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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2박3일 남자의 자격-이경규의 노련함이 돋보인 지리산 등반

by 자이미 2010.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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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의 2010년 프로젝트중 하나인 지리산 등반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리산 종주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겨울 산행을 그것도 지리산을 택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선택과 도전이 빛나보였습니다.

겨울 지리산 그 아름다움에 매혹되다

평균 나이가 40대로 넘어선 남자들의 도전치고는 쉽지 않은 선택이 2010년이 밝아오며 시작되었습니다. 산을 잘 타시는 분들에게도 겨울 지리산은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는데 걷는 것 조차도 힘들다는 김할머니와 누구나 아는 국민약골, 50대 노장까지 그들이 겨울 지리산을 오른다는 것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다행스럽게 그런 그들을 위해 히말라야 16좌를 세계 최초로 완등한 엄홍길 대장이 멘토이자 동반자로 참여했습니다. 산소호흡기가 절실하다는 김할머니의 농담이 농담이 아닌 진담으로 다가올 정도로 그들의 체력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피하고 싶은 '겨울 지리산 등반'에 엄홍길 대장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 합니다. 산을 우습게 볼 그가 아님에도 그렇게 쉽게 이야기를 한 이유는 두려움에 빠져있는 남격 멤버들을 다독이기 위함이었죠.

아무리 잘나가는 프로그램도 '1박2일' 밖에는 하지 않는데 '2박3일'이 왠말이냐는 경규옹의 넋두리처럼 그들에게 던져진 도전 과제는 기존에 수행했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쉽지 않음이었습니다. '산을 정복한다는 자세 부터가 자만이고 산은 그저 오르는 것일 뿐'이라는 엄대장의 이야기처럼 산이 부르지 않으면 갈 수없는 곳에 그들은 도전했습니다.

이번 '겨울 지리산'의 주요한 포인트는 어딘가를 목표로 오르는게 아니라 '산을 보고, 느끼고, 즐기는 것'이라는 엄대장의 말속에 모두 들어있었습니다. 지리산을 오른다가 아니라 지리산을 바라보고 느끼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산행을 즐긴다는 것이 이번 남격의 도전의 의미랄 수있습니다. 출발 일주일전의 그들은 기초 체력을 위한 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가까운 야산부터 시작하라는 조언을 따라 청계산, 도봉산, 계양산등을 사전 등반함으로서 겨울 산악에 대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지독하게도 겨울 산행을 거부하던 그들. 산이 불러주지 않으면 갈 수없다는 진리를 '폭설로 인한 등반 취소'가 이어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들의 기도를 들었던지 최악의 한파와 폭설에 그들의 산행은 무산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기상 상황이 나아지면 하루 늦어진 그들의 산행은 시작되었습니다. 도망가려해도 갈 수없는 어차피 해야만 하는 그들의 도전은 처음부터 고행이었습니다. 

각자의 스케쥴로 인해 선발대엔 '골골 3인방'이라는 이경규, 김태원, 이윤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헬기로 정상 앞에 내려주고 등반을 하라해도 힘들것 처럼 보이는 그들이 선발대라는 말에 스스로도 헛웃음을 내보일 정도였습니다. 뒤 늦게 비덩 이정진과 에너자이저 김성민이 합류하기는 했지만 왠지 무모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구경하는 산악 장비들이 신기할 정도인 그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줄 지리산 산악구조대 대장인 김종복 대장의 참여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했습니다. 30여년간을 지리산에서 살아온 그가 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배우는 중이라는 겸손은 산에 대한 경외심과 그런 산에 대한 애정이 진솔하게 묻어나 보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첫 등반은 시작도 하기전에 암초를 만납니다. 노고단까지 차량으로 이동해 다음 코스로 가려했던 그들의 계획은 폭설과 한파로 인해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만 했습니다. 모든 것들은 최소화하고 화엄사에서 시작해 노고단으로 향하는 그들의 산행은 두려움과 함께 시작해 만만찮은 어려움으로 이어졌습니다. 

예상했었던 김할머니와 국민 약골은 얼마 가지 못하고 무릎관절에 무리가 오고 휘청거리는 몸으로 위험한 상황에까지 몰리기까지 합니다. 일반적인 등반도 어려운 그들에게 눈쌓인 지리산 초입마저도 버거운 현실이 앞으로의 '2박3일'이 결코 수월할 수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나마 다른 멤버들이 힘들어 하는 그들을 끌고 밀면서 산행을 했기에 가능한 첫 출발이었지요. 이번 겨울 지리산에서 돋보였던 것은 이경규였습니다. 언제나 빌빌거리고 투정만 부리는 심술많은 50대로만 보였던 그가 그 누구보다도 활발한 등산을 하며 앞장서는 모습에서 그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젊은 시절 쿵푸등(봉무술 최고수였다는 이야기도 있었던)으로 몸을 단련시켰던 그가 캐릭터로 만들어진 나약한 자신을 이번 기회에 모두 던져버리고 새로운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이경규와는 달리 항상 에너지가 충만한 김성민의 모습은 안쓰럽게 다가왔습니다. 너무 오버하는 그를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하곤 했지만, 워낙 캐릭터로서 구축되어진 그의 모습이기에 웃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등반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나약한 자신을 속이기위해 강해 보이고자 하는 남자의 습성만이 전해지는 듯해서 안쓰럽고 씁쓸한 느낌마저 들게 했습니다. 

나약한 자신을 이기기 위해 혹은 타인에게 숨기기위해, 강한 남자인척 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듯한 그의 모습에 동질감을 느낀 이들도 많았을 듯 합니다. 겨울 지리산에는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이 모든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좁은 산행로에 그들의 체력은 숨길 수도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쓰러지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에 계곡물에 머리를 감는 그의 모습은 대단함보다는 안쓰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다잡고 올라가는 에너자이저 김성민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기도 합니다. 

산을 등반하는 이들의 로망이라는 겨울 지리산 종주.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쉽지 않은 도전은 첫날 노고단을 목표로 어렵고 힘들게 이어졌습니다. 쓰러지면 도저히 일어날 수없을 것 같은 힘겨움에서도 자신을 추스리고 주변의 멤버들을 챙겨가면서, 밀고 끌고 목표를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모습만으로도 그들이 그곳에 있어야 할 이유와 시청자들이 그들을 바라볼 의미가 충분했습니다.

최고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1박2일'도 감히 해내지 못했던 '겨울 지리산 등반'을 시도하고 있는 평균나이 40이 넘은 남자의 도전은 그렇게 2010년 과거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자아를 찾기 위한 쉽지 않은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맏형으로서 앞에서 끌어주던 이경규의 모습은 과거의 그가 아니었습니다. 노련한 리더십으로 말많고 핑계많은 동생들 뿐 아니라 포기자가 속출했던 제작진들까지 다독여가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완숙한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2009년이 그를 다시 일으켜세웠다면 2010년은 그가 스스로 정상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겨울 지리산 등반에서 찾을 수있었습니다. 이경규의 또다른 모습과 겨울눈이 하얗게 뒤덮인 지리산을 안방에서 볼 수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남자의 자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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