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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Documentary 다큐

SBS스페셜 비만의 역설 몸에 대한 오해, 핵심은 자기만족에 있다

by 자이미 201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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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다이어트의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 된 간헐적 단식은 하루 식사를 하고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는 방식으로 몸을 가볍고 건강하게 만든다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간헐적 단식이 모두에게 합리적인 방법이냐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쉽게 이야기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간헐적 단식vs행복한 식사;

마른 사람보다는 비만이 장수한다? 비만의 역설이 던진 화두

 

 

 

 

비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편견에 가까울 수 있음을 <SBS 스페셜 비만의 역설>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고도비만은 큰 문제이지만 비만은 오히려 장수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마른 몸매를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이어트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들의 몸은 더욱 혹사만 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우리 사회는 비만은 적으로 간주되고는 했습니다. 비만은 곧 나태함의 근원이자 사회의 악으로 취급되는 상황에서 경쟁적으로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우리 사회에서 비만은 쉽게 꺼내기 어려운 금칙어와 같은 단어가 된지 오래입니다. 미디어는 수시로 비만의 위험성만 언급할 뿐 솔직한 발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학자들의 연구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비만의 가치에 대해 재해석한 <SBS 스페셜 비만의 역설>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죄악시해왔던 비만이 결코 죄가 아닌 어쩌면 가장 합리적인 우리의 삶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마른 체형보다는 약간의 비만을 가진 사람이 보다 장수할 수 있다는 통계는 의외였습니다. 오래 잘 살기 위해서는 살을 빼야 한다는 것이 정설인 사회에서 뚱뚱해야 오래 산다는 주장은 대단한 역설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정상을 기준으로 마른 체형과 비만, 고도 비만 중 가장 오래 살 수 있는 체형이 비만이라는 방송 내용은 의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수많은 의사들과 방송들을 통해 들어왔던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비만이어서는 안 된다는 발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비만을 막기 위해 설탕과 탄수화물 등 과거에는 알 필요가 없었던 세분화된 건강 상식들이 주입되기도 했었습니다.

 

칼로리를 계산하고, 가려야 하는 음식들이 일률적으로 공표되어 진행되는 삶 속에서 우리는 이런 사회적 속박에 지배당해왔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개인의 의지보다는 사회적 강압이 만든 건강은 <SBS 스페셜 비만의 역설>을 본다면 모두 허구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건강이라는 기준을 잡아놓고 사회적 가치로 만들어낸 이 집단 건강학은 의도하지 않는 과정으로 흘러갔습니다. 미의 기준을 과도하게 잡아가며 성형외과가 성행하더니, 살과의 전쟁을 앞세워 다이어트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거대한 산업이 만들어지고 이 산업을 지탱하기 위해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미디어들은 건강이라는 단어를 남용하며 국민들을 불안하게 몰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생기게 합니다.

 

<SBS 스페셜 비만의 역설>에 등장한 의사들의 주장을 생각해 보면 과연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비만을 판정할 수 있을지 모호하기만 합니다. 정상 체중을 측정하는 방법 역시 정확하다고 이야기하기 어렵기만 합니다. 사회가 강요하는 건강은 비정상적인 하나의 모델로만 좁혀졌고, 이런 상황은 결국 잘못된 건강을 요구하는 이유가 되었다고 봅니다. 유럽에서 퇴출 요구가 있었던 깡마른 몸매의 모델 논란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여전히 사회는 깡마른 미를 최고의 미로 손꼽고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는 살을 빼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음식들이 범람하고 이런 음식들의 공격 속에서도 건강을 위해서는 무조건 살을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회는 대단한 스트레스를 부여할 뿐이었습니다.

 

비만과 마른 체형의 실험자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을 부여한 실험은 흥미로웠습니다. 스트레스를 통해 마른 체형은 폭식이나 금식이라는 극과 극의 상황을 만들어냈고, 비만인 사람들은 평소보다 적은 음식을 먹는 정도로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을 유지해주었습니다. 폭식과 금식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결국 건강을 해치는 가장 나쁜 행위라는 점에서 비만은 가장 건강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마른 체형이 스트레스를 방어하기 위해 뇌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을 요구하게 되고, 그런 물질들은 모두 배의 지방으로 모이게 되고 이는 곧 문제의 근원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비만인 사람은 온 몸이 그 역할을 하지만, 마른 체형은 다르다는 점에서 질병의 경중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습니다.

 

'비만 패러독스(obesity paradox)'라고 불리는 현상은 흥미로웠습니다. 심근경색이라는 같은 질병으로 입원한 50대 환자 중 마른 체형의 환자는 죽고, 비만인 환자는 호전되었다는 결과는 과연 우리에게 비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크게 해줍니다.

 

"비만은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장치다. 실제로 취재진이 스트레스와 체형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마른 사람들이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마른 사람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부작용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고 이로 인해 복부비만이 될 가능성도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동안 비만의 야누스적인 두 얼굴 중 지나치게 한 쪽 면만 보고 비만을 비난했던 것은 아닌가? 비만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만병의 근원이 아니며 오히려 장수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하고 비만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우리가 이 방송을 보면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외부의 시선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방송에서 비만이 모두 좋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스트레스라는 환경 속에서 한 실험에서 마른 체형보다는 비만이 오히려 좋았다는 결과만으로 모든 것을 어느 하나로 몰아가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지적하고 주장하듯 극단적인 상황 하나만으로 비만을 잘못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저 비만이라는 지표를 만들고 그 범주에 들어가면 모두 문제라는 인식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오늘 방송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단순화된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오늘 방송은 충분했다고 봅니다. 사회적 편견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제작진들의 주장은 흥미로운 상황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이고 있는 마녀 사냥식의 이런 현상이 좀 더 다채롭게 펼쳐져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건강에 대한 일방적 주장이 사라지고 보다 건강한 논쟁을 통해 진짜 '건강'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시작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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