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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구미호 여우누이뎐 8회-구미호가 사라진 구미호 이야기

by 자이미 2010.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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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크게 주목 받았던 여름 드라마 <구미호 여우누이뎐>이 벌써 힘이 빠진 건가요? 구미호는 사라진채 구미호 이야기를 하고 있어 아쉽기만 합니다. 전개마저도 늘어지며 호러 드라마로서의 가치마저도 망가져가는 이 드라마는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모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구미호는 있는데 구미호가 없다?



구미호 이야기의 핵심은 구미호가 가지고 있는 감당하기 힘든 마력을 억제하고 인간이 되고자 했지만, 인간에게 버림받아 고통스러워하는 구미호의 복수극이 주요 플롯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무리 극단적인 변형을 가져온다고 한들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기도 합니다. 

이승기와 신민아가 출연하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 같은 구미호만을 차용한 트렌드 드라마가 아닌 정통 구미호 이야기를 펼치는 이 작품에서 구미호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위기 속에 가장 돋보이는 역할을 해야 하는 구미호는 정작 자신의 자식이 어디 있는지 조차 찾지 못한 채 산을 헤맬 뿐입니다.
자식에 대한 애틋함은 넘치지만 정작 구미호의 능력은 사라진 평범한 어미와 사랑에 눈 먼 여인의 모습만이 있을 뿐입니다. 과거 모두를 압도하던 엄청난 능력을 소유했던 구미호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채 그저 여우의 모습을 가진 여인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자식의 간을 꺼내 인간을 살리려는 상황에서 구미호 구산댁의 모습은 한심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만신에 의해 작성된 부적으로 죽음 직전까지 내몰리고 어린 딸의 방울로 인해 겨우 목숨을 건진 그녀는 양부인의 거짓말에도 쉽게 속는 소위 촉이 떨어진 구미호로 열연하고 있을 뿐입니다. 

구미호인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 천우의 살신성인으로 인해 겨우 연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된 구산댁은 여전히 헤매며 연이를 구하는 데는 한계를 보입니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산 속에서도 구미호로서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는 그녀는 더 이상 구미호는 아니었습니다.  

죽음 직전에 몰렸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본능적으로 자식을 찾아 나서던 구미호가 남들은 쉽게 찾는 연이를 찾지 못하고 다른 곳만 헤매고 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가 힘듭니다. 까마귀가 모여있는 곳에 연이가 있음을 한 번의 경험으로 알고 있는 정규나 세상 모든 것을 내다보고 있는 만신은 차치하고서라도 두수보다도 못한 추격전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8회까지의 내용을 보면 구미호가 등장하지만 구미호는 없는 이상한 내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간을 사랑하는 구미호의 안타까움을 극대화하기 위함인지 알 수 없지만, 구산댁이나 연이 모두 사랑에 빠져 혼란에 빠진 인물로 그려집니다.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사랑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런 구조를 통해 다양한 얼개들을 추가적으로 만들어가려는 노력들은 이후 평이한 스토리 라인으로 인해 밋밋하게 전개되기만 합니다.

구미호가 구미호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구미호에 맞설 수 있는 절대적인 강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만신이 모든 상황들을 조절하며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구미호와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는 만신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만신과의 대결을 위해 구미호가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모르지만 현재까지의 구미호의 모습은 만신에게는 상대할 수 없는 그런 존재일 뿐입니다. 모든 상황들을 내다보고 관장하는 만신의 절대 권력에 비해 구미호의 나약함은 힘의 균형을 무너트리며 재미를 반감시킬 뿐입니다.
 
두수에 대한 사랑은 구산댁의 눈을 멀게 하고 바로 코앞에 있는 연이를 몰라보고 연이를 재물로 삼으려는 두수를 놔둔 채 다른 곳만 찾아 헤매는 구미호 구산댁은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구산댁을 둘러싼 두수와 천우와의 미묘한 대결이 시작되고 두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구미호의 운명은 비극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미 정상적인 인간이 아님을 알면서도 구산댁을 사랑하는 천우와 초옥의 생명을 위해 구산댁을 사랑하게 된 두수는 그가 구산댁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부터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어른들의 삼각관계에 이은 어린 삼각관계인, 연이와 정규와의 사랑에 초옥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일 수밖에 없지만 지속적으로 누워 헛것만 바라보는 초옥은 만신에 의해 조정되는 아바타일 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는 여우로 변해가는 연이 자신이고 그런 존재에 대한 고민은 '구미호'이야기의 재미이자 흥미로움을 이끄는 역할로서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천우와 마찬가지로 연이가 괴물로 변해가고 있음에도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이는 정규의 존재감이 구미호 이야기에 어떤 역할을 할지도 기대됩니다. 결과는 없이 방송 내내 뛰어다니기만 하던 그들은 처음과 다름없이 재단에 올려 진 연이의 구슬픈 노래로 막을 내렸습니다.

8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달리는 등장인물들이나 구미호로서 전혀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구산댁이 아니었습니다. 주인공은 두수의 인간적인 고뇌였지요.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다른 아이를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서 번뇌하고 힘겨워하는 두수의 모습이었습니다. 두수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악과 선의 경계를 넘나드는 힘겨운 모습을 효과적으로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아쉽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이제 절반을 지나기 시작한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구미호가 사라진 드라마에서 언제 구미호가 등장할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구미호 본색을 찾으며 극단적으로 다가오는 상황들은 극의 재미를 극대화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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