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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MC 몽 논란이 망쳐버린 1박2일의 감동

by 자이미 201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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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을 종주한 그들의 여정은 감동과 함께 여행의 본질에 대한 물음으로 다가왔습니다. 한 동안 여행 버라이어티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는 것은 아닌가란 우려는 이 한 편의 다큐 같은 자아 찾기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듯합니다. 아쉬운 건 뇌관처럼 잠재되어왔던 MC 몽 사태가 수면 위에서 터지며 감동마저 반감시켰다는 것이지요.

자아찾는 여행 망쳐버린 MC 몽 논란



1. 지리산 둘레길이 전해 준 여행의 즐거움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다섯 개의 코스로 만들어진 지리산 둘레길은 무척이나 매혹적이었습니다. 제주도 올레길에 이어 산과 마을, 계곡들을 아우르며 우리의 강산을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감싸고도는 둘레길은 최고의 여행 코스가 될 수밖에 없음을 그들은 몸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쉽지 않은 산길을 오르내리고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그들의 여정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만나게 되는 계곡에 망설임 없이 몸을 내던지는 그들에게 자연은 생명처럼 다가왔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환경 파괴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그곳에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경건함, 그리고 즐거움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풀벌레 소리, 자연이 내뿜는 향기들, 오랜 시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자연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조화들은 인간에게 주는 자연의 선물이자 축복이었습니다. 그 위대한 곳을 유치한 장난 보다는 자신을 찾고 여행 버라이어티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그들의 '다큐 1박2일'은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게임이 즐거움을 주기는 하지만 그 게임으로 인해 자연은 묻히고 여행지의 아름다움은 뒤로 밀리곤 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서 이번 다큐는 자연 속에 작아질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욱 포근하게 그 안에서 자유롭고 여유롭게 여행의 재미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언제 다시 이런 포맷으로 방송이 만들어질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예능 방송에서 파격적으로 진행된 다큐 방식은 그들의 진심을 드러내는 좋은 형식은 되었지만, 기존의 코드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낯선 모습일 뿐이었으니 말입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고행 같은 그들의 자아 찾기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진솔함으로 다가왔기에 그 어떤 특집보다도 특별하기만 했습니다. 

여행이라는 주제로 자연 속으로 들어서서 그 안에 살던 이들과 만나는 형식은 기존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큐 1박2일'에서는 혼자 혹은 둘이라는 특성상 여행을 하며 만나는 이들과는 더욱 긴밀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들과 일상의 대화가 많아질 수밖에는 없고, 그런 평범한 이야기들 속에는 우리 삶이 녹아있었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만난 그들은 간절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고 그렇게 마주한 그들의 소중함은 여행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매번 '다큐 1박2일'을 찍는다면 재미나 의미를 찾기는 힘들 겁니다. 그건 그저 여행 다큐멘터리일 뿐이니 말이지요. 예능에서 다큐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본다는 것은 시도만으로도 신선했습니다. 여행 버라이어티를 하면서 한때 흐트러졌던 자신들을 되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지리산 둘레길'은 그들에게 무척이나 의미 있는 여행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다큐가 재미없다는 시선은 역시 편견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재미를 어디에서 찾느냐에 따라 개인적인 편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1박2일'이 만들어낸 예능 다큐는 그들만이 만들 수 있는 재미였습니다. 항상 함께 했기에 알 수 없었던 각자의 소중함과 늘 상 습관처럼 행해서 단순해졌던 여행이 이번 지리산 둘레길을 통해 그들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함께 할 때는 알 수 없었지만 떨어져 있으면 그 소중함이 배가되는 경험을 한 그들은 다음 여행에서는 좀 더 끈끈한 우정과 여행 버라이어티의 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을 흥미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2. MC 몽 논란은 본인의 결단이 우선

다양한 의미들과 가치들을 만들어낸 <다큐 1박2일 지리산 둘레길을 가다>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어쩔 수 없이 MC 몽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피디나 멤버들의 믿음으로 함께 여행을 하던 그가 경찰에서 확신을 가지고 병역비리를 검찰 수사로 넘기며 여론은 악화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전부터 MC 몽 하차를 요구하던 이들에게 병역을 기피하기위해 의도적으로 발치했다는 것이 밝혀지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믿음과는 상관없이 여론의 흐름을 거부할 수 없었던 나피디는 방송 전 유독 많았던 MC 몽 분량을 재편집해 방송 시간마저 줄어들게 되었다는 말로 힘겨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이 끝난 후 다수의 시청자들은 나피디의 말과는 달리 MC 몽의 잦은 등장에 화를 참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거센 반발은 그의 퇴출이든 하차가 결정되는 순간까지 지속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MC 몽 자신은 무죄를 확신하고 마지막까지 투쟁을 하겠다고 하지만, 더 이상 <1박2일>에서 그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시청자 다수의 의견으로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큐 1박2일'이 정체되어가던 그들을 새롭게 깨우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생각해왔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찾아 떠난 그들의 여행은 획일화된 패턴을 넘어 새로운 변주로 본질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그 어떤 특집보다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그런 그들의 특별한 여행은 아쉽게도 MC 몽의 병역비리로 인해 감동이 반감되고 말았습니다. MC 몽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말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증거나 정황상 그가 과연 떳떳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을 버리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자신의 무죄를 위해 투쟁하는 것과 '1박2일'은 별개의 일이 될 수밖에는 없고, 그런 별개의 문제는 그의 빠르고 확실한 선택을 강요합니다. 13일 KBS에서는 MC 몽 퇴출에 대한 임원 회의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결과에 따라 그의 퇴출은 공식화되겠지요.

오늘 방송에서도 나영석 피디는 마지막까지 MC 몽의 진심을 믿으려 했습니다. 그렇기에 MC 몽의 숨겨진 모습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감동적인 코드들만 시청자들에게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우회적으로 자신과 멤버들의 마음을 담아 MC 몽의 지지선언을 한 것과 다름없지만 다수의 시청자들은 이미 MC 몽이 떠나기를 바라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결과적으로 MC 몽이 남는다면 더욱 힘든 일을 겪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MC 몽 말대로 진실을 찾기 위해 투쟁을 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그 과정 속에서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방송이란 본의 아니게 사실과 상관없이 왜곡되어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악인이 선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 방송이기에, 사건의 본질이 왜곡되고 그 왜곡된 이미지가 본질을 덮어버리는 경우들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경찰의 확신과 사건의 검찰 송치는 MC 몽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MC 몽은 병역비리를 저지른 연예인으로 낙인찍었습니다. 없는 말을 만들어 한 연예인을 의도적으로 추락시킬 이유가 없기에 경찰 조사를 부정할 이유도 찾기 힘듭니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KBS의 결정전에 자신이 스스로 <1박2일>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요? 진실을 떠나 자신의 논란으로 인해 <1박2일> 자체가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다면 스스로 하차해 무죄를 호소해야만 할 겁니다.

지리산이라는 위대한 산. 자연과 함께 그 안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들과 만난 <1박2일>의 멋진 여행은 아쉽게도 MC 몽으로 인해 감동은 반감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결자해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홀로 걸으며 그 안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자연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은 여행 버라이어티인 <1박2일>이 시청자들에게 건넬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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