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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그 남자의 기억법 5~6회-문가영 살기 위해 봉인된 기억 속 비밀

by 자이미 2020.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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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본 적도 없는 여성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연인이 했던 중요한 말을 했다. 그녀만 알고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알고 있는 연인을 전혀 모른다고 한다. 공통점이 많은데 연결고리가 없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

 

뜬금없어 보이는 열애설에 하진은 적극적으로 인정했다. 물론 열애설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다. 하지만 하진은 정훈의 표정을 보면서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스튜디오 인터뷰 과정에서 보인 정훈의 표정. 그 순간을 두 사람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진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서연과는 절친이다. 어린 시절부터 발레를 하면서 이들은 평생을 함께 하는 친구였다. 이들의 모든 기억은 동일할 수밖에 없다. 서연이 정훈과 사귀는 상황에서도 이들의 우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문제는 왜 서연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마지막 순간 연인인 정훈에게 "미안해요"라는 말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뭔지 아직 알 수가 없다. 정훈과 만날 때마다 등장했던 서연의 절친 '하나'는 하연이를 부르는 애칭이었다.

 

하연이는 왜 서연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상한 생각에 정훈이 서연을 언급하지만 하연의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비밀은 단순하지만 서글펐다. 너무 소중했던 친구인 서연의 죽음 뒤 하연은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에 시달렸다. 

 

갑작스럽게 떠나버린 친구를 잊지 못하는 하연은 그렇게 식음을 전폐했다. 걱정이 된 하연 부모가 정신과 의사인 태은을 찾았다. 그렇게 상담을 시작한 하연은 처음으로 태은에게 '잠을 자고 싶다'는 말을 했다. 심각한 무기력증을 앓던 환자가 처음으로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했다.

 

태은은 이게 좋은 신호라고 생각했다. 숙면을 취하고 싶다는 의사 표시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태은에게 받은 수면제를 모아 하연이 한 것은 친구 곁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하연은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천만다행으로 깨어난 하연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후 하연은 밝은 성격으로 변했다. 그 이유는 하연이 서연의 기억을 완전히 봉인했기 때문이다.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기억에서 벗어나는 순간 평상시 하연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살기 위해 기억을 지운 하연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하연이 정훈을 만난 후부터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뭔지 알 수 없는 끌림으로 하연은 정훈에게 집착하고 있다. 그 이유를 객관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영화 '나의 첫사랑' 기자 회견 장에서 질문에 답한 '독설 하는 모습이 섹시해서'만은 아니다.

 

묘한 끌림으로 정훈에게 다가가는 것은 무의식 속 서연이 자리하고 있다. 서연이 빙의한 것이 아니라, 정훈에 대한 이야기가 채득된 상황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기억을 억지로 봉인했지만 정훈과 만나는 순간 자연스럽게 그 기억의 봉인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잠 못 자는 하연을 위해 동생 하경이 운동을 하자며 나섰다. 하경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서연이라는 이름은 다시는 떠올리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 하연이 운동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아까 먹지 못한 '핫바' 이야기를 했다.

 

동생과 함께 한강에서 먹었던 기억이라고 하지만, 그건 모두 서연과 쌓였던 추억이었다. 그렇게 사물을 통해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하다. 조금씩 기억의 봉인이 해제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정훈도 하연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정신과의사인 친구인 태은을 통해 서연과 친구였다는 사실과 그간의 과정을 모두 알게 되었다. 서연이 했던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절친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서연을 기억 못 하는 것 역시 서글픈 사연 때문이었다.

 

하연에 비판적이었던 정훈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그 역시 잔인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자신과 동일시해왔던 절친이 어느 날 갑자기 사망했다. 그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사력을 다해 기억을 봉인했다. 그런 그와 만나는 것은 그래서 위험하다.

 

정훈이 하연과 정말 사랑에 빠진다면 봉인은 완전히 해제될 수도 있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하다. 계약 연예를 연장하자는 하연에게 기간은 충분히 연장하지만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정훈.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은 하연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하연을 촬영한다. 스토커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스토커는 조금 쉬워 보인다. '나의 첫 사랑' 감독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상황에서 감독의 몸짓이 스토커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심었기 때문이다.

 

너무 기억을 잘해서 서글픈 남자와 기억에서는 안되는 아픈 여자의 사랑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하연의 과거를 알게 된 정훈은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고 아프기만 하다. 떠나보낸 연인과 보낼 수 없어 기억을 막아버린 절친. 그들의 사랑은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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