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가 넘는 시청률은 기현상이다. 현재와 같은 다매체 채널 시대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시청률이니 말이다. 시청률이 높은 것은 그만큼 대중적인 재미를 품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이는 대중성이 곧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라는 의미는 아니니 말이다.
예정된 해피엔딩;
갱년기와 암과 마주한 아버지의 무게, 애 낳기 거부하는 이수아가 현실이다
소현경 작가가 다시 한 번 대박을 냈다. <내 딸 서영이>가 큰 성공을 거뒀고, 유사성이 무척이나 많은 <황금빛 내인생>이 다시 한 번 주말극으로 40%를 넘는 엄청난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기현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소 작가는 적당한 기교로 높은 성취를 얻어내고 있는 중이다.
캔디와 유사한 주인공의 역경은 언제나 환영 받는다. 그녀가 굳세게 세상과 맞서 싸워 이길 것이라는 기대치와 이에 충분히 만족감을 주는 뻔한 이야기는 그렇게 알면서 행복하게 해주는 마법과 같은 원칙이다. <황금빛 내인생>은 이런 공식을 철저하게 따라가고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재벌가 이야기다. 재벌가 외아들과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집안은 이뤄질 수 없다. 그 기본 원칙이 깨지며 재미는 생성된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 역시 닳고 닳은 재벌가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뻔뻔하기까지 하다.
재벌가에서 잃어버린 딸을 데려다 키운 태수 부부는 행복했다. 재벌까지는 아니지만 잘 살았던 서태수 집안에 아픔은 어린 쌍둥이 딸 하나가 사망한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 길거리에 버려진 아이는 신의 선물 같았다. 그렇게 키운 아이가 바로 지수였다. 재벌가 딸인지도 모르고 키웠던 그 아이를 어느 날 갑자기 집까지 찾아온 재벌가 사모님이 달라고 한다.
가세가 기울어 힘겹게 살고 있던 어머니는 재벌가 친딸이 아닌 자신의 자식을 내준다. 이 어려운 환경에서 더는 힘겹게 살지 말고 재벌가 딸이 되어 행복하게 살라는 욕심이 만든 결과였다. 세상에 절대적인 비밀이란 존재할 수 없다. 그렇게 속였던 태생의 비밀은 쉽게 벗겨졌다.
파행 당하듯 다시 쫓겨난 지안은 모든 것을 잃었다. 그냥 환경에 만족하며 사는 지수와 달리, 노력만 하는 지안이 잘되기를 바랐던 엄마 미정의 행동은 결국 큰 파장을 만들었다. 극적인 요소를 만든 미정으로 인해 많은 이들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재벌가 외아들로 태어나 평생 황금 수저만 물고 다니던 도경은 지안을 통해 진짜 사랑과 삶을 깨닫게 되고 자신만의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 그렇게 시작된 2막은 결국 도경의 어머니인 노명희가 알게 되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명희 앞에서 기죽어지내던 지안은 자신을 꽃뱀 정도로 취급하는 그녀를 보며 기죽지 않은 채 당당하게 발언을 하며 달라진 상황을 예고했다.
어차피 이들은 가족이 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를 부정할 수 있는 이는 없다.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겹 사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친딸인 지수 역시 자신들이 원하는 재벌가와 결혼이 아닌 혁이와 결혼할 예정이다. 재벌가의 기본 결혼 공식이 모두 깨어질 수밖에 없는 <황금빛 내인생>은 알면서 확인하는 과정을 시청자들은 즐기고 있는 셈이다.
비현실적인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 태수네 며느리인 이수아의 모습은 현실적이다. 결혼을 꺼렸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인 서지태를 사랑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사귀는 중이었다. 이를 깨기가 어렵다. 깨지는 순간 이별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둘은 그 위기를 넘어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해서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서로 약속했다. 이를 어기면 이혼한다는 서약까지 할 정도로 이들은 철저했다. 수아 가족은 캐나다로 이민 갔다. 그렇다고 부자는 아니다. 캐나다에서 가장 낮은 삶을 사는 수아 가족은 그곳에서도 버티고 있을 뿐이다.
두 가난한 집안의 그들은 결혼이 사치라고 생각했다. 혼자라도 잘 살면 그나마 다행인 세상에 가난한 두 사람이 모여 더 불행해지는 것은 최악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그건 사랑으로 이겨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임신 소식이 들리며 상황은 급변했다.
가난한 태수네 집은 여전히 풍파가 이어지고 있다. 태수는 암에 걸렸지만(이 역시 명확하지 않다) 이를 숨긴 채 배를 탄다고 한다. 뭐라도 하겠다는 아버지와 딸을 팔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어머니. 그 사이에서 결혼한 채 살아가는 이 기괴한 상황을 며느리인 수아가 버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슬기롭게 삶을 살아내려 노력했지만 아이가 생기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지태는 약속과 달리, 아이를 낳자고 한다. 아이를 가지지 말자고 했지 임신한 아이를 버리자는 말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수아에게는 현실이다. 정규직도 아닌 자신이 아이를 낳는 것은 단절을 의미한다. 더는 돈벌이를 할 수 없다는 의미와 같다. 이 가난한 삶 속에서 아이를 낳고 외벌살이를 하는 것은 지옥이나 다름 없다.
남편은 서울을 버리고 지방으로 가서라도 아이 낳고 살자고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독한 가난에서 겨우 홀로 빠져나와 살고 있는 상황에서 사치라는 결혼까지 했다. 그나마 그래도 참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임신까지 한 상황은 버틸 수 없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야 하지만 가난이 너무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혼을 언급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수아와 지태의 삶은 극단적인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부부다. 재벌가와 엮이면서도 슬기롭게 풀어내는 다른 이들과 달리, 지태와 수아는 현실에 갇혀 있다. 이들 부부의 고민이 너무 극단적이라 당황스럽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실제에 가장 근접한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다.
결혼마저 사치인 젊은 세대. 그들에게 임신과 출산은 모든 것을 내던진 모험이다. 여성의 경우 직장을 잃는다. 그렇게 아이만 돌봐야 하는데 외벌살이로는 버틸 수 없다. 과거처럼 아빠는 돈 벌고 엄마는 집안 살림 하는 시대는 끝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이 돈이 많아 도와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재앙이다.
지안은 당당하다.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모든 것을 슬기롭게 해쳐나간다. 그리고 재벌가 외아들의 맹신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재벌가 며느리가 될 예정이다. 며느리가 아닌 딸이 된 지수도 자신의 고민만 하면 그만인 편안한 삶이다.
재벌가로 장가와 평생 눈치만 봐야 하는 최재성은 갱년기를 맞이하며 힘겨워 한다. 사기를 당해 망한 채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자책하던 서태수는 암이 예상된다. 이들과 달리, 부인들은 사고를 치는 존재로만 나오고 있다는 점은 이 드라마에서 아쉽게 다가온다. 전형적인 남과 여의 잘못된 쓰임새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비록 캔디 서지안으로 여성 드라마의 표피를 입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그들의 고민 속에서 수아는 그래서 동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수아가 진짜 우리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지독한 현실 속에서 과연 희망은 찾아올 수 있는 것일까? 드라마에서는 가볍게 문제를 해결하지만 현실은 드라마가 될 수 없다. 그런 극적인 이야기들이 현실에서는 벌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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