노동 현장 속 실제 노동자들도 프로그램의 한 부분이 되는 방식도 좋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반인들도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좋았다. <효리네 민박>에서 일반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만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연진이 누구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는 한계는 있다. 노동은 신성하다. 그리고 그런 노동을 통해 흘린 땀의 가치를 다시 확인해 본다는 점에서 시도는 좋았다. 예능이라는 점에서 적절하게 이야기를 하고 재미 요소들도 과하지 않게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로 만난 사이>를 보면 유재석의 인맥도가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 최근 새롭게 방송되는 프로그램에서 유재석의 인맥 확인하는 과정들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프로그램은 더욱 직설적으로 그 관계를 알게 해줄 듯하다. 솔직한 대화와 일이 함께 하는 <일로 만난 사이> 흥미로운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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