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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건축학개론 수지 능가하는 응답하라 1997 은지의 힘, 이 드라마를 주목하라

by 자이미 201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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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 방송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두 번의 방송만으로도 그 존재감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최초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HOT와 아이돌 빠순이 1세대인 그들의 모습을 통해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이야기하는 이 드라마는 <건축학개론>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동과 재미가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아낸 응답하라 1997 대박이다

 

 

 

 

 

지상파의 어떤 드라마와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이 될 수 있는 <응답하라 1997>의 재미는 무엇일까? 코믹을 기본으로 깔면서 과거의 우리와 현재의 우리를 오가며 추억과 사랑을 능숙하게 표현하는 이 작품은 의외의 걸작 냄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코치로 있는 전라도 출신의 아버지와 남자 못지않은 괄괄한 성격의 부산 어머니 사이의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딸 성시원(정은지)의 성장기를 담고 있습니다. 15년 전 과거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재미있게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유사한 시점을 다룬 영화 <건축학개론>가 비교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첫 사랑을 우연히 만난 주인공이 그 첫사랑을 통해 과거를 추억하는 <건축학개론>은 우리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감성을 깨워주었습니다. 그 아련하게 남겨져 있던 첫 사랑에 대한 기억과 과거를 추억하게 하는 감성멜로였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수지는 '국민 첫사랑'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화제를 불러 모았었습니다. 그 달콤하고 아련했던 첫 사랑의 기억은 말 그대로 현실이 아닌 마음속에서만 구축된 동화와 같은 환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응답하라 1997>은 유사한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걸 그룹 출신의 수지와 은지의 출연이라는 점에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지만 걸 그룹이지만 서로 다른 대중의 시각처럼 너무 다른 모습이지만 둘 다 매력적이고 사랑스럽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게 다가옵니다.

 

에이핑크의 리드 보컬인 은지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의아해했습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점과 대중들에게 크게 회자되지 않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제작진의 선택을 패착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왜 제작진들이 은지를 왜 선택했는지는 시작과 함께 모두 드러났습니다. 만약 은지가 아니라면 과연 그 사랑스럽고 엉뚱하기만 한 성시원을 누가 연기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으니 말입니다.

 

홍대 한 호프집에서 '재경 부산 광안고 38회 동창회'를 통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자리에서 오랜만에 만난 여섯 동창들의 모습과 그 중 한 쌍의 커플이 결혼 발표를 한다며 시작된 그들의 추억 여행은 흥미로운 추측을 하게 합니다. 과연 이 동창생들 중 누가 사랑하는 존재가 되는지 추리하게 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로서는 이야기를 통해 그 진실을 찾아보는 재미도 부여해줍니다.

성시원과 출생동기이자 함께 살아왔던 윤윤제(서인국)의 사랑은 그 시절 학생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첫 사랑에 대한 애틋함이었습니다. 시원으로서는 너무 편한 윤제에게서 사랑이라는 느낌을 받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윤제에게는 오직 시원 밖에는 없습니다. 시원은 HOT에 빠진 빠순이에 학년에서 매번 꼴찌만 하는 문제아입니다. 시원과는 달리 매번 전교 1등을 하는 윤제는 선머슴 같은 시원이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HOT를 너무나 좋아하는 시원과 HOT에서 젝키로 갈아탄 모유정(신소율)의 우정과 질투 등은 여고생이 느끼는 감정의 굴곡들이었습니다. HOT를 너무 사랑해 서울까지 올라가 토니의 집에서 노숙까지 한 시원이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머리를 깍 인 상황은 평범한 진행으로 보였지만, 서로 좋아하는 아이돌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오래된 우정까지 깨지고 원수가 되었던 그들이 다시 하나가 되는 과정도 그들다웠습니다.

 

과거 유행했던 광고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바가지 머리 조우는 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매력 중 하나였습니다. 익숙한 패러디와 해학이 가득한 '응답하락 1997'은 이런 식으로 화면 전면에 웃음을 장치하고 있었습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소제목으로 시작된 3화에서 이 드라마가 가지는 장점과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사랑과 우정, 그 사이에서 모호해질 수밖에 없는 이들이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비밀을 서로 공유하며 이로 인해 서로 엇갈리는 감정들이 쌓이는 과정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여자보다 섬세하며 매력적인 강준희(호야)가 시원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며 시기를 하는 윤제는 사실 준희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지 못합니다.

항상 싸우는 부모님으로 인해 분위기가 엉망인 시원은 준희와 모뎀으로 PC통신을 즐기는 과정에서 이들은 서로 평생 안고 갈 비밀을 나누게 됩니다. 덤덤한 시원마저 불안하게 하던 부모님이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애틋한 분위기를 만들고, 이 과정을 우연하게 목격한 시원의 충격은 상상이상이었습니다. 시원이 비밀을 밝히자 준희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밀을 고백합니다. 그가 이성이 아닌 동성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된 시원. 그렇게 그들은 동성 친구처럼 친한 사이가 되었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윤제로서는 질투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응답하라 1997>은 사랑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창회에서 결혼 발표를 하는 이가 누구인지는 흥미롭고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동안 숨겨져 있던 태웅(송종호)가 사실은 시원의 언니인 송주(김예원)의 연인이었음이 드러납니다.

 

한석규를 좋아했던 그 시절 '접속'의 노래를 들으며 사랑을 키웠던 그들은 92년 롯데가 한국 시리즈 우승을 하는 그 날 교통사고로 죽고 맙니다. 그 지독한 슬픔에 빠진 태웅이 부산을 떠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송주를 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국 1등을 할 정도로 탁월한 실력을 가진 그가 부산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사랑을 잊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마치 데자뷰를 하듯 송주의 동생인 시원에게서 송주를 떠올리는 과정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달라던 송주의 행동과 모습이 너무 닮은 태웅이 시원에게서 버리지 못한 사랑을 추억하는 것은 자연스러웠습니다.

 

성동일의 생활 개그의 재미와 이일화의 의외의 코믹 연기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방성재로 등장하는 이시언의 코믹 감각과 인피니트 호야가 보여주는 의외의 연기력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윤제를 사랑하는 준희를 위해 윤제의 사랑을 외면하는 시원. 그런 시원의 사랑을 얻기 위해 페어플레이를 버리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반칙을 사용하는 윤제의 모습은 이후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캐릭터의 힘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사물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내고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은 완성도를 결정해주고 있었습니다. 능숙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드라마 작가와 연출자가 아닌 이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촘촘한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풍자와 다양한 의미들을 담아내는 기교의 힘은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여자 아이돌로서 매력을 모두 버리고 완벽하게 성시원으로 변한 은지의 매력은 <응답하라 1997>을 보지 않은 이들은 느낄 수 없을 겁니다. <건축학개론>에 수지가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을 보여줬다면, <응답하라 1997>의 은지는 포장되고 과장된 이미지로 만들어낸 첫 사랑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었던 우리의 기억 속에 살아 숨쉬는 꾸미지 않은 첫 사랑이었습니다.  

 

잘못 배달되어온 통닭과 시원에게 걸려올 서울 ROTC생의 전화. 그 간극의 차이를 '페어플레이'라는 소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장면은 이 드라마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92년 태웅이 가장 아끼는 휴대용 카세트를 송주에게 건네주던 장면과 97년 시원에게 시디플레이어를 주는 장면이 주는 교묘한 결합은 매력적이기만 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음악에 추억을 담아낸 <응답하라 1997>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매력적인 드라마임이 분명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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