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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로열 패밀리 14회-우리는 왜 김영애를 주목해야만 하는가?

by 자이미 2011.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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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4회를 남긴 <로열 패밀리>는 정가원을 둘러싸고 양 극단에 선 이들의 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잠시 방황하던 지훈이 인숙을 도우러 등장하고 첫째 며느리 윤서마저 공회장에게 등을 돌리며 그들의 대결이 과연 어떤 식으로 끝이 날지 궁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회장 김영애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인숙은 왜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하는가?



김인숙의 과거와 자신의 과거를 비교하며 고통스럽게 질문을 이어가던 지훈은 자신을 찾아온 어머니와 만나며 모든 것들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김인숙에 대해 부정하기 시작하며 과연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질 뿐입니다.

01. 공회장의 치정 스캔들 조작사건

JK 지주회사가 김인숙이 사장으로 있는 JK클럽이 아닌, JK 메디컬로 변경되었다는 것도 뒤늦게 알 정도로 그에게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모를 만난 일이었습니다. 자신의 모든 과거를 알고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자신을 농락했다고 믿는 지훈에게 인숙은 원망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공회장은 자신이 진행해왔던 모든 것들이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인숙에게 JK 메디컬에 대한 내용증명을 받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그녀에게는 가장 큰 아킬레스건일 수밖에 없는 JK 메디컬에 대한 둘째 아들 지분 획득 과정은 그들이 지배하는 법을 떠나 대중들에 의해 지탄받을 수밖에 없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지주회사로서 어울리지 않았던 JK 메디컬을 점지했던 청운거사마저 인숙과 한 패였음을 알고는 더욱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공회장은 인숙과 직접대면을 합니다. JK 메디컬 지분과 관련한 문제를 적절한 수준에서 타결을 보려고 찾은 인숙에게 그녀는 지금껏 본적이 없는 강력한 대응에 충격을 받습니다.

독기를 품고 자신을 몰락시키려는 인숙에게 지옥이 무엇인지를 맛보게 하겠다는 공회장은 인숙과 지훈이 불륜 관계였고 이를 통해 JK를 집어삼키려는 못된 짓을 도모했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작성해 여론화 하겠다는 반격 안을 지시합니다.


로열 패밀리가 아닌, 인숙에게 공회장은 그 어떤 미련도 연민의 정도 느끼지 않습니다. 인간으로도 취급하지 않는 그녀가 자신에게 칼을 드리운 인숙을 그냥 둘 일은 만무하지요. 흥미롭게도 JK 메디컬 강제 인수 과정을 도청한 테잎을 가지고 공회장을 흔들 '여론몰이'를 하려했던 인숙에게 공회장이 꺼낸 치정 스캔들은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습니다.

대중들은 재벌가의 불법적이며 강제적인 아들 주식 강탈보다는 치정에 얽힌 재벌가 이야기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과열된 관심은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하게 되고 그런 상황들은 보호받을 수 없는 지훈과 인숙만이 패자가 되는 상황을 요구하게 됩니다. 공회장이 노린 묘수는 이렇듯 인숙의 마지막 선택을 힘겹게 할 뿐이었습니다.

02. 지훈과 마리 혹은 인숙 이야기


어머니를 만나고 나서도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한 지훈은 인숙이 아닌, 마리의 과거에 대한 질문을 건넵니다. 과연 그녀는 어떤 사람이었느냐는 질문에 어머니인 순애는 지훈을 위해 우유 배달하고 남은 우유를 항상 챙기고 곰 인형 만들고 벌은 돈으로 막대 사탕을 사다주던 천사와 같은 마리를 이야기 해줍니다.

아버지가 죽은 현장에 있었던 마리, 그리고 아버지를 죽인 범인일지도 모르는 마리를 감싸기만 하는 어머니에게 너무 착해서 문제라는 지훈. 그런 지훈에게 순애는 중요한 이야기를 합니다. "믿음" 그 오랜 시간 지훈을 버리지 않고 지켜낸 인숙은 이미 '인간으로서 자신을 증명'했으니 믿는다는 말에 그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믿어야 지킬 수 있다"

인숙이 자신이 범인이 아님을 믿고 있었기에 그 오랜 시간 자신을 도왔다는 사실에 그는 더욱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풀리지 않는 단 하나의 의문인 조니의 죽음과 인숙의 문제는 그가 인숙을 믿을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이기 때문이지요.

엄집사와 만난 자리에서 지훈은 인숙이 된 마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사건 현장에 엄집사인 자신도 있었고 자신에게 총을 겨누던 스티브를 죽인 게 마리였다는 사실. 자신을 구한 마리를 위해 사건을 봉인하고 그녀를 미국으로 도피시킨 사실. 몇 년 후 스티브의 동생이 미 정보부에서 일하며 다시 사건 조사가 시작되어 어쩔 수 없이 아들인 조니를 버리고 인숙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했던 일들을 듣게 됩니다.

지훈이 가장 듣고 싶은 조니의 죽음에 대해서도 인숙은 절대 조니를 죽이지 않았다는 말에 그는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기구한 운명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사랑해준 존재인 마리와 인숙. 그녀를 믿지 않으면 지킬 수도 없다는 어머니의 말은 지훈을 다시 움직이게 만듭니다.

엄집사가 시켜 치정 스캔들을 만들어내던 이들을 방해하던 과정에서 첫째 아들이 보낸 보안 팀에게 붙잡혀 배경이 드러날 상황에 극적으로 등장해 모든 사건을 자신이 조작했다고 밝히는 지훈은 본격적으로 인숙을 돕기로 합니다. 마지막 히든카드로 꺼내 든 지훈과 돈으로 절대 매수할 수 없는 첫째 며느리 윤서의 등장은 공회장을 경악스럽게 하며 남은 4회 동안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지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03. 왜 우리는 공회장을 주목해야만 하는가!

14회가 되면서 <로열 패밀리>는 주제의식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김인숙의 입을 통해 밝힌 그들의 주제는 바로 '인간의 존엄'이었습니다. <인간의 증명>을 넘어서 존엄 받아야만 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낸 <로열 패밀리>는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김인숙이 공회장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돌려주기를 바라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이라고 밝힙니다. 정가원에서 살았던 18년 간 한 번도 인간적인 존엄을 가지지 못한 채 살아와야 했던 그녀가 원하는 복수는 단 하나였습니다. 자신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던 공회장에게 자신도 인간이었음을 증명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지요.

인숙은 왜 공회장에게 다른 것도 아닌, '인간의 존엄'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까요? 그리고 재벌총수인 공회장은 왜 그토록 인숙을 인간이하로 대접하며 살아야만 했을까요? 이런 설정과 과정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재벌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들은 스스로를 '로열 패밀리'라 지칭하며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게 일반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에서 '로열 패밀리'를 제외한 다른 인간들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가질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극중 드러난 극화된 내용이 아닌 실제라는 사실이 섬뜩할 정도입니다.

재벌 2세인 최철원은 임원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일인 시위를 하던 노동자를 야구 방망이로 구타하면서도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가 싸이코패스여서가 아니라 그가 속해있는 '로열 패밀리'들에게 자신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벌어진 반교육적 경쟁과 이로 인한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 그럼에도 그 잘못에 대해 심각함을 느끼지 못하는 총장과 정부는 인간의 존엄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무한 경쟁에 몰아넣은 채 영어 지상주의와 징벌적 수업료 징수는 학생들에게 인간의 존엄은 사라진 채 오직 경쟁만 남은 처절함만을 강요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DNA 법은 '아동 성폭력, 살인, 성폭행, 마약 등 상습적 흉악범죄에 대한 효율적 수사' 등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점점 흉악 범죄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DNA가 필요하다는 권력자들의 논리는 황당하게도 쌍용 자동차 파업 노동자와 용산 철거민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어 경악스럽습니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싸우던 이들을 흉악범죄자들과 같이 취급을 하는 현 정권은 세상을 모두 가진 소수의 권력집단을 제외하고는 '인간의 존엄'이란 있을 수 없다는 공회장과 다름없습니다. <로열 패밀리>가 공회장에 대한 복수를 하고 그 복수의 의미를 '인간의 존엄'으로 국한시킨 것은 '인간의 존엄'을 빼앗긴 현대인들에 대한 우화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증명>이 아닌, <인간의 존엄>을 꺼내든 '로열 패밀리'는 그래서 위대해지기 시작합니다. 일상이 되어버린 익명의 존재들인 'K'로 살아야만 했던 우리. 그런 그들에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는 위대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거침없는 반격을 가하는 인숙과 지훈을 바라보며 가슴 뜨거운 그 무엇을 느끼고 계신다면 당신도 '인간의 존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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