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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라이프 14회-문소리 복귀 전선은 새롭게 구축된다

by 자이미 2018.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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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다. 마지막 두 번의 이야기를 남긴 <라이프>는 거대 악에 맞서 싸울 전선이 새롭게 구축되며 마무리되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악랄한 재벌가에 맞서 싸우는 사장과 의사들의 전선은 그래서 흥미롭다. 통쾌할 수밖에 없는 대결 구도가 어떻게 결말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진우와 선우;

화정과 환경부 거대한 비리, 모든 패를 쥔 구 사장과 상국대학병원 전선을 구축하다



구승효 사장이 극단적 방법으로 4명의 의사들을 면직 처리한 것은 그가 화정그룹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대가 이해하지 못한 상황은 오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재벌들이 왜 영리병원 운영하려 하는지 그 이유는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 번 언급되고 있다. 


면직 당한 진우는 반격에 나섰다. 주 교수를 부원장으로 위임하고 사장을 물러나게 하려는 전략이었다. 그 자리에 초대하지 않은 손님은 김태상 부원장이 참가해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진우가 자신을 심평원에 투서한 인물임이 드러났다. 궁지에 몰린 상황은 오히려 새로운 방법들을 찾아내게 한다.


고인이 된 이 원장이 어떤 존재였는지 그 자리에서 모두 드러났다. 많은 의사들이 자신들의 잘못과 실수를 저질렀고 그 모든 것을 챙긴 것은 원장이었다. 이 원장이 심근경색에 걸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의사들 모두의 책임이라는 김태상의 분노는 자기반성이나 다름 없었다. 


"이 원장 피 안 빨아 먹지 않은 자 어디 있냐"라는 김태상의 분노는 모두를 반성하게 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들이 뭉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자기 허물 하나 없는 이 없는 그 자리에서 그들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니 말이다. 공공의 적이 된 구 사장에 대한 의사들의 진영이 갖춰진 셈이다. 


진영이 갖춰졌다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구 사장에게 직접 대항하려는 이는 소수에 그치고 그렇게 면담을 하는 자리에서 압박을 해보지만 의사들이 구 사장을 이길 수는 없었다. 관리에 능통한 구 사장에게는 치료만 하던 의사들 정도는 손쉽게 제압할 정도는 되기 때문이다. 


구승효 사장은 명확한 노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10년 동안 자신이 봤던 그래서 더는 보고 싶지 않은 화정그룹 오너 일가의 삶. 그렇게 준비된 상황은 분노한 의사들과 함께 싸우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 싸움으로 재벌가 오너가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타격은 입힐 수 있다. 


업무에서마저 배제를 시킨 것은 화정그룹에서 그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오 원장이 병원까지 나오지 않고 두문불출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을 사서 협박을 하는 상태는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까지 위험한 상황에서 오 원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모든 패를 알고 있던 구 사장은 그래서 선제적으로 조 회장이 노리는 타깃들을 자신이 먼저 내친 것이다. 신체적 위해를 당할 수도 있는 그들을 면직 처리함으로도 보호한 것이지만 이를 모르는 당사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것은 당연하다. 노을이 혹시 위험에 처하지 않을까 자신의 운전 기사에게 미행을 시키도록 하는 승효에게 노을은 사랑이다.


눈치 빠른 주 교수에 의해 들통나고 너무 현명하게 대처한 노을로 인해 승효는 그녀와 마주 서야 했다. 그 자리에서 마저 자신의 솔직한 감정 대신 냉정하게 그녀를 몰아세우는 승효는 연애무식자일 뿐이었다. 노을도 승효가 좋아 걱정해왔다. 이를 강 실장에게 들키자 자꾸 아니라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속일 수 없다. 


서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기자가 아닌 한 여자로 남자인 진우에게 다가선 그녀 역시 그게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진우 역시 조심스럽지만 그게 사랑임은 명확하게 알고 있다. 농담과 진담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만 키울 정도로 진우는 '서현앓이' 중이다. 


진우가 노을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서현은 질투를 했다. 너무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그런 감정이 생겼다는 것은 사랑이다. 예쁘고 직업도 의사인 노을을 보며 자신을 비교하고 자책하게 되는 것도 이상할 것 없는 순수한 마음이다. 이런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말 그대로 기자와 인터뷰어로만 상대하고 돌아서며 "유치하게"라고 자신을 탓하는 서현도 '진우앓이' 중이다. 


동생이 아프다는 사실을 구 사장과 대화를 하며 알 수 있었다. 적과 대립 과정에서 동생의 병이 심각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 진우는 직접 물어볼 수가 없었다. 동생이 느낄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형인 진우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진우는 선우에게 병에 대해 묻기 보다 미술관에 데려갔다.


선우에게 자유를 만끽하게 해주고 싶었다. 어린 나이에 하반신 불구가 되어 걷지 못하는 선우. 그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물 속 풍경이 가득한 그곳에는 휠체어를 탄 채 스킨스쿠버를 하는 여성이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소리 없이 우는 선우는 알고 있다. 형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말이다. 일일이 묻지 않아도 그 마음을 알 수 있는 그들은 가족이다.


고위공직자가 많은 처가 덕으로 이상엽 교수는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화정과 환경부 사이에 은밀한 커넥션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화정이 뭔가 잘못한 일이 있어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환경부 장관 부모의 땅을 병원 부지로 매입한 사실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화정의 가장 큰 아킬레스 건이 될 수 있는 이 사안을 알게 된 주 교수와 진우는 직접 구 사장을 만났다. 좀처럼 구 사장을 흔들 수 없었던 그들에게 이 사안은 히든 카드였기 때문이다. 전체 판을 보며 어떤 선택이 가장 합리적일지 고민하던 구 사장은 그들이 몰라도 되는 것까지 알게 된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화정 어패럴을 구 사장이 찾은 이유는 그 안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빅딜을 해야만 했던 이유를 찾으려는 구 사장의 행보는 은밀하면서도 묵직했다. 강 팀장을 오 원장 집으로 보내 안심 시킨 것 역시 중요한 전선 형성을 위한 포석이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희생 시킬 수 있는 거대 재벌. 그 재벌에 맞서 싸우기에는 그들의 힘은 미약하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공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모든 패를 쥔 구 사장과 병원을 살려 보려는 의사들이 의기투합하면 최소한 의료 영리화를 통해 돈만 벌려는 화정이 병원에서 손을 뗄 수 있게 만들 수는 있으니 말이다. 


단 2회만 남겨둔 <라이프>는 숨어 있던 오 원장이 극적으로 구 사장을 찾으며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대적인 반격을 위한 서막이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촘촘하게 잘 엮인 실타래들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완벽한 이야기와 감각적이고 섬세한 연출. 그리고 이를 확고하게 하는 배우들의 명연기들이 하나가 된 <라이프>는 부족할 것이 없는 명품 드라마다. 의료 영리화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도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야기의 재미까지 잃지 않았으니 최고일 수밖에 없다. 남은 2회 <라이프>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마주할지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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