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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Documentary 다큐

MBC스페셜-아줌마, 팬덤으로 자아와 소통을 이루다.

by 자이미 2009.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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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연예인들을 좋아하는 것은 10대들의 전유물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아니 그러라고 사회가 강요하곤 합니다. 최근에는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30대 남성팬을 무시하던 진행자가 네티즌들에게 질타를 받은 경우도 있을 정도로 아직까지도 형식에 치우친 삶. 나를 위한 삶이 아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을 강요하는 사회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하지요.

이번 MBC스페셜(이하 스페셜)에서는 '아줌마, 그에게 꽂히다'를 방송했습니다.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주는 그리고 버려졌던 자신을 되찾는 하나의 새로운 출구가 되어준 팬덤은 그녀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이자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단순하게 스타를 좋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줌마들이 서로 이해하고 동질감을 느끼며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되어준 팬덤을 누가 손가락질 할 수있을까요?

스페셜에서는 실재 팬클럽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주부들의 일상과 함께 그녀들의 진솔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꽂힌 아줌마, 지친 아줌마, 변하는 아줌마를 통해 그녀들이 팬덤을 통해 얻고 있는 순기능을 그녀들의 진솔함으로 재미있게 담아냈습니다.

1. 지친 아줌마

결혼을 하면서부터 자신은 사라집니다.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구의 부인, 누구의 엄마, 몇동 아줌마로 불리우는 그녀들은 자신이 살아왔던 삶에서 동떨어진채 육아를 책임져야하고 남편을 내조해야만 하고 부모를 모시는 일에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 삶을 강요받기도 합니다.

채바퀴돌듯 아이들을 학교에서 학원으로 이동해야만 하는 그녀는 매니저라고 자조섞인 웃음을 곁들여 이야기합니다. 방송에서 보여진 이런 엄마들은 우리가 쉽게 목격할 수있는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위해 남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만 하는 그녀들에게는 탈출구가 주어져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줌마들을 위한 마땅한 대안도 없고 대책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규정되어져 아무것도 할 수없는 처지에 놓은 우리의 엄마들은 그렇게 사회와 단절되고 소외되어왔습니다. 그런 단절과 소외는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외면을 당할 수밖에는 없게되고 욕구불만은 불화를 만드는 악순환을 야기시키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녀들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조그마한 공간속에 갖힌채 누군가를 위한 희생만을 강요(?)당하기만 합니다. 변화는 없고 무한반복되는 생활속에서 우리의 아줌마들은 지쳐가고 혹은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자신을 버린채 혹은 잃어버린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녀들이 새로운 반란을 시작했습니다.

그런 그녀들이 누군가를 무언가를 좋아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시작합니다. 갇힌 공간속에서 획일적인 생활에 길들여져가던 그녀들에게 그것은 천국 이상이었을 듯 합니다. 새로운 삶의 탈출구이자 자아를 확인케해주는 중요한 모멘텀이 되어주었던 팬덤은 타인의 시선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즐기는 당당함까지 선물했습니다.

2. 꽂힌 아줌마

<꽃보다 남자>는 드라마의 완성도나 여러가지 문제점들도 많았지만 출연했던 스타들은 분명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시간들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이민호나 김현중, 김범등을 좋아하는 아줌마 부대들은 카페를 만들고 그렇게 자신들만의 공간에 모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가까운 이웃이 되어갔습니다. 

갇혀 살아야만 했고 자신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던 그녀들이 다시 자신의 이름을 얻고 그녀들의 목소리를 낼 수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들에게서 새로운 의미의 즐거움을 찾았지만 단순하게 그 연예인들만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요. 그 안에 함께 하는 수많은 아줌마들과의 소통이 그 어떤 즐거움보다 컸기 때문일 듯 합니다.  

꽃미남의 팬이 되면서 그녀들은 그동안 잊고 지내왔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과 닮은 또다른 자신을 만나면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그런 관계는 어느새 자신이 좋아하는 팬보다 더욱 커져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들은 자신의 현재 삶속에서 가장 행복할 수있는 추억들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10대들의 전유물이라고 강요하는 사회속에서 당당하게 아이를 업고 혹은 누가 봐도 나이든 그녀들은 당당하게 10대들과 함께 환호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좀 더 서로를 이해할 수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세대간의 단절이 주는 사회악은 이루 말할 수없을 정도입니다. 가정내 불화의 시발도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임을 감안한다면 아줌마들의 문화적, 나이대의 크로스오버적 반란은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있도록 만들어주는 듯 합니다.

3. 변하는 아줌마

그렇게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아주마들은 새롭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잊어버리고 살아왔던 시간들을 떨쳐버리고 다시 자아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해 공부를 시작했고 누군가가 좋아 다이어트를 하게 된 그녀들은 자신감을 찾을 수있었습니다.

우울하기만 했고 친구를 만들기 힘들었던 그녀들은 조그마한 사각의 상자속에서 행복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그녀들은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그녀들의 변화는 곧 가족의 변화와도 동일합니다. 그녀들이 행복해하고 모든 일에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해간다는 것은 가족들에게도 무한한 긍정의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가족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 아닌 자신만의 시간. 자신을 위한 시간. 그리고 자신을 찾을 수있는 시간이 되어주는 그녀들의 팬덤은 그래서 환영받고 이해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세대별로 좋아해야하는 문화들이 규정되어져있다고 강요하는 사회. 이를 어기면 철없고 나이값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속이고 타인을 위해 혹은 사회에서 강요하는 규격화된 틀에 갖힌 삶을 살아가야한 하는 우리에게 그녀들의 작은 반란과 긍정적인 변화는 무척이나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그 좋아함을 당당하게 밝히고 발산할 수있다는 건. 커다란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 용기를 통해 보다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당당하게 사회를 대하는 그녀들의 긍정적이고 멋진 반란은 행복이었습니다.


- MBC 스페셜 공식 홈페이지 사진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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