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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꽃보다 할배 리턴즈 감독판-꽃할배들의 쿠바 여행 기대된다

by 자이미 201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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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들의 여행이 정말 끝났다. 여행을 모두 마친 후 간만에 모인 자리에서 행복한 여행 후기를 이야기하는 모습에는 여행에 대한 간절함이 가득했다.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던 여행이 남긴 여운은 그렇게 꽃할배들을 들뜨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깊은 여운을 남은 여행;

가장 행복했던 여행은 그렇게 쿠바에 대한 갈증을 더욱 키웠다



몇 번의 여행이 있었지만 꽃할배들이 이렇게 행복하게 여행을 즐긴 적은 없었다. 첫 여행은 낯설어 어색했고, 이후에도 각자의 여행에 집중할 뿐 함께 하는 여행의 가치와 재미를 서로 느끼지는 못했다. 일정 부분 경직되고 표현을 잘 하지 않으니 더욱 밋밋한 여행이 될 수밖에 없었다. 


베를린을 시작으로 체코를 거쳐 오스트리아로 이어지는 제법 힘겨울 수 있는 여행이었지만 달랐다. 여행 시작 전부터 꽃할배들 사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항상 웃고 떠들며 서로를 챙겨주는 여행은 그동안 꽃할배들 사이에서 느낄 수 없는 끈끈함이었다. 


그 단단한 결속력과 여유를 안긴 이는 김용건이었다. 할배들 중 막내로 긴급 투입된 김용건은 말 그대로 신의 한 수였다. 그가 없었다면 이번 여행도 과거 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용건은 '메기 효과'를 내며 모두가 흥겹고 재미있게 여행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실없는 농담을 툭툭 던진다. 단단해 보였던 둑은 그렇게 무너졌다. 7, 80대 꽃할배들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모두 연기자로 성공했지만 전쟁을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고 한국의 현대사를 모두 살아낸 그들에게 삶은 무거운 그 무언가였다. 성공하고 실패하고의 문제 만이 아닌 그 삶이 곧 역사였고, 그래서 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뭐든 쉽지 않은 그들에게 무장해제 시키는 존재가 등장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스스로도 알지 못하던 경직함을 무너트리고, 세월이 만든 무게를 내던지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니 한결 편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여행의 핵심이자 매력은 여행을 떠난 꽃할배들의 변한 모습들이었다. 


'직진 순재'는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고 기다리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실없어 보이는 농담을 던지고 즐기기까지 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환한 웃음을 수없이 보이며 모두를 즐겁게 해준 이순재의 변화 역시 김용건 효과다. 신구 역시 이순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살 차이인 신구 역시 신중하게 여행을 해왔다. 조용하게 여행을 즐기던 신구도 변했다. 시종일관 웃기에 바빴다. 이렇게 많이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유쾌했다. 한 번도 작품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잘 맞았던 신구에게 용건은 너무 사랑스러운 동생이었다. 


청년 시절부터 함께 지냈던 박근형과 백일섭에게 김용건은 익숙함 속 색다름으로 다가왔을 듯하다. 각자의 삶을 살며 이제는 손자들을 보는 나이든 할배가 된 그들에게 김용건은 청춘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특별한 존재였으니 말이다. 대단할 것 없이 용건이 들려주는 과거 이야기 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청춘이었다. 


감독판에서는 본편에서 방송되지 않은 내용들이 깨알처럼 등장했다. 체코로 가는 기차 안에서 뜬금없이 나왔던 백일섭의 삼겹살 이야기는 도착한 후 현실이 되었다. 체코산 삼겹살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한국과 비슷한 그곳의 삼겹살 파티는 꽃할배들에게 행복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타지에서 한국 음식을 먹는 그 모든 것은 행복이다. 삼겹살과 유쾌한 이야기가 함께 하니 그곳이 어디든 충분히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모든 것이 이뤄지는 '꽃할배 여행'은 행복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마음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용건의 넉넉한 농담이 함께 하니 그 모든 것이 낙원이었다.


이번 감독판은 보다 완성도가 높아졌다. 단순히 그동안 봤던 것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아닌 본편에서 방송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여행지에 따라 담아내며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했다. 본편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여행지의 새로운 재미를 담았다는 점에서 그저 시간 때우기 식의 감독판은 아니었다. 


카렐교 보트 트립은 예고에도 나오지 않았던 장면이었고, 카프카의 생가와 모차르트의 생가를 찾는 여정도 존재하지 않았었다. 황금소로는 색다른 정취와 멋을 간직하고 있었다. 유럽 특유의 멋과 예술적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여행은 베를린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도 특별했다. 


통일과 평화가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현실 속에서 베를린에서 시작된 이들의 여행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현대 무용을 보며 끝이 났다. 여행 한 달 후 모인 그들은 더욱 돈독해졌다. 그리고 왁자지껄할 정도로 말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반가웠다. 


지방 촬영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한 이순재를 제외하고 모두 모인 그 자리에서 중요하게 나온 것은 다음 여행이었다. 그리스 여행 후 3년 만에 모인 꽃할배들의 여행은 더욱 간절해졌다.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의외였다. 모두가 이제 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3년이라는 공백이 더욱 간절함을 줬을 수도 있다. 그렇게 끝난 여행에서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하는 과정들 역시 큰 변화였다. 김용건의 등장으로 빗장이 풀렸다. 근엄함까지 느껴지던 꽃할배들의 여행은 보다 편안하고 즐기는 여행이 되었다. 


7, 80대 꽃할배들에게 '꿈'이 뭐냐는 질문은 우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꽃할배들은 역시 현답을 내놨다. 현실에 충실하고 보다 노력하고 싶다는 꽃할배들의 삶은 여전히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평생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할배들은 여전히 단단했다. 


꽃할배들이 원한 여행지는 역시 '쿠바'다. 과거에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곳. 하지만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는 있는 곳이 된 '쿠바'에 대한 갈증은 현실이 될 것이다. 다리가 아파 걷는 것 조차 쉽지 않아 항상 화만 달고 다녔던 백일섭은 "빼 놓지 말어"라는 말로 자신도 함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회식 자리에서 일섭의 건강을 챙기고, 그가 건강해져 모두를 이끌고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는 장면은 이들의 관계를 알 수 있게 한다. 스스로도 건강을 되찾기 위해 수술도 받고 운동도 열심히 하며 체중 조절까지 하고 있는 일섭이 간절하게 제작진들에게 자신도 함께 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꽃보다 할배 인 쿠바>가 보였다. 


당장 올 해 안에 쿠바로 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내년에는 꽃할배들의 쿠바 여행은 가능해 보일 듯하다. 긴 여행이 되겠지만 쿠바가 주는 상징성을 생각해보면 가장 꽃할배 여행의 정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김용건의 등장으로 인해 완벽해진 꽃할배. 이제는 쿠바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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