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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난폭한 로맨스 5회-로코 여주로 만개한 이시영 사랑에 눈뜨다

by 자이미 2012.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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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로 단련된 단순무식의 대명사 경호원 은재가 의뢰인인 야구선수 박무열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초딩 수준의 연예 감각을 가진 그가 사랑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꽃뱀에 물려 시달리는 무열을 구해주고 범인의 정체에 점점 다가가는 그들이 과연 사랑도 성취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박무열의 눈에 집착하는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호텔에서 꽃뱀에게 물리기 직전의 무열을 구해낸 은재는 무열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반지 목걸이를 두고 온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다행이라 생각했던 꽃뱀의 휴대폰을 은재가 팔아버리며 사건은 더욱 혼란스럽게 되어버렸고 거액의 재계약을 하고 진행된 팬 사인회에 나타난 꽃뱀으로 인해 다시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4년 간 50억이라는 거액을 받고 재계약한 박무열 소식을 듣게 된 꽃뱀으로서는 이 좋은 먹잇감을 놓칠 이유가 없습니다. 땅꾼과 함께 한 몫 단단히 챙길 궁리를 하는 그들의 모습과 달리, 그녀의 정체를 전혀 모르는 무열과 은재로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모든 사건을 풀어내는 히든카드인 동아는 꽃뱀의 정체를 밝혀냅니다. 과거 에로 배우로 출연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녀의 정체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단순한 꽃뱀이라 생각했던 그녀가 에로 배우였다는 사실과 그 전에는 영화배우로서 삶을 시작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됩니다. 동아의 이 노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작정하고 함정에 빠트리려 했던 꽃뱀과 땅꾼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순수의 시대'라는 영화에 출연했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된 그녀는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고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는 동영상을 버려버립니다. 완벽한 상황에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 거액을 뜯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이 모든 것을 놓쳐버린 상황을 이해하기는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렁뚱땅하기는 하지만 경호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은재로 인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무열은 그녀가 고맙기만 합니다. 룸에서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음에도 자신을 믿고 위기에서 구출해준 그녀의 기지가 아니었다면 무열은 다시 한 번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은재는 무열에게는 소중한 존재 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을 위기에 몰아넣었던 꽃뱀은 그를 다시 찾아옵니다. 그리고 자신이 왜 그랬는지에 대한 단서가 되는 엽서 한 장을 건넵니다. 눈을 상처 낸 엽서와 자신의 과거와 추억을 기억하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긴장감과 두려움은 더욱 심해지기만 합니다. 범인이 여자라는 사실은 간혹 드러난 범인의 손으로 추측되기는 하지만 그 것만으로 '누구다'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은 아직 그 정체를 드러낼 시기는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범인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 인물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무열이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동수 역시 그런 점에서 범인일 수도 있습니다. 야구라는 공통점과 소중한 기억들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수는 중요한 존재이니 말입니다. 동수의 부인이자 무열의 친구였던 수영 역시 이런 점에서는 범인의 범주 내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동수를 소개해 결혼까지 하게 된 관계인 그들은 그 누구보다 무열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열과는 달리 내리막길을 걷다 원하지 않은 은퇴를 하게 된 동수로서는 아끼고 사랑하지만 자신의 재능을 뛰어넘은 무열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매 회 그와 대비되며 그려지고 있기에 어느 순간 그 감정들이 폭발할지 알 수 없게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수영의 여동생 역시 그 역할이 어떤 모습인가에 따라 숨겨져 있지만 강력한 범인 후보일 수도 있습니다. 10년 동안 무열의 집에서 일을 해준 이모 역시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 긴장감은 배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가장 중요한 단서는 왜 범인이 박무열의 눈에 집착하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다른 것도 아닌 눈에만 집착한다는 점에서 범인을 압축하고 찾아내는 단서가 주어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단순히 시력을 상실해 야구를 그만두게 하겠다는 것은 어패가 있고, 살인을 목적으로 한다면 굳이 눈에 집착할 이유는 없습니다.

눈은 단순히 생각해 보면 바라보는 기능을 하는 중요한 신체입니다. 눈은 사물을 바라보고 이를 기억하게 해주는 도구라는 점에서 기억과 시각은 강력한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왜 범인이 무열의 눈에 집착을 하고 있는지에 무열의 과거 소중한 기억들을 알고 있는지는 그래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무열의 기억 속 누군가가 범인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무열이 기억을 재구성하지 않는 한 범인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꼭꼭 숨은 범인 찾기는 무열의 잃어버린 기억 찾기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야구만 사랑한 남자 동수와 그런 동수를 사랑한 여자 수영. 동수가 강제 은퇴를 당한 후 함께 일을 하며 자신들만의 행복을 찾기를 원했던 수영은 야구를 잊지 못하는 남편 동수가 원망스럽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임신을 한 상태에서 야구가 빠진 자신들만의 삶을 살고 싶어 한 수영에게 동수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집 안에 틀어박힌 백수이지만 그 엉뚱함과 탁월한 지식을 갖춘 동아와 엉뚱함이라면 동아와 비견될 수 있는 구단 변호사 태한의 관계 역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범인이 인용하는 시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일을 해주는 동아와 만나기 시작하며 그녀의 매력에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는 태한의 모습이 가장 극적으로 다가온 모습은 영화를 보는 장면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너무 재미없는 영화 속에서 꽃뱀의 정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무열, 은재, 동아에게는 힘겨운 상황일 수밖에 없는데 태한이 합류하며 상황은 급변합니다. "영화 참 재미있네요"라는 말 한 마디로 그의 성격이 어떤지 그대로 드러나며 이 엉뚱한 커플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기만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지독하게도 싫었던 무열이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 은재의 변화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무열 앞에서는 여자이고 싶어진 그녀의 행동들은 여자임에도 여자이기를 포기했던 그녀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니 말입니다. '귀'를 내보이는 행위로 자신의 여성성을 극대화시키는 행위를 하지만 좀처럼 자신의 모습을 알아주지 못하는 그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야구장에서 범인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하는 무열과 화들짝 놀라는 은재의 모습은 그녀의 연애 감정이 어느 수준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상한 퍼머 머리를 하고 유도로 단련된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여성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 온 무열로 인해 자신도 여자임을 드러내고 싶은 은재의 모습은 그 자체가 흥미로운 요소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드라마가 사랑스러운 것은 순간순간 드러나는 허를 찌르는 유머 감각입니다. 너무 평범한 상황들마저 자지러지게 만드는 능력은 '난폭한 로맨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개그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너무 잘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웃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범인이 가까운 곳에 있다며 조심해야 한다는 태한이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꺼내자 "카인과 아벨이 누구야? 야구 선수냐"라는 무열과 그런 무열을 보며 경기를 일으키듯 "카인과 아벨이 야구선수라니"라는 은재의 모습은 둘의 로맨스를 더욱 흥겹게 만들기만 합니다. 무식 옮는다며 놀리는 은재와 그런 은재를 남자로 생각하는 무열의 로맨스는 난폭하지만 흥미롭기만 합니다.

키스 한 번 못해본 은재가 감기 몸살로 잠든 무열을 보며 입맞춤을 하려는 장면에서 긴장감과 함께 재미가 떠오르는 것은 그들의 로맨스가 아직은 낯설기 때문이겠지요. 방안 가득 박무열의 사진으로 도배된 그곳에서 후드 티를 입고 박무열의 눈을 찌르는 이 낯선 범인이 과연 누구일지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롭기만 합니다.

로코의 여주인공으로서 완벽하게 만개한 이시영과 엉뚱하지만 속정 깊은 이동욱의 매력, 그리고 함께 등장하는 배우들의 존재감 모두 이 드라마를 최고로 만들고 있습니다. 여전히 낮은 시청률에도 아쉽지 않은 것은 이 멋진 드라마가 언젠가는 시청자들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기존의 틀을 해체하고 새로운 방식 속에 익숙한 재미로 다가온 '난폭한 로맨스'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재미입니다. 


[사진은 KBS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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