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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동이 54부-세자의 눈물, 희빈의 통곡, 빛났던 이소연

by 자이미 201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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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를 지키기 위한 숙빈의 노력은 자신이 죽음에 몰리는 상황마저도 거리낌 없이 감내합니다. 희빈이 악마가 되어 남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까지 세자가 왕이 되도록 모든 것을 바치듯, 숙빈은 왕자의 죽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집니다.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비슷해서 슬픈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희빈의 최후, 동이도 끝이 보인다




희빈으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은 그녀를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도록 강요합니다. 그토록 숨겨왔던 세자의 병을 세자 스스로 숙종에게 고하는 일이 벌어지고 이로 인해 희빈은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세자 뿐 아니라 숙빈마저도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극단적인 무리수를 두게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귀한 세자의 거처에 불이 나는 상황은 궁궐을 뒤집어 놓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세자가 죽음 직전까지 몰렸다는 것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거세게 이는 불로 인해 궁궐 내 인력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은 궐문을 열고 궁궐 밖 인력까지 불러들이게 됩니다.

숙빈과 연잉군을 없애기 위한 희빈의 정교하지만 무서운 술수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완벽해 보였던 이 방법은 희빈 무리의 수법을 어느 정도 체험으로 알고 있던 이들에게는 예측이 가능했던 상황입니다. 연잉군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져 칼을 대신 맞은 숙빈은 중상을 입게 됩니다. 

그렇게 연잉군의 목숨을 지켜낸 숙빈으로 인해 희빈의 마지막 무리수는 실패로 끝이 나고 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은 그들의 몰락을 불러왔습니다. 이미 붙잡혀온 희빈 모와 함께 희재가 붙잡힌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은 희빈을 힘겹게만 할 뿐입니다. 

고립과 갈등에서 스스로 자신의 죄를 모두 고해버린 희빈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찾은 숙종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약을 내려주기를 바랍니다. 진정 사랑을 했기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었고 그런 욕심은 결국 이런 참혹한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이야기 합니다. 

자신을 조금이라도 사랑했었다면 자신에게 사약을 내려달라는 희빈의 마지막 말은 섬뜩함과 함께 비장함마저 흘러넘칩니다. 죽음이 아닌 공생을 택했던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던 숙빈은 희빈의 돌변이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세자의 용태와 그 모든 사실을 다른 이들이 알고 있음이 희빈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서며 벌였던 수많은 죽음의 정치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희빈으로서는 숙빈의 제의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웃는 얼굴 뒤에 감춘 칼을 든 손이 정치이고 권력을 위해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임을  잘 알고 있는 희빈에게 숙빈의 제안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는 꿈같은 이야기도 희빈에게는 무의미할 뿐이었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것은 결국 권력을 손에 쥐었을 때라고 믿는 희빈은 무리수를 두더라도 세자가 왕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숙빈이 자신이 보낸 자객에게서 연잉군을 보호하듯, 후사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세자를 거친 권력 투쟁에서 지켜내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전두환이 저지른 피의 쿠테타를 '성공한 쿠테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을 하듯, 희빈의 계획이 성공했다면 희빈은 그렇게 사약을 받지 않았겠지요.

어머니 희빈의 죄가 얼마나 큰지를 알면서도 차마 어머니의 죽음을 볼 수는 없었던 세자는 식음을 전폐하고 숙종 앞에 석고대죄를 합니다. 세자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희빈을 살리기에는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여리고 착하기만 한 세자를 감싸며 자신의 희빈에게 사약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숙종이라고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겠지요.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세자가 궁에서 겪어야만 했던 고되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숙종이 세자보다도 더욱 힘겨운 결정이었을 겁니다. 

돌이키기에는 너무 와버린 희빈은 숙종에 의해 사약을 받게 되고 권력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었던 그녀는 세자가 왕이 되는 것도 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지켜주고 싶었고 이루고 싶었던 세자를 남겨두고 죽어야만 하는 희빈에게는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동이>에서 다뤘던 장희빈은 그동안 사극을 통해 보여주었던 표독스럽고 사악하기만 했던 희빈과는 질적으로 달랐습니다. 영특하고 정까지 많았던 희빈은 왕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헤아렸고 해박한 지식은 그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랑을 알고 사랑을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 수도 있었던 희빈의 재발견은 시청자들에게도 의외의 발견으로 다가오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희빈이 탄생하게 만든 제작진의 의도도 중요했지만 이소연의 연기 역시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지적이며 사리판단이 확실한 희빈을 연기하는데 이소연 만 한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동이>를 통해 만개한 느낌이었습니다. 비록 장희빈이 주인공이 될 수 없는 타고난 한계로 인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기는 힘들었지만 오늘 자신의 최후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배우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사극 연기임에도 능숙하게 해내는 그녀의 연기로 인해 <동이>는 더욱 재미있게 진행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동이의 가장 강력한 적인 희빈 역을 맡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그녀는 동이보다도 빛나는 희빈이었습니다.

50회를 넘어서기 전부터 흔들렸던 드라마의 재미는 회를 거듭하며 아쉬움을 크게 만들었습니다. 계획을 벗어나 연장을 시작했다는 것은 처음 의도와는 달리 이야기가 늘어지거나 혹은 더해져서 흐름을 흔들어놨다는 이유가 되겠지요. 연잉군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양념처럼 들어갈 뿐 연장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 모호해지는 <동이>도 이젠 6회만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동이>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가 있겠지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흐트러졌던 이야기가 재미와 의미를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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