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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진가보인 강호동, 토끼와 거북이로 1박2일 되살렸다

by 자이미 2010.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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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의 여파로 피디가 빠진 상황에서 위기를 맞이했던 <1박2일>이 오랜만에 본연의 재미를 찾았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우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가 되어버린 그들의 한 여름 레이스는 그래서 의미있고 재미있었습니다. 

우화를 통해 색다른 의미를 발견하다




1. 토끼와 거북이 경주가 된 3:3 레이스

한 동안 침체되었던 <1박2일>이 기지개를 펴는 듯합니다. 여름이면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하는 그들의 여름 나기는 오프로드의 재미로 시작했습니다. 자연을 품고 자연 속으로 한 없이 들어서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시원하게 해주었습니다.
자연을 그대로 받아 MTB나 산책으로 진행해도 좋았겠지만, 오프로드의 재미는 길이 없는 곳을 거침없이 가르며 자연과 함께 되는 그들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했던 오후였습니다. 거친 산길을 올라 전화도 터지지 않는 곳에서 그들은 식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조건 없이 주어진 만찬은 그들의 고된 레이스를 위한 제작진의 배려였음은 그들은 몰랐습니다. 식사를 하는 그들과 달리 조용하게 험한 산을 벗어나는 그들로 인해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레이스는 격한 승부욕을 자극하게 합니다.

목적지가 그려진 지도와 남겨진 오프로드 차량은 그들에게 주어진 전부였습니다. 섭섭당(은지원, 엠씨 몽, 이승기)과 뉴OB(강호동, 이수근, 김종민)으로 나뉘어 3:3 레이스는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편법을 사용하든 결과적으로 가장 먼저 목적지인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는 이들에게 무한 혜택을 주는 그들의 경주는 시작부터 요란했습니다.

정신없이 느긋한 뉴OB 팀과는 달리 섭섭당은 시작 전부터 전의를 불태우며 지도를 빼앗고 먼저 출발합니다. 유비무환이라고 빼앗은 지도를 휴대폰으로 찍어 놓는 치밀함까지 보이는 그들과는 달리 엉성하기 그지없는 뉴OB팀은 레이스가 주는 경쟁보다는 방송 분량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미 익숙해진 방식의 밀당이 이어지고 상황을 통해 만들어진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1박2일>만의 재미로 다가왔지요. 먼저 출발하며 많은 것들을 가진 섭섭당은 차를 바꿔치기 하는 과정에서 지도를 찍은 휴대폰을 상대팀 차량에 두고 내리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이승기의 한없는 자신감은 무조건 왼쪽만을 외치며 '지도 리'라며 스스로 닉네임을 부르는 여유까지 보여줍니다. 지도를 가지고 먼저 출발한 섭섭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변수는 몽의 휴대폰이었습니다. 마치 짜기라도 한듯 몽의 친구에게 문자가 들어오고 이를 통해 몽을 압박하는 호동의 모습은 '1박2일'내 먹이사슬의 많은 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한 쪽의 쏠림 없이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그들 간의 관계는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지요. 몽을 움직이는 패를 쥐고 첩자로 만든 호동과 꼼짝없이 스파이를 자처하는 몽의 모습은 단순해지는 레이스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앞서나가던 섭섭당의 차량 뒷 타이어가 펑크 나는 상황은 뒤쫓던 뉴OB팀에게는 즐거운 역전의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승리를 확신한 그들은 한없는 여유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자연이 우거진 곳에 함께 하는 계곡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는 뉴OB팀은 몽의 거짓말에 속아 '신선놀음에 도끼자루가 썩는 줄도 모른 채' 마음껏 계곡의 재미를 즐기기 시작합니다.

호동에 휴대폰으로 심하게 당했던 몽은 자만에 빠진 토끼 팀에게 여유로운 거짓말을 전해줌으로서 영악해지는 거북이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잘못된 길을 누가 먼저 가느냐도 그들에게는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 3:3 레이스는 의외로 단순히 레이스에 집중했던 섭섭당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결과를 모른 채 여유와 호기를 부리던 뉴OB팀은 자만이 부른 화로 인해 아쉬운 패배를 당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마치 의도적으로 설정된 방송이라도 하듯 '토끼와 거북이'를 그대로 재현해낸 '1박2일'의 3:3 레이스는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며 잃었던 재미를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2. 강호동의 진가 보여준 여유로운 토끼 레이스


철저하게 방송분량을 생각하는 호동과는 달리 제작진이 던진 미션에만 충실한 다른 멤버들 간의 차이는 그들이 가진 역할의 차이와 닮았습니다. 철저하게 승부를 위한 경기였다면 호기롭게 계곡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일 이유가 없었지요. 결과만을 위해 충실하게 게임에 임했다면 '1박2일' 공식 드라이버인 이수근을 절대 이길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섭섭당이 레이스의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면 뉴OB의 강호동은 철저하게 방송을 조절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레이스의 참 맛이 쫓고 쫓기는 상황 극임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수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곡을 선택하지요. 그저 승리에만 집착했다면 길눈 밝은 그들이 레이스에서 질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게임이 끝난 후 수근이 밝혔듯이 단순히 먼저 도착해 승리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며 계곡에 들어가 계곡에서의 여름을 즐기고 야외에서 직접 딴 미니 수박을 먹으며 자연 속에서 시원함을 만끽하는 모습들을 담아냈습니다. 만약 그들의 호기로운 토끼 놀이가 없었다면 하루 종일 오프로드 차량만 타는 모습을 볼 수밖에는 없었겠지요.

지난 주 방송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 것은 강호동의 먹성이었습니다. 한 없이 먹어대는 강호동의 모습만이 '1박2일'의 전부처럼 여겨졌다는 것은 다른 이들의 역할이 그만큼 저조했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무식하고 힘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한다며 질타를 받았던 호동의 역할은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내용이 방송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방송 분량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결과에 집중해 무엇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려는 이들과는 달리 틈만 나면 방송 분량을 생각하는 모습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옹호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최소한 방송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실천하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김C와의 마지막 여행에서 그가 보여준 낙오의 재미는 그이기에 가능했던 모습이었습니다. 강호동의 낙오가 중요한 것은 다른 낙오자들의 모습을 보면 극명하게 다가오지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토끼와 거북이'와 같은 상황이 연출된 그들의 레이스는 우직한 거북이가 승리한다는 뻔한 결과보다 값진 것이 있었습니다. 버라이어티에서는 우직하게 승리하는 거북이보다는 딴 짓을 통한 다양한 재미를 주는 토끼가 더욱 의미 있음을 강호동이 잘 보여준 듯합니다.

오늘 보여준 강호동의 여유있는 리드는 그가 왜 국민 MC라는 말을 듣는지 알게 해주었습니다. 김C가 빠진 상황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강호동 의 존재감은 높아만 갑니다. 방송분량 생각하는 강호동이 있듯 승부에 집착하는 존재도 있고 여러 가지 생각들과 행동들이 만나 만들어내는 다양한 상황들이 바로 <1박2일>을 만들어내는 진정한 재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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