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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가족입니다 9회-추자현을 선택했다는 원미경의 고백, 파장의 시작?

by 자이미 202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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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도 과거는 존재했다. 하지만 그 비밀은 존재하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단기 기억상실에 걸려 22살로 돌아간 그 잠깐의 시간 동안 평생 감추고 살기로 했던, 비밀은 세어 나왔고 그렇게 그들 가족을 흔들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잃었던 기억은 비슷한 방식으로 되찾게 되었다. 기억이 돌아온 상식은 과거의 자신이 아니었다. 점프하듯 22살의 기억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상식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상식이 아이들만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 시점은 존재한다. 진숙이 상식을 잊고 아이들만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 것과 비슷한 시점이다. 상식은 진숙을 사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가 아닌 은주를 더 아끼고 사랑했다. 자신에게 꿈과 희망을 가지게 한 진숙과 아이들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었다.

 

두 아이를 낳은 후에도 책을 읽다 눈물까지 흘리는 여전히 아름다운 진숙을 평생 사랑하겠다 다짐했다. 그리고 진숙도 그럴 것이라 믿었다. 아무런 미래도 없었던 22살 나이. 운명처럼 다가왔던 대학생 진숙. 그렇게 그들은 상식이 살던 낡고 좁은 방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해 일을 했고, 옆방까지 얻으며 조금씩 가족을 키워나갔다. 그런 그들에게 위기는 너무 쉽고 허무하게 찾아왔다. 셋째인 지우를 임신한 진숙이 은주를 데리고 나가버렸다. 상식은 그 어떤 징후도 느끼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진숙의 행동에 상식은 상심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 전 사귀던 남자의 아이와 함께 아무말 없이 집을 나가버린 진숙. 홀로 남겨져 서럽게 울던 은희를 안고 상식도 울었다. 왜 그녀는 그렇게 나가버린 것일까? 그때도 지금도 알 수가 없다. 그렇게 진숙과 은주는 돌아왔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진숙을 위해 항상 사오던 귤. 귤 봉지를 툭 쳐버리는 진숙의 행동에 상식은 이제 완전히 자신과 멀어졌음을 실감했다. 그렇게 상식은 오직 아이들을 위해서만 살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상식과 진숙은 그렇게 서로에 대한 감정을 거둬들였다.

 

상식과 달리, 진숙은 명확한 이유가 존재했다. 언제부터인가 상식은 비밀이 생겼다. 그리고 삐삐 번호로 연락 해보니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여성이 누구인지 왜 연락을 취해왔는지 묻지도 않았다. 그저 그 번호를 보고 웃는 상식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확신할 뿐이었다.

셋째를 임신한 진숙은 아이를 떼기 위해 나섰다가 차마 하지 못하고, 은주와 다시 돌아왔다. 이제 상식과 관계는 정리하고 오직 아이들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을 한 채 말이다. 상식이 사 온 귤 봉지를 보지 못하고 청소하던 진숙은 툭 쳐서 흩어진 귤을 보며 놀랐다. 말하지 않고 놓고 간 귤 봉지를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식과 진숙은 그렇게 남남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을 위해 사는 그들은 더는 부부가 아니었다. 그런 그들은 그렇게 졸혼을 선언했고,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가족의 비밀이 터지고 말았다. 작은 의구심은 확신이 되었고, 은희의 추론은 결국 사실임이 밝혀졌다.

 

진숙은 그렇게 은주와 만나 비밀을 털어놓았다. 아버지가 다르다는 그 말이 쉽지 않았다. 자신이 살아왔던 시절을 이해시켜야 했다. 아이를 지울까도 생각했지만, 진숙은 은주를 지키기 위해 상식을 택했다.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봐 온 상식과 결혼함으로써 주변의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은주는 엄마의 충격적인 고백에 당황했다. 아니 엄마 앞에서 내색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숨겨진 진짜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 다만 엄마의 삶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처지가 그런 몰입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엄마는 스스로를 죽였다.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사는 것으로 자신을 살렸다. 아버지가 그렇게 막하는 것 역시 엄마에게 자신이라는 약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란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 은주의 생각은 은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부모의 관계가 좋지는 않았지만 폭력적이지 않았던 아버지. 하지만 그렇게 비밀이 공개된 후 각자의 입장은 바뀌고 말았다. 남편이 게이였다는 사실에 이어, 아버지마저 다르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은주로서는 모든 것이 힘들 수밖에 없다.

 

상식이 의혹을 가지고 있었던 유씨네 야채가게 주인 유씨는 상식과 아무런 관계가 아니었다. 은주의 친부도 아니었다. 유 씨는 처남이나 비슷한 존재였다. 유 씨 부인이 병원에 입원해 있고, 그렇게 간병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상식은 유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을 뿐이다.

오해는 풀렸지만, 과거의 갈등은 해소할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 상식은 영식을 찾았다. 아내를 찾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온 영식에게는 어린 아들도 있었다. 영식은 과연 상식의 진짜 아들일까? 가족들을 모두 모이라고 한 날 상식은 영식과 그의 아들을 데려왔다.

 

우리 모두 가족인데 얼굴은 알고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상식의 말에 가족들은 모두 기겁했다. 진숙은 의혹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자식들은 이 말도 안 되는 전개에 놀랐다. 과연 상식은 정말 바람을 피운 것일까?

 

정말 바람을 피웠다면, 진숙이 그토록 의심을 하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다. 진숙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자신의 행동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식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다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영식을 그저 아들처럼 대하고 지원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터질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제 왜 그런 상황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수습하는 길 외에는 없다. 완전히 남이 되지 않는 한 그들은 가족이다. 그리고 가훈처럼 '사랑으로 화목한 가정'을 되찾는 길을 그들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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