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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최고의 사랑 13회-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니라 폴이었을까?

by 자이미 201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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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모순덩어리 이상한 나라와 같은 연예 생태계를 끄집어 들여, 그들의 상황을 극적으로 연결하는 홍자매의 능숙한 글쓰기는 <최고의 사랑>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독고진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애정을 구하려 하고, 애정은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포기하려 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독고진과 애정 그리고 필주, 최고의 사랑은?



과거 국보소녀가 해체되는 원인을 제공했던 미나는 다시 애정을 찾아와 자신을 도와 달라합니다. 장실장이 찾아와 자신을 압박하며 평온한 삶을 파괴하려는 상황에서 그녀가 매달릴 수 있는 존재는 애정밖에 없는 게 애정을 힘겹게 할 뿐입니다.

애정, 최고의 사랑

국민 비호감으로 10년을 버티며 어렵게 살아왔던 구애정. 그녀가 10년을 버티며 비로소 진정한 사랑과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 시점 말도 안 되는 일들로 다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슬픈 운명 같은 일이기도 합니다. 가장 잘나가던 국보소녀가 자신의 탓이 아닌 이유로 해체를 해야 했고 그 모든 일들을 자신이 품으며 국민 비호감이 되었던 그녀.

 

애정이 이런 황당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비루한 삶을 사는 가족사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조카까지 미디어 앞에 내세워야만 합니다. 그리고 국보소녀 시절 문제를 일으켰던 세리와 미나의 진실을 밝혀야만 합니다. 그렇게 진실들을 그대로 드러낸다면 국민 비호감으로 불리던 구애정은 모든 혐의를 벗고 새로운 전성시대를 살 수 있습니다. 

너무나 단순하고 명쾌한 상황 앞에서 구애정이 망설이는 것은 자신의 삶을 위해 소중한 주변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사업에 망한 아버지. 자신의 매니저 일을 봐주는 오빠, 아들처럼 키우는 조카, 국보소녀 시절 나쁜 짓을 했던 세리와 다른 남자를 사랑했었던 미나 등 모든 루머와 추측성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일들은 구애정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혹은 그 책임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묵묵히 이겨내고 지켜냈던 그 소중 함들을 지금 자신이 살기 위해 버려야 한다는 사실에 그녀는 힘겨운 것입니다. 진실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답답한 애정의 행동이겠지만 그녀에게는 대단한 성공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며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임을 그녀는 알고 있습니다.

아이돌로 시작해 평생 연예인으로 살아왔던 구애정이 이번 일로 인해 연예인으로서의 삶이 끝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은 진실보다는 자극적인 현상에 집중하고 그런 현상은 다양한 형태로 극화되어 보도됩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혹은 살을 붙여 새로운 논쟁으로 이끄는 네티즌들로 인해 그녀는 절벽 앞에 내던져 졌습니다.


한 발만 잘못 딛어도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살고자 다른 이들을 낭떠러지로 몰아갈 수 없다는 애정은 스스로 낭떠러지를 선택하려 합니다. 울며 수십 번 자신의 잘못이라 되 뇌이고 잘못도 하지 않았으면서 "자숙 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생업에서 쫓겨나야만 하는 그녀는, 그렇게 자신에게 너무나 소중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필주, 최고의 사랑

필주는 애정을 위해 독고진을 찾아갑니다. 인공 심장이 고장나 재수술을 받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독고진에게 자신의 상황을 모두 밝히라고 합니다. 성공 가능성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사실을 숨기는 것은 결국 남겨질 애정을 더욱 힘들게 할 뿐이라는 이유이지요.

필주 입장에서는 독고진의 현재 행동 역시 애정을 더욱 불행하게 만드는 이기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사랑 앞에 행복했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홀로 남겨져야만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런 상황은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필주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입니다.

애정이 자신이 아닌 독고진을 선택했지만 여전히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필주는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통해 그녀를 도와주고 그녀가 행복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세리와의 대화에서 '이상한 나라의 폴 ポールのミラクル大作戦'이란 일본 애니메이션을 인용하는 부분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주인공 폴과 여자 친구 니나, 그리고 강아지 톳페가 요정 파쿤을 따라 이상한 나라로 들어서고 신기한 나라에 행복하던 상황에서 잠자던 악마가 깨어나 니나를 납치하게 됩니다. 어렵게 니나만 남겨두고 세상으로 돌아온 폴 일행은 니나 부모의 걱정과 우려를 보며 다시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 니나 구출작전을 펼치게 됩니다.

대마왕에게 니나를 구원하지만, 니나는 대마왕이 불쌍하다고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 폴은 구하고 싶어 하지만 니나는 여기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니나를 다시 구하러 가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폴이 니나를 구하겠다고 나서면 폴은 이상한 애가 되겠다며 자신의 상황을 애니메이션의 내용과 빗대어 이야기하는 장면은 필주가 어떤 최고의 사랑을 보여줄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애정을 구해내기 위해 미나를 찾아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합니다. 왜 애정이 그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야 하냐고 묻습니다. 기자에게 쫓겨 부상을 당하며 위태로워진 그녀를 구해내는 필주는 무릎에 난 상처를 치료해주며 "그냥 두면 안되요"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냥 흉터만 남아 몇 년을 힘들 수밖에 없다며 '이상한 나라'에서 빠져나오라는 필주는 필요하면 나를 이용해서라도 빠져나오라고 합니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 상처를 치료하고 벗어나라고 이야기하지만 애정은 자신이 다치면서도 지금까지 지켜온 것을 계속 지키겠다는 다짐만 합니다.   

그렇게 착한 애정을 위해 필주는 폴을 자청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진정한 사랑을 위해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은 바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독고진, 최고의 사랑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독고진은 자신의 사랑을 위해 애정에게 모든 것을 주려합니다. 자신이 진정 사랑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사랑에 거짓이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그는 애정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자신이 추락하는 일이 있어도 말이지요.

미나의 방문으로 힘겨워 하는 애정을 찾아가 자신의 사랑에 솔직해지려 노력합니다. 너무 유명해 상처를 줄 수가 없는 존재인 자신은 영원히 애정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미안하기만 합니다. 마음뿐만 아니라 눈도 입도 모두 고장 나서 "구애정 네가 예뻐 죽겠어"라며 말하는 독고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생각해봅니다. 불안한 사랑 앞에 두렵기만 한 애정을 위해 그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것이 그에게는 최고의 사랑일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필주와 만난 자리에서 애정을 진정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건넵니다. 상처를 덜 주는 방법이 아닌 극복할 수 있는 사랑을 주는 것이 자신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라고 독고진은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1분 1초라도 악착같이 구애정 곁에 붙어서 봐야겠다며 마지막일지도 모를 상황을 그대로 놔두라며 '협박보다는 애걸복걸이 더 먹힐 것 같다면 그것으로 해 주겠다'는 독고진은 자존심도 챙길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하다고 합니다.

독고진이 평생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소풍을 마침내 가게 됩니다. 비록 띵똥이와 재석이 함께 한 소풍이지만 최고 스타인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그런 행복도 그에게는 사치처럼 다가오는 일이 생깁니다.

장실장에 의해 불거진 구애정 논란을 애써 숨기며 둘 만의 한적한 소풍을 가는 그들은, 논두렁에서 즐기는 소풍마저도 행복합니다. 아무도 자신을 지켜보는 이 없는 그곳이 그들에게는 가장 최적의 소풍 장소임을 행복해 합니다. "경치가 나쁘니까 사람도 없네"라는 그들의 말처럼 유명인 이기에 평범한 데이트도 즐길 수 없는 상황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데이트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애절하며 안쓰럽고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소만 지켜보는 그들의 데이트는 사진을 남겨주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을 기록하고 싶은 독고진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 속에 담아두려 합니다. 논두렁에서 펼치는 매력적인 그들의 로맨스는 그래서 더욱 슬프게 다가올 뿐입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사라지려는 애정에게 독고진은 자신이 그 숨겨진 남자라고 밝히라고 합니다. 모든 억측들을 잠재우고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독고진이 구애정의 남자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독고진이 애정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장 난 심장으로 인해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고 고백하는 독고진과 그런 사실을 알게 된 애정은 이런 상황들이 힘겹기만 합니다. 자신을 갔다 팔라는 독고진은 그러기 위해서 나를 구애정 남자 시켜달라는 말에 "장난하지 말라며"화를 내는 애정은 그 지독한 사랑이 두려울 정도로 사랑스럽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앨리스'가 아닌 '폴'을 선택한 이유

마지막을 향해 가는 <최고의 사랑>은 모두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위 3명만이 아닌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자신들이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란 무엇 인가?에 대한 자문과 실천은 이 드라마의 대미를 행복하게 해줄 것입니다.

심각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홍자매 특유의 유머는 여전히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생애 첫 소풍을 나온 독고진은 애정과의 조금 어색하지만 톱스타다운 데이트를 즐기지요. 이 상황에서 영화 '접속 OST'를 깔고 띵똥이를 접속자로 만들어 사랑을 이어가는 장면은 고도의 패러디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슈퍼 히어로' 과자를 사서 나오다 이모 욕을 하는 아주머니들을 보고 슬프게 우는 띵똥이 형규의 모습도 다양한 사징을 담고 있었지요. 과자 봉지와 험한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어린 아이의 눈물은 '연애 보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장면과 연결되며 그 가치를 더욱 높여주었습니다.

진실은 상관없이 자극적인 이야기에만 매달리는 연예 기사와 이런 기사들을 통해 논란 만들기에는 집중하는 대중들의 심리를 명쾌하게 잡아낸 장면들은 <최고의 사랑>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지키고 싶은 소중한 가족과 친구를 위해 다시 한 번 억울한 누명을 자신의 몫으로 담아가려는 애정은 서럽게 웁니다.

잘못도 없는데 왜 자신이 대중들에게 그토록 욕을 먹어야 하고 국민 비호감이 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서럽게 우는 애정과 그런 애정을 보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가족들. 그 모습은 어쩌면 우리 주변의 억울한 누군가의 모습과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크릿 가든>에서는 그들의 사랑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풀어냈습니다. 재미있게도 <최고의 사랑>은 필주가 '이상한 나라의 폴'을 인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앨리스가 아닌 폴을 끄집어들인 것은 비슷한 상황 속에서 화자를 달리해 다른 시각으로 유사한 상황을 보여주겠다는 홍자매의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에서 홍자매만의 독특함은 바로 '앨리스'가 아닌 '폴'을 선택한 이유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셈입니다. 유사한 장르에서도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구축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되는 것이겠지요.

3회 밖에 남기지 않은 <최고의 사랑>은 어떤 마무리도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사랑'을 선물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매력적인 그들의 이야기가 이제 3회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기만 한 <최고의 사랑>은 역시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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