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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김수로 제 2의 신불사가 되는가?

by 자이미 2010.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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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가까운 제작비가 들어간 사극 <김수로>가 방송된 지난 주말 한 자리 숫자의 시청률에 머물며 치욕을 맛 봤습니다. 전작이었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가 첫 방송 시청률이 15.8%였다는 점을 봐도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작에 대한 아쉬움이 <김수로>에게까지 전해지는 형국입니다. 

신불사에 이어진 CG의 악몽


<김수로>는 시작과 함께 대규모 전쟁 장면을 선보이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적용한 CG는 <신불사>를 능가하지 못하는 유사한 조잡함이었죠. 80년대와 90년대 유행했던 CG의 기본인 '복사해 붙이기'로 거대한 규모를 만드는 방식은 식상했고 티가 나는 거대함은 머쓱해지게 만들었습니다.
피가 튀는 장면들과 말을 타고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들이 경쾌하게 이어지기는 했지만 이미 <추노>등의 액션에서 다양한 사극 액션의 재미를 맛본 시청자들에게는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오기는 힘들었습니다. CG의 어색함과 특별할 것 없었던 전투 장면들은 <김수로>에 시선을 묶어두기에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TV에서 볼 수 없었던 낯선 시선 때문에 이상하게 보였다는 말은 어불성설일 수밖에는 없지요. 이미 방송을 통해 이를 능가하는 CG 장면들을 숱하게 봐왔던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8, 90년대 실력과 감각으로 만들어낸 특수효과는 그 어떤 반응도 이끌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신불사>가 100억 드라마라는 홍보와 CG 논란이 함께 일었던 것처럼 <김수로> 역시 200억 드라마와 CG 논란은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더욱 1회 방송에서 보여준 내용은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는커녕 내용마저 부실한 저주받은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닌가란 의구심만 낳았습니다.

김수로의 탄생비화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동시에 출산을 하는 과정과 죽은 아이를 대체해 구약국 야철장의 단야장인 조방의 아들이 되는 과정은 식상한 내용이었죠. 이런 아들을 잃어버리고 천군 이비가의 아내가 되어 친아들과 대립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설정 등은 역사적인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식상함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문제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불사>와 같은 절망적인 드라마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분명한 문제점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전투 장면들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설픈 CG를 제거한 몸으로 싸우는 장면들이 효과적으로 등장한다면 CG 논란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어설픈 CG를 넘어서는 가야에 대한 궁금증


이미 정해진 운명의 추를 되돌려 놓을 수는 없는 법이기에 그들의 대립과 갈등은 새로운 재미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의 속도가 생각보다는 상당히 빨라 2회에서 13년이 흘러 김수로의 청소년기를 담아내며 아역 배우들의 열연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재미를 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사극이 주는 전형적인 재미는 이제부터 시작이기에 1회 보여주었던 아쉬움들은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듯합니다. 더욱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가야를 담아냈다는 것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신라, 백제, 고구려등 삼국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사극과 조선시대를 제외하고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시대를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습니다. 

낯설게 다가오는 단어들은 그만큼 우리의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철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과거와 유사하게 재현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야철장에서 쇳물을 녹여 철을 만드는 과정은 역사책에서 볼 수 없었던 생생한 증언과도 같았습니다. 
2회에서 보였던 부족장의 장례식은 압권이었죠. 장례식 장면을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함으로서 당시 장례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사극에서 처음 자세하게 묘사한 순장 문화는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자신이 모시던 이를 따라 함께 묻히는 '순장 문화'를 그대로 재현한 장면 등은 <김수로>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함이었죠.

2회 중반까지 어색했던 상황이 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던 것은 천군의 아들인 이진아시와 김수로가 처음으로 감정 대립을 하는 장면부터였습니다. 야철장에서 함께 검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이 둘은 최고 귀족 가문의 자제로서 항상 비교될 수밖에 없는 존재들입니다. 

이후 왕의 자리를 놓고 대결을 벌어야만 하는 그들의 감정 대립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말을 타는 장면이었죠. 말을 처음 타본다는 김수로는 이진아시보다도 멋지게 말을 다루고 질주를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애끗게 말을 때리는 이진아시는 1인자가 되고 싶지만 2인자로 머물러야만 하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갈등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기에 의미 있었죠.

수시로 비교되며 자신을 비하라고 복수를 꿈꿔야만 하는 서글픈 운명을 살아가게 될 이진아시와 운명이 만들어놓은 1인자의 여유와 대범함을 가진 김수로의 갈등이 시작되며 드라마는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순장 과정에서 어린 노비가 두려워 우는 장면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도주하는 김수로의 모습은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그의 운명을 보여주는 멋진 도주였습니다. 
 
기획의도에서도 밝혔듯 70년대 이후 쏟아져 나온 유물로 인해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한 가야 문명. 대한민국 인구의 1/3이 가야 후손이라고 하지만 제대로 조명을 받은 적이 없는 버려진 역사를 되살려 내려는 노력은 박수를 쳐줘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진취적이며 개방적이고 문화적으로도 아름답고 화려했다는 가야. 해상 무역을 장악하고 앞선 철기 문화를 보여주었던 가야. 일본 문화의 뿌리가 되었다는 가야 문화는 기존 고구려, 백제, 신라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우리의 문화로 다가옵니다.

아직은 낯설기는 하지만 우리의 역사임에도 낯설 수밖에 없었던 가야 문화를 알아갈 수 있는 <김수로>는 드라마 외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초반 시청률이 의외로 낮기는 하지만 드라마틱한 전개가 시작된 <김수로>는 아역을 넘어 성인배우들이 전면에 나서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 듯합니다.

초반 <신불사>의 전철로 발목이 잡히기는 했지만 충분한 반전의 힘을 가진 <김수로>는 우리에게 가야 문화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사극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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