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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너를 기억해 3회-서인국과 최원영, 그리고 박보검 봉인된 기억을 풀어라

by 자이미 2015.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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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범죄학자인 이현과 경찰대 출신의 뛰어난 경찰 차지안. 연쇄 살인사건의 정체를 찾기 위한 여정 속에 과거의 기억과 함께 하며 <너를 기억해>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 재벌 2세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그들과 연결된 정 변호사는 중요한 인물로 떠올랐다.

 

지안은 현을 기억해;

현의 기억을 깨우는 존재들, 정선호 변호사와 이준호 법의관을 주목하라

 

 

 

보라색 꽃을 선물하는 연쇄살인범. 좌표까지 알려주자 지안은 전화까지 걸어 살인을 막았다. 하지만 살인은 막았지만 연쇄 살인범을 막을 수 있는 기회도 놓쳤다. 현장에서 지안은 당당한 범인을 검거하고, 쓰러진 여성을 병원에 옮기기는 했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심문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현은 답답해한다. 심문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장 분위기는 살인자가 심문을 하는 지안을 압도하고 있었다. 능글거리며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범인은 이미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었다.

 

좀처럼 문제의 중심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지안의 모습을 보고 답답해하던 현은 직접 그 안으로 들어선다. 상대가 안심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식을 가지고 범인을 안심시키는 과정은 현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되었다. 상대를 방심하게 하고 그 안에 들어가 핵심을 건드리는 방식은 통했다. 자신이 세상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에 들떠 있는 범인에게 이런 방식은 유효했다.

 

자신이 상대를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순간 그 상대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상대를 농락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만 존재할 뿐이었다. 하지만 상대를 알고 철저한 계산속에서 범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스로 자백을 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결정적인 순간 이 모든 것을 망친 것은 정 변호사다.

 

재벌 2세의 변호를 위해 등장한 정 변호사와 이현. 둘 사이의 긴장감은 결국 이들이 진짜 경쟁자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범인 뒤에 그를 조종하는 존재가 있음을 단박에 확신한 현은 그 조정자가 바로 정 변호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깨 두드림은 일종의 신호로 모든 상황을 지배하고 움직이는 존재가 보일 수 있는 여유로운 지시였다.

 

 

연쇄살인범은 재벌 2세의 타락이 범한 결과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스스로 도발하듯 자신이 범인이라고 외치는 그는 중요하지 않다. 디테일한 살해 현장을 정리하고 표시한 이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현에게 도발하는 사건 현장의 증거들은 결국 그를 알고 있는 인물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오직 살인이라는 행위에만 집착하는 재벌 2세가 그런 디테일을 주도할 수는 없다.

 

현의 아버지를 죽이고 동생을 데려간 사이코패스 이준영. 그는 녹음 파일 속에 모든 것을 예측하고 성장한 후 자신을 찾아올 현을 위해 예언과 같은 말들을 남겼다. 그리고 자신은 현 주변에 있다는 말로 힌트까지 던져줬다. 현의 주변에 이준영과 현의 동생 민이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중심인물들 중에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현재 드러난 상황들을 보면 정 변호사가 민일 가능성이 높다. 지안과 친한 법의관인 이준호 역시 중요한 인물일 수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그가 이준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현과 민처럼 형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든 것을 예측하고 계산하는 이준영이 녹음기에 남긴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현의 주변에 있다는 말은 그래서 두 사람을 지목하게 만든다.

 

 

살인사건을 명쾌하게 풀어내고, 이것도 모자라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처벌조차 불가능한 재벌 2세에게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 중국에 사건 공조를 요청하는 현의 지략은 탁월하다. 뭐하나 부족할 것이 없고, 마치 신과 같은 존재감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는 그에게 어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답정녀가 있듯, 현에게 모든 사건은 그저 손쉬운 해결 과제일 뿐이다. 마약과 함께 하는 살인 사건임을 감안해 마약과 전쟁을 펼치는 중국에서 재벌 2세는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다.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강력한 처벌을 하는 중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재벌 2세 양승훈은 현의 이야기처럼 한국을 떠나서는 안 되었다.

 

모든 패는 현에 의해 까였고, 모든 것이 정리되는 상황에서 드라마의 재미는 반감으로 이어진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아채는 천재와 완벽한 살인을 꿈꾸는 천재와의 대결 구도는 처음부터 어긋나는 모습이다. 보다 대등하고 흥미로운 싸움을 만들기에는 전개 과정이 너무 밋밋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소재와 재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너를 기억해>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드라마다. 배우들의 면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들이 다음을 기대할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안과 현의 관계를 처음부터 드러낸 상황에서 현이 궁금해 하는 지안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지 않는다. 현의 동생인 민의 경우 정 변호사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다면 후반분 반전을 위해 전혀 다른 인물이 등장해야만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현재까지 이 드라마의 성향상 모든 것을 들춰낸 후 이야기를 풀어가겠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법의학자인 이준호 역시 그저 팁을 던져주는 역할로 국한될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굳이 그 역할에 최원영을 섭외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건을 주시하고 조정할 수도 있는 절대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법의학자는 분명 이준영이든 그과 긴밀하게 연결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일본의 추리 드라마의 형식과 음악 등을 따라했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럴 듯한 트릭도 존재하지 않고, 매력적인 추리 과정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너를 기억해>가 반등을 하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시청자들과의 두뇌 싸움에서 좀처럼 앞서가지 못하는 추리 드라마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분명 흥미로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작가의 한계는 그래서 한심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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