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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경북 안동편-이수근의 천재적 상황극의 재미

by 자이미 201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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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남자들이 오늘 찾은 여행지는 '경북 안동'이었습니다. 현대 속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는 그 곳에서 그들은 흥미로운 게임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익숙하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복불복의 영특한 변주는 진화하고 있는 <1박2일>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상대의 허를 찔러라

안동의 멋과 맛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그들만의 게임은 시작합니다. 7명으로 불어난 편 나누기가 쉽지 않았던 그들은 "김종민을 괜히 데려왔어~"를 외치기도 했지만, 두사람 몫을 하는 강호동으로 인해 과거의 OB와 YB로 나뉘며 김종민이 YB에 추가되는 형태로 조편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합니다.
각 조 팀장들에게 3만원이 들어 있는 직불 카드를 나눠주고 안동의 명승지 네곳을 다니며 얻어지는 비밀번호를 획득해 돈을 먼저 찾는 조가 이기는 단순한 경기였습니다. 다만 번호를 추론해 먼저 찾아도 된다는 단서는 그들의 게임이 복잡하면서도 재미있게 흘러갈 수 밖에는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도산서원에서 시작한 그들의 레이스는 우답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OB의 현답으로 레이스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첫번째 비밀번호 앞자리 '0'을 두고 OB팀 김C는 '0115'를 맞춰냅니다. 촬영일이 비번일 것이라는 그의 추측은 결국 정답이었지요.

두번째 목표지인 '신세동 7층석탑'을 향해가는 그들은 본격적인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늦게 시작했지만 바로 따라잡은 YB팀은 허당 승기의 잘못된 판단으로 돌아오며 늦어졌지만 시민들과 함께 하는 구구단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합니다.

그렇게 그들에게 주어진 비번은 0과1이었습니다. 김C가 추측했던 비번 가능성이 높아지고 몽도 날짜를 조합한 '0115'가 비번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에 이릅니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을 바꿔놓은 것은 순간적 판단의 차이였습니다. 3년동안 생활을 하며 서로를 너무 잘알게된 그들은 서로가 어떻게 할 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제작진과 멤버들간에도 치열한 눈치 작전과 두뇌 게임이 횡횡하는 상황에서 편을 가른 그들간에도 서로를 거울처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두 팀 모두 두번째 목적지에서 답을 추론한 상황이지만 단 한번의 선택이 이번 게임의 승패를 좌우했습니다.

팀장인 은지원은 '누구보다 방송 분량을 생각하는 강호동이 게임을 일찍 종료할 이유가 없다'며, 빨리 게임을 수행해 찾자는 원칙론을 설파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우선 돈을 찾고 게임에 임하는 척하며 마지막 반전을 보여주자는 강호동의 지략 싸움은 한 수 앞선 강호동의 승리로 끝이났습니다.

YB가 다음 장소에서 시민과 함께 줄넘기를 하고 있는 동안 그들은 드러난 비번 '0115'로 돈을 찾아 유유히 다음 장소로 향합니다. 이미 게임은 끝이 났지만 이를 전혀 모르는 YB와 눈치 싸움을 동반한 연기력 대결은 이번 레이스의 백미였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방식의 레이스를 경험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낯익어서 실망할 수도 있었지만, 돈이라는 변수와 이를 마지막이 아닌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게임의 룰은 비교를 피해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기민한 능력을 발휘함으로서 혹 있을 수도 있는 질타를 피해가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상대의 패를 알고 레이스를 진행하는 OB로서는 그들의 정색하는 연기에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을 느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미 '부처님 손바닥 안'에 놓인 그들이 나름 속이기 위한 연기를 보는 것은 마치 새로운 개념의 '몰래 카메라'를 보는 듯 흥미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게임 수행을 하지 않아도 되는 OB로서는 YB의 흐름을 조절하며 마지막 반전을 노리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한쪽만 당하는 쫓고 쫓기는 레이스는 YB의 오버와 마지막 승리를 확신하고 현금 지급기에 다가간 그들에게 남은 것은 현금 0원이라는 깜짝 놀랄 반전만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뻔해서 더욱 긴장감이 흐를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두뇌 싸움은 여러 수를 생각했던 YB와는 달리 단순한 전략으로 승부한 OB의 승리로 끝이났습니다. 수령한 3만원으로 '안동찜닭'을 먹는 그들과 옆에서 제작진이 건내준 4천원으로 공기밥을 시켜먹는 그들은 극과 극의 체험을 할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교묘하고 변수가 다양해진 복불복

그들이 식사를 마치고 도착한 베이스 캠프에서 진행된 그들의 복불복은, 오래된 종가집이라는 특성을 살린 '양반과 머슴'이라는 형식으로 1시간 동안 극과 극의 체험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안동찜닭'을 통해 1시간 머슴을 획득한 OB로서는 양반의 지위를 얻어 그들에게 다양한 임무를 부여합니다.

양반이 되어 방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OB들의 심부름까지 한 YB는 조만간 자신들에게 다가올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은지원의 두뇌가 빠르게 움직입니다. '무도 사기의 신 홍철'과 마찬가지로 잔머리로 승부하는 지원에 의해 만들어진 제작진 포함한 구구단은 그들이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진행됩니다.

카메라 감독을 시작으로 각 파트별 감독을 고른 강호동의 패를 이미 읽고 그들에게 협조를 구한 YB는 연출파트 멤버들과 한 조로 '양반'의 지위를 위한 복불복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재미있었던 건 의도하지 않았지만 연출과 기술 파트로 나뉜 그들로 인해 예상과는 달리 진검 승부가 되어버렸다는 것이지요.

우여곡절끝에 YB의 승리로 끝난 이번 경기의 재미를 극적으로 이끈 건 수근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양반과 머슴'이라는 단조로운 변화에서 뻔한 진행을 염려할 수 밖에 없는 순간, 수근이 만들어낸 상황극은 일상의 흐름에 변주를 함으로서 새로운 재미를 전해주었습니다.

새롭게 게임을 해야 하는 시점에 몽의 머리를 감겨주는 수근은 충분히 가능한 변수를 게획해 편안하고 행복한 머리감기로 몽을 즐겁게 해줍니다. 문제는 결정적으로 머리를 헹궈야하는 순간 머슴으로서의 시간은 모두 끝나버리고 맙니다. 샴푸만 머리에 잔뜩 뒤집어쓴 몽은 청천벽력같은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날도 추운데 괜히 양반이라는 자격으로 형에게 두피 서비스까지 받았지만 교묘하게 준비된 수근의 지략으로 인해 완벽하게 당하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점점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능가하는 재미를 선사하기 시작한 수근으로 인해 뻔하고 평범할 수 밖에 없는 복불복이 새로운 재미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제작진들로서는 알아서 재미를 만들어주는 수근의 상황극은 한없는 고마움일 듯 합니다.

개그맨으로서 다져진 순발력이 처음 버라이어티를 하면서는 낯선 환경과 형식으로 힘들어 하기는 했지만 게임의 법칙을 터특하면서 부터 '1박2일'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패를 모두 보고 이를 이용하고 활용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갈 줄 아는 이수근으로 인해 식상할 수도 있는 '1박2일'표 복불복이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안동찜닭을 먹으며 '1시간 머슴'을 내건 강호동과 베이스캠프에서 '양반과 머슴' 게임이 이어지는 과정을 들어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음모론'을 재기하는 이는 없겠지요. 스스로 음모론을 설파하고 뻔한 결과를 이끌기 위해 거짓 가설을 내세우고,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는 식의 글쓰기는 언뜻 재미있는 듯 하지만 허탈함만 드러내기곤 합니다. 
그들의 안동 여행이 끝나면 드디어 엄청난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무려 15만대 1이라는 말도 안되는 경쟁률을 보인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2일'은 그들의 버라이어티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벌써부터 그들의 두번째 함께 하는 여행이 어떤 즐거움과 행복을 전해줄지 기대됩니다.

이수근으로 인해 더욱 재미있게 진행되는 '1박2일'을 보면서, 개그맨 출신들의 버라이어티 진출의 모범답안을 보는 듯 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긴호흡으로 버라이어티의 특성을 파악한다면, 개그맨이라는 타고난 순발력은 버라이어티에서 성공할 수 밖에는 없는 자양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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