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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감자별 2013qr3 6회-진주색 넥타이를 한 김정민, 우리시대 아버지의 초상이었다

by 자이미 2013.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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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의 시작은 단순한 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것들이 뭉치면 결과적으로 커다란 재앙처럼 밀어닥치는 현실은 감당하기 힘겹기만 합니다. 당당한 아버지이고 싶은 도상과 아버지가 자랑스럽기를 바라는 아들 규호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사면초가에 몰린 현실에서는 그저 바람으로 그칠 뿐이었습니다. 

 

진주색 넥타이를 맨 아버지의 표정;

탐정 엄마 앞에서 꼼짝 못하는 변호사 아버지, 우리 시대 자화상이다

 

 

 

 

아들과 함께 눈높이로 살아가는 변호사 김도상은 행복합니다. 하지만 부인 앞에만 서면 주눅 드는 도상에게 세상에서 가장 두렵고 아픈 존재는 부인입니다. 파워블로거이기도 한 부인은 똑 부러진 살림을 하는 억척주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탁월한 추리력을 가진 노보영은 김도상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그날도 아들들과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해줄 장난을 준비한 도상은 오히려 부인에게 타박만 듣고 말았습니다. 아이가 잘못해 쓰러졌다는 설정 자체가 과도했지만, 그저 아이들처럼 엄마 놀리는 재미에 푹 빠진 도상의 행동은 부인인 보영에게는 한심해 보이기만 합니다.

 

집안에서는 부인인 보영에게 꽉 잡혀 사는 도상이지만, 직장인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멋진 존재였습니다. 아빠의 직업을 알아보는 숙제를 하기 위해 아빠의 사무실에 함께 간 아이들은 멋지게 일을 하는 아빠의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힘든 사람들을 변호해 도와주는 아빠는 누구보다 논리적이고 정확한 말로 상대를 제압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아빠는 달변가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일에 자랑스러워하고 아들 앞에서는 세상 최고이고 싶은 아빠이지만 집에만 돌아가면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이 슬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떡볶이를 먹고 가자던 계획은 엄마의 한 마디로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식사하라는 이야기에 모든 계획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버지와 두 아들들에게 부인이고 엄마인 보영이라는 존재는 절대적이었습니다.

 

 

야구를 보면서 장난을 치는 아빠와 아들의 모습은 정겹기만 하지만, 자신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 남편과 아이들이 싫어 재촉하는 보영의 모습은 그들에게는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보영의 지시대로 움직여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변덕이 심한 노수영을 잊지 못하고 한국에 머물고 있던 줄리엔은 여자 친구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적까지 만드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미신을 믿지 않았던 줄리엔이 10만원에 달하는 부적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할 정도로 수영에 대한 사랑은 지극정성이었습니다. 찜질방에서 기거하며 수영이 다시 자신을 사랑해주기를 기대하는 줄리엔은 진아의 엄마 선자의 말에 혹해 점집을 찾았고, 부적을 몸에 지니며 다시 사랑이 시작되기를 기대했습니다.

 

부적까지 했지만 수영의 마음은 여전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수시로 변하는 수영은 노래 한 곡을 듣는 과정에서도 앞부분이 좋아도, 뒷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는 단순한 성격을 지닌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수영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 딱히 없었던 줄리엔은 절대 믿지 않는 미신을 위해 산에 영천 돌할매까지 찾아가는 정성을 기울입니다. 돌할매 앞에서 영어로 수영과의 사랑을 기원하는 줄리엔의 모습은 참 신기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노씨 집안의 절대 권력자인 왕유정은 여전히 강력한 힘으로 집안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능력 없는 남편 노수동과 철없는 시아버지 노송을 꽉 휘어잡고 열심히 돈 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유정은 발톱을 깎는 노송을 나무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위해 발톱 방어에 나선 수동이었지만, 그 방어막까지 깨고 날아간 거대한 발톱은 열심히 전화로 업무를 보던 유정의 입속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 긴박한 상황에서 드러난 노씨 집안의 모든 것은 왕유정의 한 마디에 흔들린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아내를 속이고 낯선 여자와 조깅을 하며 행복했던 도상은 그 끔찍한 기억이 다시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검은 봉지에 담아주었던 흙투성이가 되었던 운동복을 아내가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도상의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습니다. 재판을 앞두고 터진 이 사건으로 인해 혼을 빼앗긴 도상은 변호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고, 아내가 그 사실을 알까 걱정하는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아들 앞이라 당당하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는 도상은 자신의 집 근처로 이사온 아이돌 팬들에게 물벼락을 안겨 그들에게도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집에서는 부인이 어서 집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다른 쪽에서는 도상의 변호 실패로 화가난 의뢰인이 깡패 동생들을 보내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의 사진에 흙탕물이 튀었다고 분노해 달려오는 아이돌 광팬들의 추격도 두렵고, 바로 앞에서는 자신이 잠깐 마음에 품었던 낯선 여인의 등장까지 이어졌습니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가 되어버린 상황 속에서 도상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최소한 아들들 앞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던 아빠 도상이 아들들을 떡볶이 집으로 보내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오묘한 표정으로 규호 담임선생님의 평가가 속의 그 기묘함은 사면초가에 빠진 도상의 복잡함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림 하나만으로 드러난 도상의 모습 속에는 우리 아버지들의 일상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변호사라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도상이 부인 앞에서 힘겨운 삶을 산다는 상황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일상이 도상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점에서 <감자별 2013QR3>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웃음 속에 진한 페이소스를 담는 김병욱 특유의 시트콤의 색채가 잘 전해진 에피소드였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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