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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SBS 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학벌주의 사회가 낳은 필연적 결과

by 자이미 2016.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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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왜 그렇게 빨리 퇴사를 결정하는 것일까?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취직해 젊은 나이와 걸맞지 않은 엄청난 연봉을 받는 그들은 왜 사직서를 내고 세상 밖으로 나서는 것일까? 그들의 퇴사는 결과적으로 간판 전성시대가 낳은 결과물일 뿐이다.

 

적성은 없고 간판만 있는 대학;

꿈이 제거된 청춘들의 강압된 구조, 자아를 찾기 위한 탈출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

 

 

취업 전쟁 속에서 회사원이 된 기쁨도 잠시 그들이 퇴사를 결정하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조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어쩔 수 없니 퇴직을 결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이 퇴사를 결정하는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가 만든 결과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SBS 스페셜 은밀하게 과감하게-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에서 등장한 사례는 전체를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곧 모든 이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사례는 왜 많은 이들이 퇴직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단초들을 던져주기는 했다.

 

카이스트를 나와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에 졸업도 하기 전에 취직을 하고 빠른 진급까지 한 청년. 연봉도 7천만 원이 넘었다. 하지만 이렇게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이 그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았다. 그는 과감하게 대기업에 사표를 내고 일본으로 떠났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떠났던 바다를 자신의 새로운 일터로 받아들이기 위해서였다. 스킨스쿠버 자격증까지 준비하고 떠난 일본에서 그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월급도 없이 일을 배우는 그는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빨리 출근하고,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등 더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었지만 지금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실제 사연을 가진 이들은 모두가 대기업을 다니다 퇴사한 인물들이다. 말 그대로 모두가 꿈꾸고 있는 최고의 직장을 나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퇴사 이유는 결국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청년들의 시선만이 아니라 회사의 중견 간부들의 시각으로 통해 신입사원들의 이른 퇴사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들이 일상으로 사용하는 "예전에는..."이라는 단어 선택은 이들의 단절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내가 젊었을 때는 이렇게 했는데 왜 젊은 신입 사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느냐는 식의 발언은 곧, 서로를 결코 돌아보거나 이해하려는 노력이 존재하지 않는단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려는 노력이 없는 한 이 고민과 문제는 풀어질 수는 없다.

 

회사는 군대와 비슷하다. 대한민국은 기본적으로 군 문화가 그대로 사회에 이식된 형태다. 거의 대부분의 사회인들은 군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군대에서 강요한 효율성이라는 것이 기업 문화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 문제다. 상명하복이 생명인 군 문화가 그대로 적용된 기업 문화는 그래서 경직될 수밖에 없다.

 

창의적인 사회에서 전근대적인 문화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상황은 당연하게도 충돌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효율성을 외치면서도 비효율적인 일들만 하고 있는 기업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을 지향하기보다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땅을 차지하기 위한 그들의 행동 철학은 결국 그렇게 작은 틀 속에서 싸우게 만드는 이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세계적 기업이라고 불리고 있는 곳에서도 상명하복만 외쳐 된다. 이런 기업 문화 속에서 버티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말 그대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다니는 회사원들에게 그 공간은 욕하면서도 버틸 수밖에 없는 공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


자아성찰을 하기 위해 나온 청년들은 대단한 용기를 가진 존재들이다. 그들은 퇴사 후 자신이 원하던 일들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알바생, 사진작가, 강사 등 대기업에서 받았던 연봉과는 턱없이 부족한 돈을 받으면서도 그들은 행복해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저 그곳이 대기업이기 때문이었다. 소위 말하는 스카이를 가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수험생들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부에만 매진한다. 그들에게 유일한 소망은 모두가 알아주는 유명 대학을 가는 것이 목표의 전부다.

 

유명 대학을 가는 이유는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 위함이다. 그렇지 않으면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공식을 쫓아 유명 대학과 대기업에 취직한 사람들 중 2, 30%는 1년도 안 되어 퇴사를 결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이 회사에서 찾지 못한 것은 바로 '적성'이다.

 

대학 입시에서 자신의 원하는 꿈을 위한 공부가 아닌 간판이 우선이었듯, 그들은 회사 역시 간판을 보고 가는 것이지 자신의 적성을 먼저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보니 그들이 행복할 수는 없다. 자신의 행복을 위한 삶이 아니라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아가도록 강요받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행복마저 제어당한 삶은 허수아비의 삶과 다름없다.

목적은 존재하지만 목표는 존재하지 않은, 영혼도 사라진 그 삶이라는 것이 허망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하다. 신입사원들의 퇴사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개인의 문제부터 사회적 문제까지 단순하게 하나로 규정해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린 자신이 무엇을 정말 하고 싶은지에 대한 자의식마저 제거당한 채 살고 있다는 것만은 명확하다.

 

대학 간판이 아닌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학과 선택이 우선이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미 그렇게 키워진 삶 속에서 사회생활이라고 달라질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도 하니까, 기왕이면 대기업이 더 그럴듯하니까?라는 사회적 분위기는 결국 정체를 낳고 공멸을 부를 뿐이다.

 

창조경제를 외치지만 허울뿐인 공염불 같은 외침처럼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나보다 타인의 시각만 고민하는 타성적 삶에 익숙해 있다. 자아가 타자에 의해 지배당한 삶은 결국 불행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SBS 스페셜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자아'를 찾아가는 것이 곧 가장 행복한 일이라는 단순한 진리였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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