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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쁜남자 6회-김남길이 드라마를 망친다?

by 자이미 2010.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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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결방이 되어서 그런가요? 일본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복수를 위한 준비를 할 것으로 기대했던 드라마는 월드컵 독점 중계로 인해 오랜 시간 방송을 하지 못하더니 방송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더딘 전개로 모두를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인 김남길이 모두 책임져라?


1. 한가하게 쉬고 싶은 나쁜 남자

어린 시절 잘못된 만남 한 번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등에 커다란 흉터만을 가진 채 그들을 원망하던 한 남자는 복수하겠다는 다짐 하나만으로 살아왔습니다. 거대한 성 같은 해신 그룹을 파괴하기 위해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흔들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하고 조금씩 그들의 목을 조이기 위해 접근해갔습니다.

가장 나약한 존재인 모네에게 접근해 그녀의 마음을 빼앗은 나쁜 남자 건욱은 사랑 없는 결혼으로 마음이 망가져 있는 태라를 흔들기 시작합니다. 첫 만남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건욱에게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받은 태라는 그가 나쁜 남자임을 알면서도 빠져들게 됩니다.
인생 한 방 역전이라며 재벌가로 시집을 가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은 재인은 재벌가에 눈이 멀어 잘못된 판단으로 건욱을 알게 됩니다. 그가 자신이 노렸던 해신 그룹의 막내아들 태성이 아님을 알고서도 그를 뿌리치지 못한 것은 우연한 만남들이 만들어낸 필연이 아닌 나쁜 남자의 매력 때문이었지요.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주요 여배우들이 한 남자의 마력에 빠져버린 상황은 드라마를 힘겹게 합니다. 엄청난 마력을 지닌 건욱을 잡을 수 있는 대항마가 태성이어야만 하지만 6회까지 보여준 태성의 모습은 자신의 정체성 찾기에도 바쁜 나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물론 이렇게 유약하던 인물이 어느 순간 폭발하며 모든 것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나쁜남자>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건욱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마리오네트들일 뿐입니다. 전지전능한 능력을 발휘하며 조금씩 그들을 파멸시켜가고 있는 그는 어느 순간 숨고르기를 시작했습니다.

한 때 아버지라 불렀던 남자. 지금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여전히 그는 그 남자에 대한 행복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대신한 태성을 증오하기까지 합니다. 일본 선상 파티에서 죽음 직전까지 몰아갔던 건욱으로 인해 죽음의 공포를 트라우마로 가지게 되어버린 태성과의 불안한 동거는 긴박감을 전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엉성한 전개로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가짜 약을 사주해 곤경에 빠트리고 죽음 직전까지 몰아가며 태성을 불안하게 만들던 그가 어떤 복수를 다짐하는지가 모호합니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죽음 직전에 봤던 건욱을 어렴풋하게 기억하던 태성은 사주 받았던 일본인의 등장으로 그가 자신을 죽이려 했던 남자로 확신하게 됩니다.

문제는 그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일본인과 싸움을 벌이고 자연스럽게 정리하며 모든 것을 덮어내는 과정이 전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완벽해 보이면서도 엉성하기 그지없는 건욱의 캐릭터로 인해 과묵하게 관조하는 듯한 그의 모습도 왠지 모르게 불안정하기만 합니다.

그저 낯선 도시의 모습을 마음껏 담아내겠다는 목적이었는지 내용 전개보다는 감정 정리 위주의 극 전개는 긴장감이나 재미마저 놓쳐버린 채 3주를 기다린 시청자들에게 허탈함만 던져주었습니다.


2. 나쁜 남자는 카사노바?

설마 건욱의 나쁜 남자가 한꺼번에 세 여자를 만나며 그녀들을 농락한 카사노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떻게 살았는지 모호한 그가 스턴트일로 해신 그룹을 무너트리기 위한 정교한 작업들을 모두 해내고 있다는 것도 쉽게 납득하기는 힘듭니다.

자식들을 철저하게 망가트리는 것이 건욱의 최종 복수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건욱이 정작 복수의 칼날을 갈아야 하는 해신 그룹 회장에게는 막연한 그리움을 느끼고 있으니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지금까지도 자신이 현재의 태성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현재까지의 전개 과정을 보면 자신과 자리를 바꾼 태성에 대한 적개심과 남매들을 복수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의아해보이기만 합니다. 자신과 동일한 상황일 수도 있었을 그들과 너무 다른 삶을 살게 되어 그것이 기분 나빠 복수라도 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은 건욱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지요. 

건욱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그들은 복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지요. 모네, 태라의 마음을 빼앗아 철저하게 파괴하며 자매가 한 남자를 사랑했다는 자괴감으로 완벽하게 망가지게 된다면 이는 지독하고 편협한 복수에 그칠 뿐이기 때문입니다.

해신 그룹의 장녀로 태어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철저하게 부모를 위해 살아야만 했던 태라는 철저한 피해자입니다. 어쩌면 건욱보다도 더한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모네 역시 언니의 전철을 밟아야만 하는 운명이지만 스스로 그 운명을 거스르려 합니다. 지독한 운명은 그런 모네에게 복수의 대상으로 몰아가며 철저하게 파괴시켜버립니다.

부모의 사업을 위한 도구가 아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려던 모네에게 건욱은 자유가 아닌 지옥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 멋진 삶을 살기 위해 억척같이 부자 집 며느리가 되고자 했던 재인은 문 앞에 다가가선 순간 나쁜 남자를 만나며 모든 것들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태성과 좋아하게 되어버린 건욱 사이에서 혼란스럽던 그녀가 나쁜 남자를 선택하는 순간 그녀는 그 무엇도 가지지 못하는 슬픈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그 누구도 진정 사랑하지 못하는 건욱이라는 남자로 인해 세 여자는 자신에게 둘러싸인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사랑을 꿈꾸지만 그것 자체가 파멸로 가는 길임을 그녀들은 아직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3. 김남길을 바보 만드는 제작진?

김남길의 입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나쁜남자>가 그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었기에 그의 팬들은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무척이나 컸습니다. 전작의 무한 카리스마를 이어받아 확실한 존재감을 다져주기를 바라던 팬들에게 이 작품은 애정이 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나쁜남자>는 그런 기대감을 저버리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김남길에게 맞춰진 드라마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며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를 막아서고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건욱의 손아귀에 있고 그가 만들어 놓은 게임의 룰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는 이제 6회인데 지겹게 다가온다는 것은 건욱의 존재감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위기와 반전들이 적절하게 펼쳐지며 시청자들과 게임을 하듯 전개가 되어야 할 그의 복수극은 너무 완벽하게 짜여 진 계획으로 인해 긴장감을 가질 틈이 없습니다. 어차피 그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얻고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 구조는 김남길이 힘들게 구축했던 이미지마저 갉아먹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타이트 롤을 맡게 되면 무척이나 책임이 커집니다. 잘되면 상관없지만 의외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모든 화살은 주인공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엉망이고 연출이 최악이라는 이야기가 나와도 대중은 주인공을 떠올리며 실패한 작품으로 연관시켜 기억할 뿐입니다.

일정부분 단독 주연을 맡은 김남길에 대한 책임도 간과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나쁜남자>를 망치고 있는 이는 작가와 연출자입니다. 6회에서 보여준 그들의 모습은 철저하게 등장인물들의 화보집이라도 찍는 것처럼 방송을 내보내 시청자들의 원성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촬영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군 입대 문제가 불거지며 김남길 출연부분만 급하게 촬영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쁜남자>에게는 불안하게 작용할 뿐입니다. 총 20부작으로 기획되어 있지만 정작 김남길과는 17회 분량 촬영으로 계약을 했다는 것도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작용을 할 뿐입니다.

작년부터 군 입대 문제가 거론되어 왔기에 제작진들과 충분한 조율 후에 촬영을 들어갔을 김남길에게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입대를 해도 아쉬울 듯한데, 월드컵 시즌으로 3주간 결방되며 최악의 시청률까지 기록한 상황에서 군 입대 문제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마치 김남길에게 모든 화살을 돌릴 수밖에 없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진 듯 보입니다.

등장인물들은 나름대로의 매력들을 가지고 열연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작과 함께 정소민은 새로운 스타 발견으로 주목 받기도 했지요. 정작 모든 극을 이끌어 가야하는 주인공인 김남길에게 무한대의 힘을 쥐어줌으로서 스스로 재미없는 작품으로 만들어버린 제작진들은 <나쁜남자>를 나쁜 드라마로 만드는 주범입니다.

유리가면을 통해 드라마의 주제와 함께 건욱과 등장인물들의 관계들을 강하게 부각시키는 등 <나쁜남자>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작품이 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조건들이 열거되기도 하면서도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제작진들의 책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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