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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너를 닮은 사람-고현정 앞에 등장한 신현빈, 늪에 빠졌다

by 자이미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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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교사라고 하지만 선생이 학생을 교실에서 무차별 폭행을 하는 것이 정상일 수는 없다. 그 이유도 알 수 없는 폭행은 파장을 불러왔고, 그 모든 것은 덫이었다. 더는 피해 갈 수 없는 그래서 지독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치지 않으면 통과할 수 없는 길 말이다.

 

물속의 물고기들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들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강 혹은 바다로 이어지는 곳으로 무거운 가방을 끌고 가는 희주의 모습은 죽음을 상상하게 만든다. 자신의 죽음이 아닌 누군가의 죽음을 말이다.

지옥이란 사랑하는 사람이 나 대신 죽어가는 것이란 명제는 이 드라마의 전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피가 흥건한 바닥을 닦아내는 희주는 과연 누구를 죽인 것일까? 언뜻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해원일 수밖에 없다. 나름의 긴장과 불편함이 공존했지만 잘 살고 있었던 희주의 삶에 갑작스럽게 뛰어든 해원 때문에 모든 것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희주(고현정)는 화가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다. 남편인 현성(최원영)은 다정다감한데 태림학원 법인 대표이사다. 까칠한 시어머니 박영선(김보연)은 태림병원 이사장으로 태림재단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수단 좋은 장사꾼인 박영선에게 며느리인 희주는 성에 차지 않는 존재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큰 영선에게 현성은 모든 것이었다. 현성의 누나인 민서(장혜진)는 어머니의 차별에 맞서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되었다. 그럼에도 어머니 영선에게는 의사 민서보다는 자신의 뒤를 이을 현성이 더 특별한 존재다.

 

영선은 아들이 처음으로 반항하며 간호조무사 출신인 희주와 결혼하겠다는 말에 놀랐다. 아들을 이길 수 없는 엄마는 그렇게 희주를 며느리로 받아들였지만, 차갑기만 하다. 손주들에 대한 사랑은 깊지만 며느리는 여전히 남처럼 대할 뿐이다. 희주와 현성의 아들인 호수(김동하)에 집착을 보이는 영선은 아이를 못된 존재로 만들 뿐이다.

 

간호조무사로 현성의 병원에서 일하다 만나 결혼한 희주는 성장하고 있다. 화가가 되었고, 작가로서도 대중들에게 알려진 인물이다. 그렇게 성장하는 아내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현성은 여전히 희주를 사랑하는 모습이다.

 

개인전을 앞두고 그림에 집중하던 희주는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실에 딸 리사(김수안)가 치료를 받고 있다. 귀를 다친 리사는 학교에서 교사에게 맞았다고 한다. 학생 하나가 몰래 찍은 영상 속 리사는 일방적으로 기간제 교사인 해원(신현빈)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리 잘못을 해도 이런 식의 폭행이 정상일 수는 없다. 집안에서 권력이 존재하지 않은 희주에게 이 상황들은 버겁게 다가온다. 그나마 큰 위안과 힘이 되주는 남편은 일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는 상황이다.

 

아일랜드 슬라이고에 있는 병원에 신원미상의 남자가 입원해 있다. 그는 뒤에 밝혀질 조각가 서우재(김재영)였다. 현성이 그곳까지 간 것은 우재와 친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인연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일랜드까지 날아가 확인할 정도니 말이다.

 

교사의 사과를 받기 위해 찾아간 희주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낯익은 그의 모습에 혼란스러운 것도 잠시, 내 아이를 때린 교사의 그 뻔뻔함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한 행동은 폭력이 아니라 체벌이라고 주장하는 교사에게 희주 역시 폭행을 했다.

기간제 교사의 논리대로 행했을 뿐이지만 이 모든 상황은 CCTV로 녹화되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해당 교사는 희주네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어 고소를 했다. 이런 상황에 시어머니인 영선은 며느리만 나무랄 뿐이다. 주도권을 잡고 문제를 정리하려 했지만, 희주의 행동으로 인해 오히려 을이 된 상황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사위이자 재단 고문 변호사인 이형기(홍서준)은 장모 앞에서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는 존재다. 장모인 영선은 똑똑해봐야 아무런 의미 없다며 그저 똑똑한 사람들 데려와 사용하면 그만이라는 장사꾼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딸이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된 것도 탐탁지 않다.

 

남편이 돌아오며 희주에게도 편이 생겼다. 시어머니의 공격을 막아내며 자신을 보호해주는 남편이라는 존재는 희주에게는 절대적이었다. 미미(미친 미술교사) 혹은 미또(미친 또라이)라고 불렸다는 기간제 교사는 폭행을 하는 과정에서 리사에게 귓속말을 했다. 무슨 말을 한 것일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기간제 교사는 무슨 잘못을 했다고 하는데 리사는 입을 닫았다. 삼촌인 희주의 동생 선우(신동욱)와 만나 시끄럽게 떠드는 것이 행복한 중학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희주는 상황들을 되돌리며 기간제 교사의 행동을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상담실에서 맞고도 옅은 미소를 보였던 그 모습이 기억난다. 상담실은 무조건 CCTV를 돌릴 수밖에 없음을 알고, 의도적으로 자신이 분노하게 해서 폭행을 이끌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왜 그런 행동을 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키울 수밖에 없다.

 

자신이 목적이었다면 딸 리사는 그저 희생양이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 기간제교사가 입고 있던 녹색 코트는 자신이 누군가에 사준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 해당 교사의 인적사항을 물었지만 이름도 학교도 달랐다. 그래서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더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리사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사이 시누이의 반강제로 가정교사를 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선생님을 기다리며 믹스커피를 타 마시던 희주는 놀라 컵을 깨고 말았다. 자신의 집 앞에 녹색 코트를 입은 문제의 기간제 교사가 와 있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가보니 무릎을 꿇고 있는 그는 무조건 사죄를 하기 시작했다. 모호한 기억 속 인물이 바로 녹색코트를 입은 그 기간제 교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림을 배우던 시절 자신을 가르쳤던 어린 선생이 바로 해원이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와 사과를 하고 살갑게 다가오는 해원의 행태에 당황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그의 행동들에 섬뜩함이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어린 그림 선생으로 한나라는 이름이었던 그는 유학을 가기 위해 지은 이름인데 해원이 본명이라 했다. 다니던 학교는 그만두고 다른 학교를 다녔다는 말도 했다.

자신의 딸을 때리고 대응한 자신을 고소한 여자가 갑작스럽게 찾아와 언니라고 한다. 그 섬뜩한 느낌은 희주의 본능이 깨운 신호이기도 했다. 자신이 변한 것에 대해 사는 것이 빡빡해서 그렇다며 무한 반복하듯 사과를 한다. 그런 반복된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희주의 생각처럼 해원은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희주가 집으로 들어간 후 그는 "찾았다"라며 흥분했다. 그가 무엇을 원해서 그런 행동들을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희주의 삶을 파괴하는 존재라는 사실만은 명확하다. 

 

예고편에서는 희주 남편인 현성과도 잘 아는 사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아일랜드까지 현성이 찾아갔던 성명 미상의 그 남자 역시 해원의 선배이기도 하다. 이들의 관계는 무엇이고, 무슨 목적으로 해원은 그렇게 희주를 찾으려 노력했던 것일까?

 

재단 이사장의 딸이자 신경외과 과장인 민서는 남편에게 맞고 살고 있다. 장모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아내에게 푸는 변호사 남편의 행동 역시 기괴함을 더하고 있다. 등장하는 모든 상황들이 정상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 드라마는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첫 회에서는 명확하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선하고 정상적으로 보였던 희주 동생인 선우 곁으로 해원이 접근하기 시작하며 상황 전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흥미롭다. 희주가 바다에 버린 그 사체는 해원인지, 그리고 그를 죽인 것은 남편 혹은 동생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인지 이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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