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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도 갱스 오브 뉴욕, 길 빠진 이유와 노란색에 담긴 의미

by 자이미 200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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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마지막 무한도전이 방송되었습니다. 그들이 왜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방송으로 '갱스 오브 뉴욕'을 선택했는지에 주목해야 할 듯 합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해를 보내면서 다른 선택지들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는 갱들의 이야기를 담아 시청자들과 심리 게임을 제안한 이유속에 답은 나와있는 셈이지요.
그들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뉴욕편의 대미를 장식할 '갱스 오브 뉴욕'은 한때 무한도전이 영화를 찍는 것은 아니냐는 보도가 나올정도로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영화를 찍을리도 만무하지만 그만큼 그들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영어 논란에 정준하와 세프의 문제, 공정무역, NYT 비빔밥 광고로 이어지는 냉탕과 온탕의 연속은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의 가치만 높여주는 논란이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그들의 가치는 소외된 것들과 나눔에 있었습니다. 2009년 무한도전을 상징할 수있는 단어들 역시 '나눔'이었음은 부정할 수없는 진실이지요.

오늘 방송된 '갱스 오브 뉴욕'은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심리게임이었습니다. 멤버들에게 주어진 카드속 조커를 가진 스파이를 찾아내는 그들만의 게임은 계속 되어오던 쫓고 쫓기는 게임의 최고봉이었습니다. 조직의 보스로 등장한 길이 숨지고 그 죽음의 책임이 조직내부에 있음을 밝히고 여섯명의 심리전을 관전하며 누가 범인인지를 가려내는 시청자들도 참여가 가능한 인터랙티브를 요하는 방송이었습니다.

내부의 적을 찾아야만 하는 그들은 정해진 지점에 놓인 힌트를 얻기전 스파이는 증거인멸을 해서 생존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마지막에 남는 하나가 500불을 받는 이 게임의 최종 승자가 누구인지보다는 과정이 더욱 의미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서로를 속고 속이며 치열한 두뇌 게임 혹은 눈치 싸움을 해야하는 그들의 관계들 속엔 자연스럽게 우리의 모습도 투영되어져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논란이 있을 수도 있는 괘변을 늘어놓겠습니다. 보스의 죽음과 노란색의 의미는 보면서 바로 연상되었던 이가 있었을 듯 합니다.

올 한해 우린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는 슬픔을 맛봐야만 했습니다. 유례를 찾아볼 수없는 전직 대통령의 연이은 서거 소식은 전세계에 몰아닥친 경제난과 더불어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게 사실이지요. 더욱 현정권의 공개적이고 의도적이며, 야만적인 몰아붙이와 흠짓내기에 몰린 노 전대통령의 자살은 메가톤급 충격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정적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가상은 하지만 2009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에 극단을 초래하고 분열을 유도하는 MB정권의 옹졸함에 많은 국민들은 치를 떨어야만 했습니다. 그런 그들의 정적 죽이기는 여전히 유효하며 사회 전반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자하는 야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방송을 장악하고 정국을 극단적인 보수화로 몰아가며 사회를 통제하려는 그들의 모습들은 구체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인사들의 MB맨화와 함께 연예인을 비롯한 보도방송에 대한 재갈물리기가 노골적으로 진행되며 한나당 의원의 보지도 않고 내린 '정신분열'의 대상인 '빵꾸똥꾸'는 2009년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유행어가 아닐 수없습니다. 

노 전대통령의 죽음과 노란색은 단순히 한 정당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노란물결은 촛불집회의 상징적인 색깔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대중을 속박하고 독재로 나아가는 현정권에 대한 저항의 의미이자 상징적 색깔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무도에서 길을 나이어린 두목으로 내세우고 제거한 이유는 중의적으로 표현되기는 했지만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음을 알 수있었습니다. 

서로를 의심해야만 하는 고독한 게임. 지난 5년간을 함께 해온 그들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속 주인공들보다 친해져 있습니다. 그런 그들이 서로를 속고 속여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건 우리의 현재 모습과도 닮아있습니다. 각박해질수록 자신외에는 믿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가 그대로 무한도전의 심리게임에 녹아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화려한 색채를 버리고 흑백을 강조한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지요. 노란색을 강조하기 위함도 있겠지만 암울한 우리의 현실을 의미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노란색이 담아낸 의미들이 시간이 지날 수록 하나씩 사라지고 마지막 하나를 제외한 모든게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제로가 아닌 하나의 희망을 남겨둔건 제작진이 우리사회를 바라보는 간절한 바람이겠지요. 화려함에서 시작해 흑백으로 진행 될 수밖에 없음은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함축적 의미입니다.

길이 그들의 관계속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가지 추측이 가능할 듯 합니다. 길의 무도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과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전진의 지지부진한 모습과는 달리 빠르게 무도에 흡수된 길의 모습은 향후 길의 무도내 영향력을 이야기해주는 좋은 단서이기도 합니다. 

그런 길이 2009년 마지막을 장식하는 '갱스 오브 뉴욕'에서 잠깐 출연으로 머문 이유는 일단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음도 있겠지만,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을 패러디했기에 영화속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오래된 친구들의 배신과 음모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길을 의미있는 역할로 극중에 투입할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속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갓 들어온 길은 의미만 퇴색시킬 수있었지요. 5년동안 함께 해온 멤버들을 위한 멋진 추억을 담아낸 오늘 방송은 그들의 오랜 노고에 대한 감사와 새로운 5년을 위한 격려의 의미도 담겨있었습니다. 

"발신은 했지만 통화는 안했다"는 명수옹의 한마디에 배꼽이 빠질 듯한 충동을 느끼게 해준 '무한도전 갱스 오브 뉴욕'은 어두운 흑백 화면만큼이나 암울한 우리의 현실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잔뜩 담겨진 2009년판 무도식 자화상이었습니다.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갱들의 세계.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려한 색채로 시작했지만 어두운 흑백은 최악의 상황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 희망을 꺼트리지 않은 무도의 배려처럼 2010년엔 우리에게 희망으로 다가오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용필 노래를 매일 들으며 조용필의 노래만으로 뮤지컬을 만들고 싶다는 김태호PD의 소망이 2010년에는 이루어질 수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2009년 무도와 함께해 행복했습니다. 2010년에는 더욱 성숙하고 즐거움을 만끽 할 수있는 무한도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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