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준영은 자신이 상처만 주었던 을이에게 진하게 연애를 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누구도 준영의 이런 행동이 진심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없다.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이들에게 준영은 확실한 방법으로 공개연애를 시작한다. 그 화끈한 시작은 하지만 불안을 잉태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준영의 콘서트 프러포즈, 지태는 돌아섰고 준영은 을의 손을 잡았다
을이를 위해 다큐멘터리를 찍기로 했던 준영은 첫 날 갑작스럽게 사귀자고 요구한다. 버킷리스트를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준영은 노골적으로 을이에게 사귀자고 한다. 둘의 관계를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준영의 행동은 황당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준영의 행동에 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순했다. 공개 연애도 괜찮다는 을이는 답변에 준영은 사실로 받아들이고 즐거워했지만, 소속사 대표와 프로덕션에서는 을이를 해고하는 것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했다. 예능인지 다큐인지 모를 이 황당한 상황에 절망한 을이는 단골 술집에서 접시 물에 코 박고 반성을 한다.
을이는 자신과 동생을 위해 항상 헌신하는 지태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자신에게 취직자리를 알아봐주겠다는 지태에게 을이는 "아저씨 와이프로 나 좀 취직시켜주면 안되요"라고 제안한다. 이 상황에서 지태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만다. 지태가 을이를 좋아하면서도 이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원죄 때문이다.
지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준영이 자신과 배다른 형제라는 사실과 을이 아버지의 죽음 속에 아버지가 깊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까지. 그 모든 것을 알게 된 지태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을이와 직이를 도와주고 있었다. 큰 죄를 진 자신은 결코 을이를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확신했다. 그런 큰 죄를 지어 놓고 을이를 사랑할 수 없다는 지태는 죄책감은 잔인하고 지독한 결말을 예고하는 듯하다.
을이 핸드폰이 '남편'이라고 저장되어 있는 사실에 준영은 분노했다. 지태 역시 왜 자신을 '남편'이라고 했냐고 이야기하지만 내편이 아닌 남편만 들기 때문에 '남편'이라고 답한다. 이런 오해는 준영에게도 이어졌고 결혼했냐며 화내지만 을의 아니라는 말에 행복해하는 그는 정말 사랑에 빠졌다.
얼마 남지 않은 삶. 준영이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사랑이었다.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긋나기만 했던 을과의 사랑은 어쩌면 준영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버킷리스트였을 것이다. 어머니를 찾아 자신의 콘서트 티켓을 건네는 준영은 장난처럼 "마지막 기회라고"라는 말을 건넨다. 당시에는 장난처럼 다가왔지만 그게 마지막 유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아버지마저 잃고 동생 직이에게 누나이자 엄마 같은 존재가 된 을이는 그렇게 동생을 위해서 사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하지만 이 지독한 현실에서 그 행복도 사치인 을이다. 그런 을에게 다가온 최고의 스타인 준영. 그는 수많은 팬들이 모인 콘서트 장에서 극적인 상황을 만든다.
마지막 노래를 부르며 준영은 프러포즈를 했고 그 상대는 바로 을이었다. 과거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따라다니던 나리를 떼어내기 위해 여고 앞에서 장난처럼 곰 인형을 건넸던 준영은 이번에도 그 거대한 곰 인형을 프러포즈로 사용했다. 을과 준영에게 모두 특별한 그 곰 인형은 서로 다른 의미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준영을 좋아하는 현준의 딸 하루는 그가 자신의 오빠라는 사실을 모른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지태는 하루의 철없는 행동에 화를 낸다. 평생 화도 내지 않은 채 웃는 얼굴로 살아왔던 아들의 격한 행동에 아버지는 행복해한다. 너무 착하기만 한 아들이 걱정이었던 아버지는 화도 내는 아들이 평범하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딸 하루를 위해 준영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콘서트 장까지 온 현준은 그렇게 가정적인 존재다. 가족들에게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아버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현준의 아들 지태가 비밀을 알고 있듯 부인 역시 준영의 존재를 알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비밀을 알고 있다는 것은 곧 그 비밀은 비밀이 아닌 것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불안은 그렇게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극적인 프러포즈로 인해 을이는 위기에 처한다. 그녀에 대한 신상은 만천하에 공개되었고, 다른 장소도 아닌 신준영의 콘서트에서 자신의 사랑을 빼앗은 이가 다큐 연출자인 을이라는 사실에 여성 팬들의 분노는 점점 커져간다.
최고 스타인 준영의 프러포즈에 언론까지 취재를 하기 위해 몰려들고, 이 상황에서 지태는 을이를 위해 뛰어든다. 키다리 아저씨로 을이가 고통 받는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지태 앞을 막아선 것은 준영이었다. 기자들이 몰리고 모두가 주목하는 상황에서 준영은 당당하게 을이의 손을 잡는다.
지태는 마지막 순간 을이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지켜주고 싶지만 자신의 정체가 공개되는 순간 을이와의 관계는 영원히 끝날 수밖에 없음을 지태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엇갈린 관계는 결국 더욱 강렬하고 안타까운 결말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준영이 을이를 향한 함부로 애틋했던 프러포즈는 대단했지만 그것으로 인해 불행은 더욱 강렬하게 커지기 시작했다. 그 선택이 이렇게 거대한 결과를 만들어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현준. 아버지의 죄를 감싸기 위해 스스로도 망가져야만 했던 지태. 을이에게 원죄가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다시 을이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랑으로 죽음을 이겨낼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죽음마저도 두렵지 않게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준영이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을이와의 사랑에 매진한다. 그 지독한 사랑은 그렇게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멈출 수 없는 준영과 을이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진다. 준영과 을이는 "죽을 만큼 힘을 다해 열라 뜨겁게"사랑할 일만 남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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