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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공작도시 18회-각성한 재희, 폭로로 성진가 무너트린다

by 자이미 202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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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고 한다. 인간이라면 더욱 분노를 참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성진가 몰락은 그렇게 스스로 신이라도 된 듯 거만한 존재들의 과한 행동이 붕괴를 부추기고 있을 뿐이었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그들의 만행에 더는 참을 수 없는 재희의 선택은 파멸이었다.

 

한숙은 자신의 아들인 준일의 승계를 완성하기 위해 온갖 만행들을 저질러 왔다. 그리고 넘어서는 안 되는 선까지 넘었다. 재희를 궁지로 몰고 협박하는 행위가 그동안 다른 이들에게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았던 며느리에 대한 공격을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이설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영상이 한 기자에 의해 조작되어 오히려 재희를 돕던 박정호 검사를 범인으로 몰아갔다. 이는 재희를 압박하기 위한 한숙의 작품이었다. 이 상황에서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에 대치하는 재희가 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것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순종을 강요하는 한숙은 자신에게 충성을 하지 않으면 박정호를 살인범으로 몰아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재희로서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정호를 더는 궁지로 몰아넣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호만이 아니라 그의 부모들까지 힘겨워지게 할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이 상황에서 한숙보다 더 분노하게 하는 인간이 바로 준혁이었다. 가증스러움이 극에 달한 준혁의 행동은 기본적인 사고체계로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이설이 죽은 후 현우 바이올린 교사를 다시 불러 밀회를 즐기는 준혁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한숙이 준혁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모습은 단 하나다. 준일의 승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준혁이 필요하다. 승계가 완료되면 준혁이 어떻게 되든 아무런 상관없다. 다만, 준일을 성진그룹 오너로 완성하는 것이 시급할 뿐이다. 준혁은 그저 준일의 승계 작업 마무리를 위한 시선 돌리기 용일뿐이다.

 

쇼윈도 부부를 넘어 쇼윈도 가족의 면면은 대선 후보로 나선 준혁을 위한 보여주기 식 만남에서 극대화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주연은 재희에게 왜 이혼하지 않냐고 물었다. 과거와 달리, 재단 이사장이 된 주연의 여유로움이 가져온 질문이기도 했다.

 

이혼을 생각했지만 거래가 더 필요한 주연은 할 수 없는, 혹은 굳이 할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재희로서는 그런 패가 없다. 그래서 한숙은 일방적으로 재희에게 충성을 강요할 수 있었다. 그저 이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라는 요구는 성진가에서 버티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준혁은 대놓고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상간녀 역시 당당하게 재희를 조롱한다. 이 정도면 갈 데까지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준혁의 비서 노릇을 하고 있는 유 교수는 알려지지 않게 잘 관리하겠다는 말로 준혁의 외도를 비호하고 있을 뿐이다.

 

한숙은 재희를 불러 준혁의 바람을 왜 바로잡지 않냐고 타박한다. 준혁을 위한 것이 아닌 준일을 위함이라는 사실이 가증스럽게 다가온다. 자격 따지면 책임만 요구하는 한숙에게 재희는 그저 도구일 뿐이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직은 필요한 도구 말이다.

 

어쩔 수 없이 바람을 피우고 있는 상간녀를 만난 자리에서 바이올린 교사는 오히려 재희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 변화를 준 것은 예린이었다. 텐프로 출신으로 조강현의 상간녀이기도 한 예린이 변호사를 만난 후 이들의 모습을 보고 분노해 바이올린 교사의 뒤통수를 쳐버렸다.

무너질 대로 무너진 재희는 예린에게 화풀이를 했다. 욕망에 충실한 존재들에 대한 분풀이이기도 했지만, 그런 재희의 모습을 본 예린은 화가 났다. 자신과는 다를 것이라 봤던 재희의 이 한심함에 어쩔 수 없는 존재라는 발언은 재희를 자각시키는 이유가 되었다.

 

진심으로 재희를 위해 발언하고 움직이는 존재는 이설과 예린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흥미롭다. 재희의 분노 게이지를 점점 상승시키는 과정들이 시작되었다. 가증스러운 준혁은 재희에게 이설에게 저지른 잘못을 언급하며 조롱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설을 죽음으로 내몰고, 이를 알면서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저열한 존재가 재희에게 오히려 비난을 쏟아내는 장면은 경악할 수준이다. 그런 점에서 준혁의 몰락은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추락은 강렬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재희는 미술관에서 이설의 유품 중 사전을 펼쳐봤다. 이설이 표시해 둔 페이지에는 성폭행, 두렵다, 무섭다, 억울하다, 죽다, 자살 등에 형광팬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이설이 느끼는 감정선들이 사전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를 보며 재희 역시 공감을 표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느끼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재희는 한숙을 찾아갔다. 그리고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지 마라며 어머니는 자격 없다고 한다.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며 한숙을 공격하는 재희는 어머님을 욕하며 견딜 거라고 밝힌다. 이 당돌함이 어떤 파장으로 이어질지 알지 못한 채 한숙은 그저 재미있기만 했다.

 

재희에게는 언급도 없이 치매에 걸린 자신의 아버지까지 이용하는 준혁의 행동은 추악할 뿐이었다. 한 번도 장인으로 생각도 하지 않았고, 찾아뵙지도 않았던 자가 카메라 앞에서 온갖 다정함으로 포장하는 모습에 경악스러움을 느끼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

 

그러든 말든 재희는 아버지 짐을 정리하다 손수건으로 곱게 감싼 귀걸이를 발견했다. 아내 선물이라며 전해 달라는 아버지는 쑥스러워서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어머니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내게는 너무 아름다운 아내를 위해 대신 전해 달라는 치매 걸린 아버지를 보며 재희도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판사인 아버지와 달리, 고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엄마는 평생 눈치만 보고 사셨다. 그런 모습을 보며 어린 재희는 절대 어머니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판사인 아버지가 고졸 어머니를 부끄러워해서 그런 거라 생각하며 자신은 절대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그 지독한 자격지심과 트라우마가 결국 욕망에 충실했던 현재의 재희를 만들었다. 

 

가증스러운 가족의 결정판을 보여주는 장면은 섬뜩하게 다가왔다. 준혁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이를 위해 파티를 준비한 가족과 눈을 가리고 그곳에 입장시켜 주인공으로 만들어 카메라 앞에서 축하하는 이들은 그저 괴물 들일뿐이었다.

고 비서가 재희를 찾아왔다. 그런 고 비서에게 재희는 "몇 명이나 죽여봤어요?"라고 묻는다. 한숙의 지시를 따른 것이지만 고 비서가 행한 행동들은 분명하다. 그런 재희의 질문에 "언젠가 죄의 대가를 치를 겁니다"라고 답했다. 충성스러운 고 비서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변수로 다가옵니다. 

 

이설이 재희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는 그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7년 전 철거일을 조금만 늦춰달라 부탁하러 갔던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별장으로 가게 되었고, 정준혁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렇게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진 과정은 기괴하게도 재희와 연결 고리를 만들어줬다.

 

용산참사를 주제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유가족들이 가지는 고통은 이설을 통해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피해자들을 잔인하게 학살한 경찰 고위직은 국회의원이 되고, 그렇게 부화뇌동했던 자들이 승승장구한 모습은 그저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이설의 삶은 그렇게 용산참사 희생자와 남겨진 가족들의 서글픈 현실이기도 했다. 이설의 상실과 고통이 재희에게는 행복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온전히 재희를 위로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는 이설은 미래를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재희는 이설의 편지를 고 비서에게 돌려주고 예정된 인터뷰에 응했다. 준혁의 대선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진 상황에서 재희는 "몰랐어요. 내가 김이설을 죽였는데...?"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이는 파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목격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재희가 이설 살인범으로 형을 살 일은 없다. 이를 통해 김이설 죽음을 전면에 드러내 성진가를 몰락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성진가 파멸을 위해 자신이 지은 죄들도 공론화하겠다는 재희의 선택은 강력한 무기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1회 등장했던 욕망이 가득한 재희가 보인 상상 속의 인터뷰는 18회 파멸이 시작되는 인터뷰로 연결되며 수미쌍관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가증스럽게 이설의 죽음을 이용해 앵커가 된 한 기자는 이 폭로전에 문건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재희의 폭로에 편승해 포스트 정준혁이 되겠다는 욕망이 드러났다.

 

모두에게 배신을 당하고 피신했던 용섭은 재희의 폭로를 보고 용기를 낼 수 있을 듯하다. 한숙에게 내쳐진 민 의원은 이를 계기로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준혁이 이설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조강현 역시 노선을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말 그대로 반 서한숙 파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스스로 자멸을 통해 성진가를 폭로한 재희의 선택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그곳을 흔들기 시작했다. 온갖 가증스러움으로 채워진 성진가의 몰락은 현실로 다가왔다. 욕망에만 충실했던 그들의 최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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