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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강호동 빠진 1박2일, 조기 폐지가 아닌 종영 없는 새로운 시작도 가능하다

by 자이미 201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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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강호동이 빠진 '1박2일'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습니다. 커다란 산처럼 버티고 서 있던 그의 부재는 곧 폐지로 이어지며 위기는 곧 현실이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갑작스러운 연예계 은퇴 선언으로 남은 기간 동안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은 위기로 다가왔습니다.

이승기 중심으로 남은 다섯과 제작진 의외의 가능성 보였다




강호동이 빠진 첫 녹화는 제작진과 멤버, 시청자들도 낯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1박2일'이 시작하면서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강호동이라는 존재가 사라진 채 남겨진 인원들이 새롭게 방송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무척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런 걱정들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하는 멤버들과 그런 그들을 위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여행을 만들어낸 제작진들로 인해 강호동의 부재는 분명 존재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 '1박2일'은 의외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제작진들은 강호동이 빠진 첫 녹화를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한 듯합니다. 그들이 선택한 여행지는 다른 곳이 아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지만 점점 잊혀져 가는 5일장이었습니다. 다섯 명의 멤버들이 전국에서 유명한 다섯 곳의 5일장으로 떠나는 여행과 주어진 미션은 그들이 과연 '1박2일'에서 어떤 모습과 위상으로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조용하기만 하던 엄태웅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활기찬 모습으로 솔선수범하려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센터 자리에 누가 서느냐는 문제로 서로 힘겨워 하는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제는 내 위주로 가야지"라며 선뜻 그 역할을 대신하며 새로운 '1박2일'을 선도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이수근의 개그 감은 여전히 좋았고 부족한 부분들을 매워주고 상황들을 조리 있게 정리하는 이승기의 역할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각자 흩어져 다섯 곳의 전통 시장을 찾은 '1박2일'의 멤버들과 시장에서 그들을 환영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제작진들이 확인하고 싶었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힘을 얻기 위해 절실했던 장소였는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들이 어느 섬이나 깊은 산골로 여행을 떠났다면 그건 최악의 선택이 되었을 것입니다. 강호동이라는 존재의 부재는 큰 공백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고 그런 문제는 일상의 여행에서는 쉽게 드러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작진들은 그런 여러 문제점들까지 고려해 5일장이라는 장소를 선택한 것은 탁월했습니다. 

각자 홀로 떠난 여행을 통해 서로의 가치를 확인하고 제작진들이 제시한 '시장하면 떠오르는 공통된 물건'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 역시도 흥미로웠습니다. 더욱 흩어져 왁자지껄한 시장에서 일반 시민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강호동의 부재를 상대적으로 적게 느끼게 하는 효과마저 가져왔습니다.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밖에 없는 강호동이라는 존재감을 희석시키고 대중들과 함께 하겠다는 제작진의 시도는 좋았고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것은 흔들림 없는 시청자들의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차가 있기에 많은 시민들은 강호동이 하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을 바라보면서 무관심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강호동 부재 1박2일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2012년 2월을 끝으로 종영이 예정되어 있던 '1박2일'은 상황에 따라 종영없이 지속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모든 이들은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은 의미가 없다는 식의 생각들을 해왔습니다. 이는 제작진도 멤버들도 시청자들 모두 공통적으로 느끼는 한계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강호동 없는 '1박2일'을 경험해 보지 않은 상황에서 그 부재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1박2일 5일장 특집'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해볼 만 하다"는 답변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첫 방송은 그래서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심장>에서 강호동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워 담당 피디의 찬사를 받았던 이승기는 <1박2일>에서도 훌륭한 역할로 제작진과 시청자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훌륭한 조력자로 진행의 미비한 점을 챙겨서 정리해주고 흐름을 끌어가는 힘은 의외로 강력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더욱 강호동 못지않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승기의 존재감은 5일장 현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7살 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할머니까지 이승기에 대한 사랑은 지극했으니 말입니다.(이런 상황들을 제작진이 만든 의도적인 편집이란 주장을 펼친다면 답이 없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이승기와 나름의 가치들을 형성하고 있는 다른 멤버들의 활약은 자연스럽게 '1박2일' 종영 없이 계속 가도 상관없다는 결론으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KBS 수뇌부에서는 <1박2일>이라는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의 폐지를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작진 역시 아쉬움이 가득한 것이 사실이지요. 멤버들 역시 서로의 입장차가 다르기는 하지만 굳이 폐지를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물론 강호동이 떠난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이며 그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강호동의 연예계 잠정 은퇴는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강호동의 부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종영은, 그의 부재 이후에도 충분히 <1박2일>은 그들만의 재미로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종영은 다시 논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한 회 방송으로 강호동의 부재는 미미했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단체 미션을 하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변수들 속에 분명 강호동의 부재를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종영보다는 지속적인 방송에 무게를 두고 싶어지는 것은 남은 멤버들로도 충분히 여행 버라이어티의 재미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재가 주는 일시적인 에너지 업일 수도 있겠지만 너나없이 적극적으로 방송에 임하는 그들의 모습에는 자신감이 넘쳐났고 그런 자신감들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1박2일'만의 새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강호동이라는 절대강자가 주는 재미도 있었지만 그가 사라진 자리를 다섯 명이 채워나가는 재미 역시 그 못지않았기 때문입니다. 

<1박2일> 종영에 대한 재논의는 이제부터 시작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강호동 발언 이후 방송을 통해 보여진 수많은 이야기들 중 대부분은 '1박2일'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발언들이었습니다. '5일장 특집'에서도 전국 곳곳에서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시민들의 모습으로 그들의 종영은 없어야 한다는 무언의 강변을 하는 '1박2일 종영'은 조심스럽게 다시 논의되어야 할 문제일 듯합니다. 

실체가 없는 두려움으로 도전보다는 종영을 선택했던 KBS로서는 강호동 부재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인 '1박2일'의 모습에 자신감을 얻었을 듯합니다. 남은 인원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는 '1박2일'의 실험은 2월까지 지속되겠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2월 이후에도 꾸준히 그들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강호동 부재 첫 방송에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이제 선택은 그들의 몫으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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