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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정창욱 냉장고를 부탁해 하차 찻잔 속 태풍이었던 이유

by 자이미 2015.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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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이 부족해 이제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들의 전성시대까지 만들어졌다. 이런 요리사들 전성시대를 우리는 '셰프테이너'라는 신조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먹는 것을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시대. 요리사들이 직접 나와 요리도 만들고 웃기기까지 하는 그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정창욱 하차 후 변화;

셰프테이너 전성시대 정창욱의 선택은 어떤 변화를 이끌게 될까?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는 셰프테이너 전성시대 주역이다. 많은 스타 셰프들이 출연해 초대된 스타들의 냉장고 속 이야기와 식재료를 가지고 즉석 요리로 승부를 벌이는 이 형식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하고 최상의 요리들이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지는 그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허세로 대변되는 최현석과 드라마 <파스타>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샘킴, 웹툰 작가인 김풍, 불가리아 출신의 특급 요리사 미카엘, 이태원 요식업을 장악했다는 홍석천, 중화요리의 대가인 이연복, 요리대회 준 우승자였던 박준우, 그리고 '맛깡패'라는 별명이 붙은 정창욱 등이 요리 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흥미롭기만 하다.

 

다양한 요리사들이 출연해 출연자의 냉장고 속 재료를 가지고 단 15분 동안 최고의 맛으로 만들어내는 그들의 모습은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들의 요리를 보면서 따라해 보겠다고 선뜻 나설 수는 없지만 언젠가 그들의 요리를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 정도로 탁월한 솜씨를 보여준다.

 

감히 승부를 가려 승자를 가려내는 과정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게 최고 요리사들의 대결이다. 출연자들의 입맛에 의해 승패가 가려진다는 점에서 주관적이지만 가장 합리적이고 무서운 승부라는 점 역시 부정할 수는 없다. 

 

당대 최고의 요리사들이 대거 모여 서로 경쟁을 하며 초대 손님의 삶도 함께 하는 모든 과정이 <냉장고를 부탁해>를 최고로 만들었다. 요리를 만들고 먹는 것만이 아니라 인생을 담은 이야기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을 흔든다. 요리가 주가 되지만 오직 요리만이 아닌 음식에 담긴 인생이라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잘 드러난다. 

 

 

최고의 요리사들이 경연을 펼치는 이 상황에서 정창욱의 존재감은 특별했다. 다른 대가들에 비해 나이도 어리고 연륜도 상대적으로 짧지만 '맛깡패'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그의 요리 솜씨는 탁월했다. 자이니치인 정창욱은 간장을 베이스로 한 그의 요리는 사람들의 입맛을 잡는데 탁월했다. 

 

그 누구와 대결을 하고 어떤 식재료가 나와도 기본적인 맛을 살려내는 정창욱의 솜씨는 현업에 있는 최고의 요리사들이 인정할 정도였다는 점에서 그를 의심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김유정을 닮았다며 웃음까지 유도해냈던 그가 갑자기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다고 선언했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포함해 3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그의 선택에 많은 이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요리사들이 예능을 지배한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던 인물 중 하나인 정창욱이 과감하게 방송 하차를 하고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발언은 당연하면서도 특별함으로 받아들였다. 

 

 

방송 출연은 곧 인지도를 높이는 이유가 되고 이는 곧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엄청난 부를 쌓게 해주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요리사들만이 아니라 본업이 있는 이의 방송 출연은 직업을 불문하고 엄청난 도움을 받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본업을 위해 하차를 선택한 정창욱의 용기에 많은 이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정창욱의 이런 행동이 셰프테이너 전성시대에 큰 변화를 이끌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들도 나왔다. 

 

결론적으로 정창욱의 하차는 개인적인 일일 뿐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다른 요리사들과 달리 정창욱의 경우 직접 요리를 하지 않으면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작은 레스토랑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창욱으로서는 가장 현명하고 좋은 선택이었다. 더 늦어도 빨라도 문제일 정도로 그의 하차 선언은 적절했다. 다만 그의 하차가 셰프테이너 전성시대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기대는 틀렸다. 그의 하차는 그저 찻잔 속에 불었던 태중 수준이었다. 그 안에서 심한 회오리를 잠시 내기는 했지만 쉽게 사라진 그 찻잔은 다른 것으로 쉽게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당장 정창욱의 빈자리에 오세득과 이찬오가 등장하며 더 흥미로운 재미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셰프테이너 전성시대가 그저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만큼 흔들리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아직 대중들이 요리사들을 버리고 싶지 않아 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정창욱의 하차 선언이 이어지고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던 24일 방송에서 이연복과 최현석의 요리 대결은 숨죽인 채 바라볼 수밖에 없게 했다. 치아가 부실해 고기를 씹어 먹을 수 없다는 김태원을 위해 그들이 준비한 요리들은 최고였다. 너무 부드러워 잇몸으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란 상상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백종원의 인기는 높고, 그런 그를 그냥 놔두지 않는 방송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요리사와 여자 연예인들의 결혼 소식도 자주 들린다. 여기에 교양부터 예능까지 요리사가 안 나오는 게 없을 정도로 그들의 활용도는 끝이 없어 보일 정도다.

 

정창욱의 하차로 인해 셰프테이너 전성시대 변화는 없다. 하지만 그의 하차가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가장 근본적인 상황에 대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어느 시점 셰프테이너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이 보다 불거지면 정창욱의 하차 선언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지독할 정도로 힘겨운 일상에 지친 대중들에게 먹는 행위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수밖에 없다. 먹고 사는 것조차 고민하고 걱정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작은 사치 신드롬'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직접 요리를 해주는 레스토랑을 찾아 고가의 음식을 먹을 수는 없지만 방송을 통해 그들의 요리로 현실을 조금이라도 망각할 수 있다면 그만이라는 이 서글픈 현실은 셰프테이너 전성시대를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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