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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꽃 피면 달 생각하고 1회-금주법 시대 유승호 이혜리 코믹 사극 통했다

by 자이미 202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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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사극 드라마 <연모>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금주법 시대를 다룬 사극이다. 이 역시 퓨전 사극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여성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음이 이번 드라마에서도 잘 드러날 것이라는 점에서 이혜리가 어떤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지 궁금해진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금주법이 시행되던 시절의 과거다. 영조 시절 강력한 금주법이 시행되었지만 딱히 영조 시절이라 보기 어려운 가상의 공간이다. 몰락한 양반집 딸 강로서(이혜리)는 유일하게 남은 피붙이인 오라비의 과거 준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산에 올라 나무를 직접 해서 팔고, 양반집 종들이 똥 무더기에 빠진 반지를 찾아주면 돈을 주겠다는 말에 거침없이 들어가는 로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해도 상관없었다. 오라비가 과거에만 급제하면 자신의 노력은 보상받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양으로 과거 시험을 보러 오는 남영(유승호)은 몸종인 춘개(김기방)와 함께 배를 타고 도착한 그곳에서 처음 마주한 것은 소매치기였다. 한양에는 눈 깜짝하는 사이 코도 베어간다는 말에 웃었지만 배에서 내리자마자 봇짐 털이를 당한 영과 춘개는 분노 했다.

 

봇짐을 털렸다고 울고불고할 이들이 아닌 범인을 찾는 행동파인 그들은 소매치기 일당은 잡아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춘개는 범인들을 바다에 내던져버렸고, 기겁해 도주하는 한 명은 과거 시험을 앞둔 영의 몫이었다. 활을 잘 쏘는 영은 도주하는 범인을 추적하며 난전에서 사람이 아닌 기물을 쏴서 더는 도망칠 수 없도록 잡아냈다.

 

화살이 박힌 쌀가마에는 쌀은 조금이나 술이 담긴 밀주 현장이었다. 금주령이 내려지자 많은 돈으로 싸구려 중국 술을 밀수해서 파는 일당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현장이 난전 주변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임을 영은 미처 몰랐다. 

 

난전에서 영이 소매치기를 잡는 동안 로서는 쌀부터 다양한 것들을 팔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물건을 팔기도 전에 로서에게 찾아온 이들은 그곳을 힘으로 장악하고 있는 왈자패 무리들이었다. 두목인 계상목(홍완표)은 부하들과 함께 시장바닥에서 자릿세를 뜯고 있는 중이었다.

 

돈을 요구하는 계상목과 줄 수 없다는 로서는 그렇게 대립하게 되었고 싸움으로 확전 되었다. 이 과정을 우연하게 본 영은 한양이란 이런 곳인가 하는 두려움까지 느끼게 되었다. 대낮에 여인네가 남정네와 싸우는 장면은 쉬 볼 수 없는 광경이니 말이다.

 

로서가 어렵게 번 엽낭을 빼앗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로서는 왈자패 두목인 계상목의 머리를 잡아 흔들기 시작했고, 결국 한 움큼의 머리가 빠지고 말았다. 영까지 싸움을 말리기 위해 가세하며 난장이 되어버린 이들의 운명은 지독하게 얽힐 수밖에 없게 되었다.

 

과거를 치른 영은 4등이 되었다. 최소 3등 안에 들어야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는 상황에서 4등은 미래가 암울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대신들의 자제들이 모두 장원과 3등 안에 든 상황에서 그들을 제외한 이들은 감히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도 없는 거대한 벽이 당시에도 존재했다.

 

왕이 과거에 급제한 이들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어사주가 내려지고 모두가 마시는 상황에 영만 거부했다. 이를 보고 왕이 엄히 따지자 이 역시 시험의 연장이라 했다. 어제 시험 문제가 금주령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오늘 술을 마시게 하는 행위가 정상은 아니라는 영의 답변은 그가 장원이 되는 이유가 되었다.

 

세자의 숙부인 도승지 이시흠과 왕이 궁을 장악한 대신들의 행태를 바꾸기 위해 함정을 파놓았던 것이었다. 고지식한 영은 그렇게 신념대로 움직였고 결국 장원급제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시험에서 장원했던 영의 영특함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능산군의 관노였던 이시흠이 주인의 역모를 고변하며 신분 상승해 과거 시험까지 붙어 벼락 출세했다. 여기에 무수리였던 동생이 왕의 후궁이 되어 세자까지 낳았다. 물론 세손이 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지만 노비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한 손에 쥔 권력자가 된 이시흠을 둘러싸고 벌어질 암투도 흥미롭다.

 

동생은 힘겹게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지만 한심하고 멍청하기까지 한 오라비 해수(배유람)는 친구에게 속아 투전판에서 돈을 빌려 노름을 하다 다 날리고 갑작스럽게 빚쟁이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남은 집값과 맞먹는 백 냥을 왈자패인 계상목에게 갚아야 하는 신세가 된 로서는 답답하기만 했다.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 왈자패를 찾아갔지만 분노한 계상목으로 인해 숨어있다 백 냥 벌이를 한다는 말에 은밀하게 숨겨진 밀주방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곳에서 돈을 쓸어 담는 이들의 모습을 보던 로서는 허망했을 것이다. 

맛도 없는 술 한잔에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로서는 더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로서 앞에 우연인 듯 운명인 듯 신분을 속인 세자 이표(변우석)가 등장했고 궁중 암투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자들을 때려 높이더니 밀주방을 급습한 관군들을 피해 도주하기까지 했다.

 

장원급제해 팔십 냥이나 주고 말까지 빌려 거리 행진을 하던 영과 마주한 것 역시 운명이었다. 관군에게 걸려서는 안 되는 세자는 영이 타고 있던 말을 빼앗아 도주하고, 그 과정에서 왈자패의 돈을 들고 세자와 함께 도망치던 로서는 영과 부딪쳐 그 돈마저 모두 날리고 말았다. 

 

이 정도면 악연이라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서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금주령 시대 밀주를 만들어 팔면 거액을 벌 수 있음을 밀주방에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더욱 아버지가 어린 시절 자신에게 술을 빚는 방법까지 가르쳐줬다는 점에서 로서의 방향은 정해졌다.

 

밀주를 만들기 시작한 로서의 집에 영이 방 하나를 빌려 살게 되며 이들의 운명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밀주를 만드는 자를 추적하는 명을 받은 영과 밀주를 만들어야만 하는 로서의 운명은 그렇게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다.

 

금주령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금지된 모든 것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함이다. 단순히 술을 전면에 내세웠을 뿐 당시 사회상의 병폐를 통해 현재를 들여다보려 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 역시 최근 흐름에 부합한다. 여기에 여자 주인공이 자주적인 인물이라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과연 금주령 시대 뉴욕의 마피아들처럼 그 시절에도 어떤 왈자패들이 등장해 로서와 맞설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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