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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리멤버 아들의 전쟁 7회-어색한 전개 무색하게 한 남궁민의 악인 열전

by 자이미 201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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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대중문화의 주류는 분노였다. 사회를 지배하는 분노는 자연스럽게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발현되었고 수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올 해도 그런 기조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있고 그 뒤 대선을 위한 행보로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2015년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가 있었다면, 올 해는 <리멤버-아들의 전쟁>에 등장하는 남규만이 그 역할을 이어간다.

 

악인에 열광하는 사회;

2016년 조태오에 이어 이제는 남규만의 악인 열전이 펼쳐진다

 

 

 

연말 시상식으로 인해 결방을 했던 <리멤버-아들의 전쟁>가 다시 정상 방송이 되기 시작했다. 유승호 팬들에게는 너무 긴 2주였을 듯하다. 그렇게 돌아온 이 드라마에서도 이젠 하나의 트랜드처럼 자리하기 시작한 악인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공공의 적처럼 여겨지는 사악한 재벌가들의 이야기는 2016년에도 여전히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병적으로 모든 것들을 사진처럼 기억해 언제든 필요할 때 뽑아서 사용할 수 있는 서진우는 억울하게 살인마로 전락한 아버지를 위해 변호사가 되었다. 오직 남규만을 향해 전진하는 그는 탁월한 능력으로 남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그를 향해 나아갔다.

 

남규만을 응징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과 달리, 알츠하이머에 시달리는 아버지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기만 했다.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감옥 안에서 철저하게 방치된 서재혁은 이제는 아들에 대한 기억조차 잊어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가끔씩 기억을 되찾아 진우를 알아보고 눈물을 흘리던 아버지였지만 자신에게 아들이 있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재혁을 바라보는 진우는 서럽기만 하다.

 

남규만을 무너트리기 위해 일호생명 부사장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준 진우는 그래서 표적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은 치워야만 속이 편해지는 남규만의 그의 아버지인 남일호에게 진우는 귀찮은 존재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일호 그룹 회장인 남일호는 철저하게 자신의 아들을 위해서 살아간다. 아들이 잔인한 살인마였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대한 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그 정도로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 할 정도다. 괴물이 커가는 데에는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 필요하고 그 역할은 남일호가 하고 있었던 셈이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이 불쾌하기만 한 남일호와 남규만은 분노한다. 다혈질은 규만은 그런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표출하기에 여념이 없다. 어떻게든 선우를 죽여서라도 사라지게 만들고 싶어 하는 규만. 그런 규만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도발하는 선우는 거칠 것이 없었다.

 

미친개를 조련하거나 제거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맞서서 제압하려고 한다고 제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선우의 선택은 무모해 보이기만 하다. 이미 한 차례 호되게 당한 상황에서도 선우의 복수는 멈추지 않았다. 일호 일가에서 내친 일호생명 부사장을 구해내고 그 대가로 비리 사실을 얻어냈다. 충실하게 자료를 모아 그들을 무너트리는 것만이 아버지를 구해낼 수 있는 최선이라는 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

 

더디지만 차근차근 자료들을 모아갔고, 남규만의 여동생인 남여경에게도 다가선다. 복수를 위해서는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정도인 선우에게는 거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유일하게 자신과 아버지를 믿어주었던 인하만이 이 전쟁에 함께 하지 않기를 원하는 선우. 그런 선우와 달리 정의감이 투철한 검사 인하는 본격적으로 4년 전 '서천 여대생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인하는 서재혁을 면회를 갔다. 진범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는 그를 어떻게든 돕고 싶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료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으며 끔찍하게 생각했던 아들 진우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은 끔찍해 보였다.

 

 

교도소 담당 의사를 찾아가 분노한 것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왔다. 인하의 이런 행동에 부장검사인 홍무석은 분노했고, 그에게 미제사건들을 떠안기며 4년 전 사건에서 발을 빼게 만들었다. 서재혁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홍무석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시를 받고 현장에서 사건을 조작한 강력계 곽한수 형사는 오직 재물에만 눈에 어두운 존재일 뿐이었다.

 

남규만을 위해서라면 충실한 개가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검사와 형사. 이 조직적인 연결고리는 낯설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실제 현실에서도 이런 상황들은 익숙함으로 봐왔기 때문이다. 돈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서 부당한 권력이 구축되었다. 이제 세상은 돈을 가진 자들의 것이 되었다.

 

법도 정의도 이미 돈 앞에서는 무의미한 존재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서는 더욱 고착화되어 경악스러울 정도로 정착되었다. 돈이 있으면 잔인한 살인마도 무죄를 받는 나라. 전 세계 40%의 돈을 허공에 날려버린 금융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진 그들은 최고의 변호사 군단을 이끌고 법리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다.

 

판사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그리고 승산에 대해 확신도 없는 이 싸움을 이어가려 하지 않는다. 그저 가난한 그래서 손쉽게 판결을 할 수 있는 서민들의 작은 범죄에만 집착하는 게 현실이다. 미국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추종하는 한국의 현실이라고 다르지 않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더는 탈옥범의 외침이 아닌 우리 사회의 변할 수 없는 진리로 자리를 잡았다. 돈이 있으면 죄인도 죄인이 아닌 세상. 현직 기자 맷 타이비가 쓴 <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는 이런 사회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고착화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익숙해진 이런 모습에 대중문화는 적극적으로 반기를 들며 비난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해 크게 성공한 작품들 중 사회 비판을 앞세운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한다. <<리멤버-아들의 전쟁> 역시 명확하게 이런 사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부당한 권력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려는 이들의 노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베테랑>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더욱 악랄한 재벌 2세인 조태오를 떠 올리게 하는 일호생명의 남규만 사장은 샴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진우가 4년 전 허위 자백을 했던 아버지의 동료였던 전주댁을 찾아간다. 위증에 대해 번복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진우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전주댁의 죽음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박 변호사가 경고했듯 상상을 초월하는 일호 그룹 부자들의 행동은 경악스러웠다. 아들과 아침 식사를 하면서 "사람은 그저 도구일 뿐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잘 바꿔 쓰기만 하면 된다"는 남 회장의 발언은 우리 노동환경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노동자와 '함께'가 아니라 오직 '도구'로만 생각하는 현실 속에서 남 회장 부자의 행동은 너무나 적나라하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섬뜩하다. 실제 재벌의 '매값 폭행'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재벌가 아들이 벌인 황당한 행동은 영화 <베테랑>에서 그대로 차용되기도 했다.

 

남규만 역시 조태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서에게 전주댁을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리지만 더는 악행을 할 수 없다는 안수범을 죽기 직전까지 패는 남규만에게 자신 외의 사람은 사람이 아니었다. 철저하게 자신만을 위한 세상을 살아가는 그에게 앞길을 막는 조그마한 티끌이라도 치워버리고 싶을 뿐이다.

 

 

살인 청부업자를 시켜 전주댁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현장으로 진우를 이끈 그들은 이미 남규만의 개가 되기를 자청한 곽한수 형사는 살인범으로 그를 잡으려 한다. 붙잡히면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억울한 누명을 쓸 수밖에 없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진우는 도주를 시작한다. 유망한 변호사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살인범으로 지명수배를 받게 된 진우는 그렇게 복수를 시작했다.

 

진우를 위기에 몰아가는 과정이 어색하다. 어떻게든 뜯어 맞추며 그럴 듯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무리한 전개를 선택한 작가가 아쉽기만 하다. 복수의 방식이 다양하게 있겠지만 그가 선택한 복수는 손현주가 열연했던 드라마 <추적자>의 방식으로 다가온다.

 

치밀하게 짜여진 <추적자>와 달리 형식만 유사한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무리한 전개로 다가왔다는 점이 아쉽다. 변호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도망자가 되어 진범을 추적하는 진우의 선택이 과연 어떤 재미의 힘과 몰입도를 갖춰나갈지 모르지만 아쉽다.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는 바로 남규만이다. 잔인한 살인 본능을 타고 난 일호 그룹의 아들인 남규만의 행동은 우리 사회 비뚤어진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 이제는 너무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부당하게 얻은 권력. 그리고 그렇게 잡은 권력을 움켜쥐고 위해서는 어떤 악행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돈 권력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잔인한 재벌 2세인 남규만을 연기하는 남궁민은 눈빛부터가 다르다. 잔인하고 비열한 인물인 남규만의 연기는 남궁민이라는 캐릭터에서 완벽하게 살아나고 있으니 말이다. 악당에게 열광하는 사회. 그렇다고 악당을 옹호하기 위함은 아니다. 그럴 듯한 모습을 하고 악행을 저지르는 현대 사회의 악당에 열광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그 악당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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