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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12회-죽음 앞에선 승기와 민아, 사랑을 깨우다

by 자이미 2010.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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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를 사랑한 인간의 이야기는 슬프게 끝날까요? 아니면 인간이 되려는 여우로 인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까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죽음 앞에서 선 그들의 사랑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하는 운명. 과연 그 운명을 새롭게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제시될까요?

변질된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아름답다




죽음과 맞바꾼 대웅과 미호의 첫 키스는 아름답고 달콤했지만 그만큼 지독한 운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여느 연인에게나 이 단계를 넘어서면 진정한 사랑 이야기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것이 정석이지만 그들에게 이 단계는 죽음으로 향하는 길목일 뿐입니다.
구슬을 건네준 미호나 그 구슬을 품은 대웅이나 100일이 지나면 누군가는 죽어야만 하는 운명에 갇혀버린 그들은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른 채 인생 계획까지 세웁니다. 100일이 지나 인간이 되면 미호가 하고 싶은 것은 온통 대웅과 함께 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보통의 인간들이 그러하듯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할 수밖에 없는 미호의 계획안에는 우리가 잊고 살아왔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이 담겨있었습니다. 500년이 훌쩍 넘는 시간 아름다운 젊음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살아왔던 미호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변화를 통해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대웅의 삶은 비교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뱀파이어 이야기들이 매력적인 것은 영원불멸의 삶을 살아가는 뱀파이어가 인간과 사랑에 빠지며 죽음을 불사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여친구'역시 불멸의 삶을 포기하고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선택하는 구미호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 것일까요?
 
이 선택이 드라마 '여친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의미하게 보내지는 일상의 무한한 삶이 아닌, 한정된 시간 속에서 평범하게 보일 수도 있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를 '여친구'는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서로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동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한계가 분명한 인간 대웅으로서는 엄청난 힘과 무한한 삶을 가진 구미호 미호를 동경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대웅과는 달리 그녀가 보기에는 짧은 시간일 수밖에 없는 20여 년 만에 너무 달라져 있는 대웅을 통해 짧지만 그 시간 안에 펼쳐진 일상의 모습이 동경의 대상일 뿐입니다.

일상은 너무 평범해 잊혀 지거나 특별하게 대접받지 못하지만 그런 일상들이 모여서 추억이 되고 각각의 히스토리가 되어가는 것이기에 우리의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무한한 힘을 가진 미호가 그토록 원하던 일상의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주변의 사람들과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찾아가고 이를 나누며 행복을 느끼는 너무나 평범해서 잊혀 지기 쉬운 그 평범함이 특별할 뿐이었습니다.

미호 보다도 월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동주 선생은 무한한 능력으로 인간 세계에서 영생의 힘을 가진 특별한 존재입니다. 홀로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그에게 행복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일상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없고 함께 할 수도 없는 무의미하게 길기만 하고 무한한 능력은 그를 고립시키고 외롭게 만들 뿐입니다.

동주 선생에게 미호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외로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그녀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밝혀진 진실 속에 감춰진 과거의 아픔까지 더해지며 동주 선생에게도 미호는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거 자신의 손으로 죽일 수밖에 없었던 길달이 바로 미호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물을 싫어한다는 미호의 말을 듣고 의아해하던 동주 선생은 미호의 구슬을 탐내는 도깨비를 통해 의문은 확신으로 변해갔습니다. 도깨비 불 냄새가 나는 여우 구슬이라는 말은 삼신할머니가 불로 자신을 만들었다는 미호의 말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 배신을 당해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던 길달을 자신의 품에서 죽여야 했던 동주 선생은 그렇게 불꽃으로 사라져간 그녀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구미호의 등장에 그가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도 구미호가 길달을 너무 닮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순히 얼굴만 닮은 게 아니라 길달의 일부를 가지고 미호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동주 선생으로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분명한 이유로 다가옵니다. 

과거 자신이 아닌 인간을 사랑하고 그 인간에게 배신을 당해 죽어야만 했던 길달과 너무 닮아 슬픈 미호의 운명은 다시 한 번 동주 선생을 시험에 들게 합니다. 되풀이 되는 운명 속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운명은 누군가에게는 슬플 수밖에 없음은 명확해졌습니다.

오늘 방송된 내용을 보시며 많은 이들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반인반귀인 비형랑을 떠올렸을 듯합니다. 신라 진평왕 시절의 인물 비형랑에 대한 설화는 귀신과 사랑에 빠져 낳은 비형랑이 임금에게 추천한 길달이 여우가 되어 달아나자 귀신을 시켜 길달을 죽였다는 내용입니다.

동주 선생의 과거 장면을 보면 유사한 측면들도 많지요. 도깨비와 유사하다는 그의 고백과 함께 절반은 인간이라는 말로 '삼국유사'속 비형랑이 바로 동주 선생이라는 말은 그럴 듯하게 다가옵니다. 문제는 길달을 죽여 귀신조차도 두려워한 비형랑의 과거가 아닌 미래 곧 현재 시점의 그가 어떤 모습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것인가 입니다.  

설화를 차용해 중요한 인물인 동주 선생을 만들어내고 그 인물을 통해,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수밖에 없는 대웅과 미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예측은 해볼 수 있지만 다양한 결과로 기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여친구'는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결말을 위해 가장 중요한 갈등 요소를 드러낸 '여친구'는 도깨비를 통해 대웅과 미호가 서로가(대웅은 자신이 죽을 거라는 것을 알지 못하지만) 죽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런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동주 선생은 자신이 사랑했던 그래서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여인의 환생은 미호로 인해 갈등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동주 선생은 미호가 가장 사랑하는 대웅을 위해 자신의 목숨으로 대신할지 궁금해집니다. 죽음 앞에선 사랑이 과연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다가오는 것일까요?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여친구'의 질문은 사랑의 본질과 그 사랑을 맞이하는 현대인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랑이 가볍고 거래의 대상이 되어버린 세상에 그 어떤 가치보다 앞서 있는 사랑에 대한 고전적이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은 의미 있게 다가올 뿐입니다. 대웅이 미호에게 건넨 아홉 가지의 미호의 장점은 어쩌면 현대인들에게 건네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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