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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짝패 14회-주인공 압도하는 막순 윤유선의 존재감

by 자이미 201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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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이지만 전혀 사극답지 않은 사극. 짝패가 회를 거듭하며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모호해지는 느낌입니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에 시원한 한 방을 날리겠다는 기개는 사라지고 모호한 지점에서 혼란만 이야기하고 있는 그들이 제 길을 가고는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짝패는 인간 탐욕에 대한 탐구인가?




막순의 탐욕으로 인해 뒤바뀐 인생을 살아야만 했던 천둥이 비록 친부는 아니지만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되어왔던 이야기에서 획기적인 변신을 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만석꾼 양반의 자제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그 막대한 부를 얻게 된 그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느냐는 이후 진행될 <짝패>의 재미이자 핵심이 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천둥과 귀동, 새롭게 진행되는 운명들


지난 13회에서 가장 핵심은 붉은 점의 정체였습니다. 아버지와 누이에게도 있는 점이 자신에게는 없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던 귀동은 천둥에게 그 붉은 점이 있다는 사실을 누이에게 듣고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달리 글공부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천둥은 자신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던 자신과 천둥. 그렇게 시작된 귀동의 고민은 실제 자신이 두 눈으로 확인한 천둥이 목에 난 붉은 점을 확인하면서부터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어머니 라 추측되는 막순을 찾아가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어머니가 당신이 아니냐고 질문할 정도로 귀동은 확신을 합니다.

혼자만 알게 된 뒤바뀐 인생에 그가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지요. 천민인 천둥과 양반인 자신의 운명이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바로 잡을 수 없는 귀동은 힘겹기만 합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남매간의 결혼을 필사적으로 막아서는 일뿐이지요.

진실을 알기 전에는 자신의 짝패인 천둥과 누이가 결혼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진실을 알고 난 이후 이는 곧 천륜을 저버린 일이 될 수밖에 없음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불안전한 이 상황은 극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더욱 큰 이유로 그들을 옥죄는 역할을 할 듯합니다.

천둥에게 전해진 친부 소식은 그를 복잡한 심경에 빠지도록 요구합니다. 어린 시절 용기를 내 자신의 친모라 생각하는 막순에게 다가갔지만 차갑게 외면 받아야만 했던 기억. 그 이후 철저하게 그녀를 피해 살아야만 했던 천둥에게 갑자기 다가선 친부에 대한 소식은 즐거움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양반과 천민의 경계와 한계를 누구보다 명확하게 느끼고 있는 그로서는 이번 기회가 자신의 삶을 뒤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를 지배하고 있던 여러 가지 모순들은 오히려 그의 선택을 더욱 힘들게만 합니다.


친모라고 생각하는 막순의 태도와 자신이 사랑하는 동녀의 모습에서 그가 느꼈던 한계는 자신이 천출이라는 사실입니다. 거지 패에게 버려져 친모를 친모라고도 부를 수 없었던 오랜 시간과 자신이 천출이라는 사실만으로 관계의 진행을 거부하는 동녀의 모습은 천둥에게는 상처로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천둥은 막순을 찾아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를 부르며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기로 결정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버리고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스스로를 망치고 있던 귀동에게 천둥 소식은 미안하지만 자신을 숨기고 살아갈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기에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천둥에게 사과를 건네는 귀동의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던 것은 그가 선택한 삶도 아님에도 앞으로 짊어지고 가야할 운명이 너무나 가혹하기 때문이겠지요. 이들의 운명이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며 <짝패>는 본격적인 이야기 속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만석군의 남겨진 아들로서 천둥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아직 큰 울림을 보이지 못하는 '아래'와 어떤 연결 고리를 통해 신분사회를 철폐하려 노력하는지 기대하게 합니다.


막순과 동녀는 왜 천박한 악녀가 되었을까?

의외의 악녀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막순은 그 악마 성을 버리지 못하고 날개를 달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아들인 귀동을 위해 양반집 아들과 삶을 바꿔버린 그녀는 그 죄의식으로 인해 천둥을 멀리하며 두려워하기까지 했습니다. 그가 아들이 아님을 자신과 쇠돌이 외에는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마 그를 아들처럼 키울 수는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나마 남아 있는 양심이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이자 천륜을 저버린 그의 탐욕의 말로를 예고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절망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막순에게 다가온 절호의 기회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뒤흔들기 시작합니다.

25년 전 추노 꾼을 피해 도망쳤던 막순은 우연한 기회에 모든 이들을 운명을 뒤바꿔 놓는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아들은 양반집 자제로 자랄 수 있었지만 원래 자신의 위치에서 버려진 천둥은 거지와 함께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녀에게 다시 한 번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죽음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잘못된 선택을 바로 잡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어긋난 운명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천둥을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여 막대한 재산을 손에 넣으려 합니다.

막순은 그렇게 얻어진 재산을 천둥을 위해 사용할 일이 없어 보이는 그녀는 다시 한 번 귀동을 위한 선택들을 해나갈 것으로 보여, 천둥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부여할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철저한 이기주의에 양반에 대한 동경이 강한 막순으로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신분상승을 천둥에게 할애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지요.

그 지독한 진실 앞에서 그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천둥이나 귀동에게 막순은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지독한 운명의 끈을 잡고 있는 존재일 뿐입니다.

의외로 다가오는 인물은 동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미모에 스스로 감탄했던 그녀는 성장해서도 자아가 강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녀의 약점이자 한계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양반이라는 지위에 만족하며 천출과 양반의 근본적인 한계를 명확하게 하는 그녀는 속물근성만 가득한 존재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천둥의 마음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그가 양반집 자제가 아니라는 이유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만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그 마음을 이용만 하는 동녀 역시 막순 못지않은 악녀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상단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천둥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수하에 두기 위해 관리만을 할뿐 인간적으로 천둥에게 다가가지 않는 그녀가 이후 어떤 식으로 변화를 가질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변화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가 없습니다. 

동녀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이고 속물근성이 가득한 존재일 뿐이니 말이지요. 그런 여자를 위해 자신의 운명을 거는 두 남자의 모습은 그래서 의미를 부여하기 모호하고 동질감을 느끼기 힘들게 합니다.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와야 하는 달이가 아직 겉돌기만 하는 상황에서 이후 어떤 역할로 극의 흐름 속에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현재 보여주고 있는 <짝패>의 인물 관계 도는 협소하고 매력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뭔가 특별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동녀의 캐릭터가 아쉽게 구축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자신 아버지의 원수라며 증오하던 이를 마음속으로 받아들이며 그의 아들인 귀동에게 사랑 고백까지 하는 그녀의 모습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그녀가 아래 족과 연계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로 그려질 것으로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배신감까지 들게 하는 극 전개가 과연 천둥의 변화로 인해 극적인 변신을 할지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동녀가 모든 것을 숨긴 채 연기를 한 것이라는 설정으로 이야기하기에 14회 보여준 그녀의 모습은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무척이나 터벅거리며 걷고 있는 <짝패>가 과연 어느 시점 매력적인 전개를 가져갈지 알 수는 없지만 단계를 높여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천둥이 친부가 아닌 이를 친부로 여기며 막대한 재산을 가진 존재가 되면서부터 펼쳐지는 그들의 관계들은 새로운 이야기 전개를 기대하게 합니다. 16부에서 20부로 구성되었다면 좀 더 빠른 전개를 통해 재미를 확보했을 텐데 현재까지 진행되는 <짝패>는 무리하게 늘린 편성으로 인해 극적인 재미는 놓치고 있다는 생각만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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