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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기본에 충실한 '1박2일'이 아름답다

by 자이미 2010.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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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란 대중을 상대로 하는 광범위한 매체입니다. 그 안에 뉴스, 토론, 드라마, 쇼, 다큐멘터리, 음악 등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들이 매일 정신없이 무차별적으로 소비됩니다. 그 중엔 적극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외면 받는 경우들이 일반적입니다. 모든 게 그러하지만 방송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출연하는 스타들이 아닌 그들을 바라보는 시청자임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기본에 충실한 그들이 아름답다

1. 함께 해서 즐거웠던 1박2일

<1박2일>이 즐거웠던 이유는 '함께'해서였습니다. 그들은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그것마저도 형식적이고 방송을 위한 쇼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들이 보여준 시청자들과 함께 한 '2박3일'은 모두에게 평생 가져갈 멋진 추억이었고, 시청자들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혹은 배를 이용해 제주로 향한 그들은 첫 만남부터가 두근거리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들과 함께 여행이 마치 로또에라도 맞은 행복함이 지배했고, 그런 시청자들을 맞이하는 스타들은 카메라만 바라보던 소통이 아닌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할 수 있는 즐거운 여행에 들떴습니다.

비행기를 타도 좋았고 반나절을 타고 가야 하는 배도 그들은 좋았습니다. 함께 한다는 것이 그렇게 소중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이 주는 재미이기도 하겠죠. 졸업을 앞둔 산골 소년 소녀들부터 20년 지기 친구들까지, 직업과 나이, 성별을 따지지 않고 <1박2일>을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서로에게 축복이었습니다.

예능감이 제로인 시청자들과 함께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야 하는 그들의 화학작용이 용이하지 않았음은 3주간 진행된 방송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서로 믿고, 따르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1박2일>이 가장 자랑스러워할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1박2일'을 완성해 냈습니다.

<1박2일>이면 피해갈 수 없는 까나리 복불복은 시청자들과 함께 해서 즐거운 게임이었습니다. 미션 장소를 클리어해서 점심을 먹는 게임에 임하는 그들의 모습은 서로 다른 7팀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운이 너무 좋았던 유니버셜 발레단은 까나리 없이 16명이 모두 통과했지만 다음 목적지를 알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운 나쁘게도 까나리만 골랐던 역도부 OB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들처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그 힘겨운 까나리를 원 샷 하는 놀라운 투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팀원들이 까나리에 고전하는 모습과 비교해보면 역도부 OB들의 모습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지요.

그들에게 게임의 승패는 아무런 의미는 없었습니다. <1박2일>멤버들이 먹는 것에 목숨 거는 것은 예능을 위해 절실하지만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그들'에게 승패보다는 TV로만 봤었던 행위들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1박2일>표 '까나리 복불복'이었습니다.

2. 소통의 문화는 행복이다

지난 주 방송에선 희대의 예능을 선보인 강호동과 백지영의 '내귀에 돼지'로 경악하게 하더니, 오늘 방송에서는 2ne1의 산다라 박으로 변신한 김C가 많은 웃음을 던져주었습니다. 1회와는 달리 2회 때는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게임들 보다는 공연에 무게 중심이 많이 쏠리고 비중이 높아진 듯했습니다. 주말 버라이어티로서 재미를 담보해야 하는 그들의 고역이 이렇게 보여 진 듯해 아쉽지만 즐거웠습니다. 

트로트 가수로 변신해서도 황제 포스를 내보인 승기의 노래도 좋았고, 마이클 잭슨으로 빙의된 종민의 신들린 춤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과 함께 한 시청자들을 위해 쉽지 않은 춤과 노래 연습을 거듭하며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특별한 소수의 문화로만 치부되던 발레를 그 무대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혹자들은 발레를 그러 곳에서 소비한다는 것에 불쾌감을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급 저급으로 문화를 가르고 특별히 가진 자들을 위한 유희로 생각하던 이들에게는 자신의 물건을 빼앗긴 것처럼 기분 상했을지도 모릅니다.

문화에는 고급과 저급이 없습니다. 문화는 소통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가진 자들의 문화와 가지지 못한 자의 문화로 나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최고라는 '유니버셜 발레단'의 <1박2일> 참여가 고마웠고 대중을 위해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펼쳐보여서 행복했습니다.

대중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는 문화는 사장되고 사라질 뿐입니다. 더욱 가깝게 다가가려는 노력만이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음을 '유니버셜 발레단'은 몸소 실천하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의 발레를 마치고 조장인 은지원의 곡에 발레를 접목시킨 안무로 특별한 크로스오버로 의미를 극대화했습니다. 타자에 의해 나뉜 고급 저급의 문화를 하나로 묶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들어낸 그들이 있어 의미 있고 행복했던 <1박2일>이었습니다.

젊은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했을 순서는 아무래도 '첫 번째 시청자 투어'에서 인기 폭발이었던 국악고 학생들의 무대였을 듯합니다. 이제 대학생이 되는 그녀들은 '보핍보핍'과 '미스터'의 안무를 깜찍하게 소화하며 항공대 학생들을 우정의 무대로 바꿔버릴 정도의 호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1박2일> 멤버들의 '붉은 노을'은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낸 축하 무대였습니다. 열심히 안무를 만들고 함께 연습해 보여준 그들의 무대는 여느 그룹 못지않게 훌륭했습니다. 멤버들과 시청자들이 함께 '1박'과 '2일'을 나눠 외침으로 그들이 지향하는 '소통과 함께'의 가치를 유감없이 내보였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버라이어티 정신'을 앞세워 시청자들과 한바탕 난장으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이어진 잠자리 복불복은 안과 밖의 차이가 힘겨움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밤을 보내고 첫 만남의 설렘이 아쉬운 눈물로 변하는 시청자들과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는 멤버들의 모습에 <1박2일 시청자 투어>의 모든 가치들이 담겨있었습니다.


기본이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수의 권력자들은 대중들을 능욕하고 무시하며 자신들의 목적의 대상으로만 바라봅니다. 그렇게 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로 권력을 잡은 그들은 대중들을 짓밟고 이용하는 것에만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방송으로 대변되는 대중문화라고 다를 것은 없습니다. 그들을 바라봐주는 시청자와 팬이 없으면 존재 할 수 없음을 망각한 채 어느 순간 시청자와 팬들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경우들도 보입니다. 초심을 잃고 자신의 성공에 취해 안하무인이 되어버린 그들이 천년만년 스타로 군림할 수 없음을 아는 순간은 허망한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음을 느낄 때 입니다.

그런 마이웨이식 방송 환경에서 <1박2일>이 꺼내든 '시청자와 함께'는 그들이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담겨있었습니다. 그들은 최소한 1년에 한 번씩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을 획득했습니다. 상대를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입니다. <1박2일 시청자투어>는 함께해서 즐거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해 아름다웠던 '1박2일'은 그렇게 한 뼘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남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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