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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7회-조인성과 송혜교 열연에 가려진 노희경의 힘을 주목하라

by 자이미 201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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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의 눈물과 조인성의 숨죽인 오열 등 매 회 등장하는 이 두 배우들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지독하게도 아프고 시린 사랑을 보여주는 이 배우들의 모습은 그래서 흐믓하면서도 아프기만 합니다. 이런 두 배우들의 열연을 더욱 간절하고 효과적으로 담아낸 감정들은 흥미롭고 매력적이었습니다. 

 

숨결마저 사로잡은 열연과 뛰어난 이야기의 힘

 

 

 

 

치밀한 이야기의 힘은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이 드라마가 매력적인 이유는 이런 촘촘한 이야기의 힘이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는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아름답고 효과적으로 영상을 담아내는 제작진의 모습까지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명품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원작 드라마를 본 이들이라면 전체적인 줄거리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리메이크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큰 줄기를 벗어나 새롭게 만들어진 노희경 특유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하게 엮여 이야기의 강력한 힘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비교를 불가하게 할 정도입니다. 

 

금고를 털려던 수는 왕 비서에게 걸리고 맙니다. 액자에 찍힌 지문은 결국 수의 정체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왕 비서에게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영이에게서 몰아내고 싶었던 왕 비서에게는 강력한 공격 무기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78억이라는 거액을 줄 테니 떠나라는 왕 비서에 맞서 수는 과감하게 거절합니다. 영이가 남긴 비디오에 담긴 내용 속에 들어있는 왕 비서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를 수는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고 사건을 시작으로 왕 비서는 적극적으로 수를 몰아붙이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가질 수 없었던 영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수를 몰아내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왕 비서의 행동은 불안하게 다가옵니다.

 

영이를 이용해 피엘 그룹 전체를 가지려는 탐욕을 드러내고 있는 이명호는 광기에 점점 사로잡히기 시작합니다. 수의 등장으로 자신의 위치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수를 몰락시키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있음에도 영이를 이용하려는 그의 음모 속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의도가 존재합니다.

 

누구보다 영이를 생각하는 왕 비서는 왜 이명호를 영이의 배후자로 선택했는지도 의아하게 다가옵니다. 영이를 사육시키려 집착하는 그녀의 행동을 생각해보면 문제가 많은 이명호를 상대로 삼는 것은 이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서가 될 수 있는 것들은 영이가 알고 있는 왕 비서의 집안 문제입니다. 그 숨겨진 이야기 속에 이명호와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관계는 이후 흥미롭게 다가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철과 수 사이에 희주가 존재하고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만들어진 지독한 애증은 항상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 합니다. 영이 사이에 수와 명호가 존재하고 이 관계가 사랑과 탐욕이라는 이질적인 대결 구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순수한 사랑을 두고 다퉜던 수와 무철의 상황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수평적 대결 구도에서 사랑이라는 가치를 두고 관계를 맺어왔던 것과 달리, 수와 명호의 관계는 사랑과 탐욕의 관계라는 점에서 이들의 대결 구도는 단순하게 정리될 수준입니다.

 

탐욕에 들끓는 명호가 결과적으로 패배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곳에 있을 겁니다. 문제는 사랑이라는 가치를 가장 크게 두고 있는 수와 무철의 관계는 더욱 고통스럽고 지독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수가 영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무철이 더욱 지독한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그런 지독한 애증이 감겨 있다는 점에서 무철과 수의 관계는 불안함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수에 대한 지독한 애착을 가진 소라의 재등장 역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자신만이 소유해야 한다며 그를 감옥까지 보냈던 소라가 과연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중요하니 말입니다. 여전히 수를 잊지 못하는 그녀는 무철에게 수의 소식을 듣고 분노합니다. 그리고 백화점에서 우연하게 마주한 소라와 수의 재회는 낯설고 기괴하기만 합니다.

 

수가 피엘 그룹의 상속녀 영이를 사랑한다는 무철의 이야기가 사실로 드러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소라가 명호에게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독할 정도로 집착을 하는 소라의 역할이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무철이 다양한 방법으로 수를 압박하고 위기에 몰아넣는 존재라면 다른 인물들은 이런 공격적인 존재들에 반하는 역할로 이어지며 대결 구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문제의 약을 숨긴 영이에게 약을 되돌려 받기 위해 수는 여행을 제안합니다. 수와 영 그리고 진성과 희선이 함께 한 여행은 영이에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행복을 만끽하는 영이의 모습은 모두를 행복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하얀 눈밭에서 눈썰매를 타고 영이의 이마에 뽀뽀를 하는 수의 모습은 자연스럽기만 했습니다.

 

행복하기만 하던 그들의 모습은 또 다른 수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뀌었습니다. 영이가 건네는 이야기가 바로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타인의 이야기처럼 해야 하는 수에게는 고통스러운 이야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기모멸을 하며 분노하는 수에게 '용서가 아니라 위로'가 중요하다는 영이의 말은 수가 가장 듣고 싶은 마음의 위로였습니다.

 

사랑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서, 그리고 사랑이 서툴러서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했던 수에게 영이의 이런 위로는 평생 처음으로 받아본 따뜻함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거리에 버려진 자신을 이렇게 이해하고 위로해준 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수가 영이 몰래 소리를 죽이며 오열하는 모습은 격정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진심으로 바라봐주는 영이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기 시작한 수의 모습은 그래서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수의 정체가 드러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무철의 전화를 무시하고, 영이가 쓰러졌다는 이야기에 바로 달려가는 수는 자신의 목숨마저 두렵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비록 자신이 속인 진짜 자신이지만) 영이에게 무한한 애정과 사랑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위태롭고 힘겨운 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는 없지만 지독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은 심장이 멎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수를 애타게 기다리는 영이와 그런 영이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수의 모습이 담긴 장면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왜 뛰어난 드라마인지를 잘 드러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집 앞에서 수에게 전화를 건 영이와 그런 영이를 바라보며 통화를 하는 수. 영이를 위해 그녀가 하고 싶은 배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그녀를 뒤따르던 수의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조인성과 송혜교가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이들의 힘이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두 배우의 열연에 묻힌 노희경 작가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잉태하고 있고, 그런 이야기들은 계속 줄기를 이루듯 뻗어나가며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갑니다. 그런 줄기들이 서로 엉키면서 사건을 만들고 풀어가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등장인물들 사이의 촘촘한 이야기들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명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동작 하나 숨결 하나에도 의미가 담겨져 있는 섬세함은 연출의 힘도 크지만 그 모든 것을 조율하고 끌어가는 노희경 작가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섬세함 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야기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으며, 강렬하게 서로를 끌어당기며 이야기를 강렬하게 이끌어가도록 하는 것은 노희경 작가의 힘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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