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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개콘 용감한 녀석들이 건전한 녀석들이 된 이유가 경악스럽다

by 자이미 201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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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늦은 시간 예능 절대 강자로 자리 잡은 '개그 콘서트'는 더 이상 뒤쳐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거나 오래된 코너들을 과감하게 폐지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용감한 녀석들'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그들은 왜 스스로 건전한 녀석들이 되어야 했을까?

 

 

 

 

 

실연에 빠진 남자의 사연을 듣고 해법을 제시해주는 남녀 3인조의 이야기를 담은 '용감한 녀석들'은, 뮤지컬처럼 이어지는 노래와 과감한 언어 사용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코너입니다. 음원을 출시해 큰 반항을 일으키기도 했고 유일한 여성 멤버인 신보라는 최근 가장 핫한 스타의 반열에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서수민 피디의 파업과 복귀를 즈음하여 '용감한 녀석들'이 보여준 메시지는 강렬했습니다. 단순한 개그에서 사회적 문제를 과감하게 드러내며 정말 용감한 녀석들이 되어버린 그들로 인해 많은 이들은 환호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출연진인 박성광이 개콘을 책임지는 서수민 피디에게 '못 생겼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며 시작된 그들만의 전쟁은 이후 단순한 외모 비난이 아닌 사회적 문제를 담아내며 더욱 단단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용감한 녀석들'이라는 이름답게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용감하게 들려주는 그들의 모습은 속이 다 후련할 정도니 말입니다. 이런 그들에게 재갈을 물리며 등장한 서수민 피디의 박성광 통편집 논란은 곧 권력에 장악당한 방송에 대한 풍자로 이어지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서수민 피디의 외모를 비판하던 박성광을 통 편집해 복수를 하는 형식의 코미디가 아니라 바른 말을 하는 이들을 통 편집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 방송으로 내보내는 방송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풍자는 대단했습니다. 현 정권 들어 편향되고 왜곡된 방송이 많다는 지적들이 넘쳐났고 이런 문제가 방송사 총파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서 피디의 풍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명확했습니다. 

 

개콘의 절대존재라 불리는 서수민 피디는 개콘 출연자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들이 힘들게 준비한 개그가 서 피디에 의해 살아날 수도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서 피디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서 피디의 모습을 적극적인 풍자의 대상으로 삼아 이를 현 정권의 언론 파괴로 만들어낸 아이디어는 많은 이들에게 환호성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파업 전까지는 박성광의 노골적인 그리고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지만 파업 후 돌아온 서 피디의 반격은 거세게 이어졌습니다. 박성광에 대한 통 편집 공격에 본격적인 반격은 시작되었고 이런 그들의 대립은 결과적으로 그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했습니다.

 

큐시트를 바꿔 바른말하는 박성광을 출연하지 못하게 하거나 대체 인력을 사용해 그의 출연 자체를 막아버리는 행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론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무한도전이 보고 싶다고 외치는 '용감한 녀석들'과 달리, 무한도전을 폐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MBC 사이에서 과연 시청자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다수의 시민들이 무한도전이 정상 방송되기를 바란다는 설문조사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정상방송의 선결 조건이 '언론 자유'가 보장된 파업 철회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지만 말입니다. 

19대 국회가 개원하기 위해 여야 합의를 통해 이야기된 MBC 정상화 방안에 김재철 퇴진이 암묵적인 동의를 얻었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지난 해 도청 논란의 주역이었던 한선교 의원을 문방위원장에 내정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에 김재철 사장이 임원과 일부 간부들이 동석한 티타임 성격의 간담회에서 '8월 퇴진'은 있을 수도 없다는 발언을 한 점과 일맥상통하게 이어지며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습니다.

 

8월에 들어올 방문진 이사들이 이미 내정되어 있으며 자신을 보호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는 말로, 자신의 퇴진을 야당의 주장 정도로 인식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박근혜가 방문진의 실질적인 주인이라는 점과 박근혜 캠프에서 노골적으로 516은 쿠데타가 아닌 군사혁명이라고 미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 장악을 다시 시도하려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용감한 녀석들'은 '건전한 녀석들'로 변해 철저하게 권력에 순응하는 존재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칠고 힘차게 하고 싶은 말을 하던 그들이 갑자기 동요 같은 노래로 철저하게 찬양모드로 돌변한 모습은 경악스러웠습니다.

 

재미없다는 비난에도 어쩔 수 없다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방송 못 나온다는 그들의 발언은 철저하게 강압과 강제로 언론을 통제하려는 권력에 대한 조롱이자 건강한 풍자였습니다. 시청자들의 환호와 호응에 이끌려 정상적인 '용감한 녀석들'로 돌아와 힘찬 노래와 함께 시원한 한 마디를 내뱉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원하는 방송을 하는게 아니라 우리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을 하지"

 

정태호의 이 한 마디는 강렬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강압적으로 방송을 규제하고 통제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송으로 만들려 하지만 결국 방송이란 시청자들이 주인이 되는 방송이 되어야 한다는 발언은 큰 의미를 담고 있으니 말입니다.  

 

"당신들이 원하는 맑고, 밝고 건전한 세상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을 때다"

 

동요 같은 노래와 무한 칭찬만이 이어지던 '건전한 녀석들'이 '맑고, 밝고 건전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내뱉는 독설처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현재가 정말 '맑고, 밝고, 건전한 세상'이라고 외치는 '용감한 녀석들'은 정말 용감했습니다. 

국민들을 교화하겠다는 권력에 의해 건전가요를 모든 음반에 의무적으로 담아야 했던 독재 시대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언론 장악을 적나라하게 풍자한 '용감한 녀석들'의 '건전한 녀석들'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시청자의 힘'이라는 문구를 통해 마지막까지 언론 자유를 외치는 이들은 정말 용감한 녀석들이었습니다.

 

당연한 방송의 권리를 무시한 채 철저하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건전한 방송만을 강요하는 권력에 쓴 소리를 내뱉은 '용감한 녀석들'. 그들이 주장하는 '시청자의 힘'이 무엇을 의미하고 주장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섬뜩할 정도로 경악스럽다는 것을 그들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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