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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PD수첩-김현철 정신과의사 의료법 개정 필요성

by 자이미 201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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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가 상담하던 환자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 그 자체로 정신과 의사로서 가치는 이미 상실되었다. 하지만 사건이 불거진 후에도 해당 병원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정신과학회에서 제명을 했지만 그렇다고 의사 면허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의사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해도 상관없는 불멸의 면허증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의료법이 의사를 위한 방식으로 개정되며 그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의사 면허증이 사라지지 않게 변했다. 의사들은 집단적으로 움직이며 환자의 생명권을 위협한다. 그런 위협 속에서 정부 당국도 꼼짝 못 하는 상황이 현실이다. 불신은 커지지만 법적으로 그 어떤 제재도 할 수 없는 언터처블의 집단이 바로 의사다. 

김현철 정신과 의사 이야기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PD수첩>이 다룬 김 의사의 이야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알려진 진실을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여기에 지난 해와 달라진 그의 입장이 추가된 형태였다. 처음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도 끔찍했지만, 현재 시점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더욱 경악스럽기만 하다.

 

의사가 환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임에도 검찰은 성인 간의 문제라며 불기소처분으로 사건을 정리해버렸다. 특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말도 안 되는 판결이다.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뭔지 확인하고 그 상황에서 관계가 어떤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함에도 성인의 자기결정권만 앞세운 검찰의 판단은 당혹스러울 정도다.

 

피해자들의 주장을 보면 전형적인 그루밍이 의심된다. 더욱 정신적인 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의사는 절대적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의사의 처방과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더욱 오랜 시간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쌓인 유대 관계를 악의적으로 활용하면 이런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도 이 문제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학부 시절부터 환자와 성관계와 돈거래는 철칙처럼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교육을 받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의사가 된 후에도 환자와 성관계는 항상 큰 문제로 지적된다는 언급도 했다. 

 

실제 현장에서 이런 문제들이 상당히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현철 정신과 의사의 경우 방송 활동을 하며 많이 알려진 사례이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환자를 상대로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다는 추측은 불안을 증폭시키게 한다. 최악의 상황들도 상정해 볼 수 있는 조건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당 병원에서 근무한 간호사들의 증언 역시 섬뜩하다. 환자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성의 특정 부위만 기억하는 의사. 성적인 농담을 함부로 하고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분노는 그래서 끔찍하다. 여성 환자들에 대한 성적인 문제와 함께 과다한 약을 복용하도록 한 행위도 큰 논란으로 다가온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먹는 약은 향정성의약품으로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약품들이 아니다. 철저하게 관리되고 최소한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약품들이다. 하지만 김 의사의 행태는 이와는 전혀 달랐다. 환자에서 무려 180일 처방을 내리고 수시로 약을 먹으라고 했다.

 

10분에 한 번씩 약을 먹는 것이 정상이라고 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해당 환자는 다른 정신과로 옮겼지만 약 중독으로 인해 큰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정신과 의사가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는 지점에서 약물 과용의 심각성이 다가온다.

 

의사 처방만 있으면 사용 가능한 약. 그 모든 것은 의사의 양심과 직업인으로서 투철한 소명 의식에 기대고 있는 부분이다. 의사라는 직업군은 높은 사명감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으로 깔린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약을 남용해 환자를 중독으로 이끌었다면 그건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현철 의사 스스로도 과도하게 약물에 의존하고 있음을 여러 증언으로 드러났다. 더욱 카페인 음료와 향정신성의약품을 함께 복용하도록 했다는 부분에서도 황당할 정도다. 자신은 환자에게 농담으로 했다는 주장 자체가 황당하다. 의사가 환자에게 잘못된 복용법을 농담으로 건네는 것이 정상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더 문제니 말이다. 

 

대면 치료도 없이 방송계 사람들에게 약을 처방하고 건네준 것들도 비상식적이다. 기본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왔다는 것이다. 방송 출연을 할 때마다 약을 처방해 가지고 가 주고는 했다는 의사. 그렇게 약을 건네는 것이 하나의 인사처럼 되었다면 경악할 일이다. 

 

자신을 고소한 여성들을 향해 1년 전에는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고 부정하던 김 의사는 이번에는 오히려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두 번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자신은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상대 여성들이 자신을 강제로 범했다는 주장은 당혹스럽게 다가온다. 이게 뭔가 하는 아찔함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병원이 국민건강보험에 '허위 청구'를 통해 거액의 치료비를 받아왔다는 의혹이다. 정신과 병원에 하루에 100명이 넘는 환자들이 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실제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신과 치료는 다른 병원의 치료와는 다르다.

 

환자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정신과 병원에서 환자 한 명당 2초, 3초 동안 진료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더욱 해당 병원 건물 CCTV에 드러난 진실은 공보험 사기를 의심하게 했다. 병원에 들어간 이는 환자 1명이 전부였지만 50명이 넘게 진료가 되었다고 표기되어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범죄를 공공연하게 벌이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도 건보 측의 입장은 그렇다면 현장 점검을 하겠다는 식이다. 국민의 혈세가 공보험 사기로 사라지고 있는데 건보의 대처는 한심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병원은 여전히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의료법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런 논란은 무한 반복될 것이다.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라는 직업은 분명 존경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의사 집단 스스로 자신들을 존경받을 수 없는 존재로 만들고 있음도 잊어서는 안 된다. 외국에서는 실형까지 받을 수 있는 의료인들의 범죄가 국내에서는 통용되는 현실이 바로 의사들을 존경과 멀어지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존경심은 강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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