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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도 갱스 오브 서울에서 무기가 가위바위보인 이유

by 자이미 201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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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과 빅뱅의 만남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무한도전-갱스 오브 서울>은 그들이 왜 최고인지를 그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하게 드러내주었습니다. 모두의 생각을 뒤엎는 획기적인 '가위바위보' 놀이는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에 대한 김피디의 보기 좋은 어퍼컷이었습니다.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에 웃음을 던지는 무도가 진리다




지난주 '디너쇼'는 정형돈이 왜 요즘 대세일 수밖에 없는 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르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는 정형돈이 모두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한마디 한마디에 폐부를 찌르는 듯한 유머에 모두가 자지러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무척이나 식상할 수밖에 없는 형식과 무의미한 반복이 될 수도 있었던 무도와 출연 가수와의 파트너 선정은 정형돈의 한마디로 최고의 가치로 상승해버렸습니다. '정형돈의 늪'은 많은 이들에게 전염되었고 그런 늪에 빠진 정재형의 시니컬한 존재감은 가장 무도다운 모습이어서 즐겁기도 했습니다.

막말과 존칭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정재형의 솔직한 감정표현 등은 무도 멤버 중 하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미 무도 화되어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과연 그가 '탄탄대로 가요제'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될 정도로 정재형의 예능감은 상상이상이었습니다.

정재형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지드래곤과의 차이를 규정하는 노홍철의 "히스테리와 감수성"이라는 표현은 무도가 왜 뛰어난 예능인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촌철살인의 대가들이 모인 것처럼 말 한마디 한마디에 대충이라는 없는 그들의 언어 구사 능력은 최강이었습니다.

자막을 통해 무도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주는 김피디의 자막신공은 오늘도 여전했습니다. 무조건 지드래곤만 바라보던 명수옹이 선택을 강요하며 마이크를 지디의 손에 쥐어주자 '날치기 통과를 노리는 명수'라는 시의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 웃음을 주었습니다. 빅뱅과의 만남 전 너무 날뛰는 형돈이를 보면서 '애 도핑테스트 한 번 해봐야'라는 문구로 '남격'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문구로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형돈이가 대세일 수밖에 없음은 다른 이들이 빅뱅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했음에도 그만은 패션을 평가할 수 없는 복장으로 모두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과거 <무한도전 MT 가다>편에서 무한걸스와 만나는 자리에서 처음 입고 등장했던 80년대 비인기 교생 차림은 정형돈만이 소화할 수 있는 의상이었습니다.

이런 의상을 하고 지디의 패션을 보며 "너무 노멀하다"며 지적하는 형돈이의 모습은 대세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자신감이었습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지적하는 많은 이들에게 그는 당당하게 외칩니다 "그냥 형도니". 모두가 누군가의 패션을 따라가고 개성이 사라지고 공장에서 찍어낸 대량 상품의 전시장 같은 상황에서 "그냥 형도니"라는 말은 그만이 가진 독창성과 개성이 묻어나는 듯해서 신선하고 짜릿하기까지 했습니다. 그가 왜 대세인지는 그런 자신감 안에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멋진 슈트 차림으로 무도에 출연한 빅뱅은 그들이 얼마나 무도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음악 무대마저도 아무 곳에나 서지 않는 그들이 모두 함께 예능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무도를 거의 빼놓지 않고 본다는 지디나 다른 멤버들이 무기를 획득하고 서로를 속이려 드는 행동들에서 형들에게 못된 것들만 배웠구나란 자막은 그들의 '무도지수'를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상대의 보스를 제거하는 게임을 펼쳐야 하는 그들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무도 1인이 빅뱅과 하나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빅뱅은 사기의 신인 '노홍철'을 강력하게 원했지만 현실은 가장 민망한 존재인 정준하로 낙점되었습니다.

너무 착해서 당하기만 하는 정준하가 빅뱅과 하나가 된 이유는 그가 빅뱅과 하나가 되어야지만 빅뱅이 무도화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주도적인 성격이 강한 빅뱅 안에 원했던 노홍철이나, 유재석, 박명수 등이 함께 한다면 이는 빅뱅은 사라지고 무도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무능력한 길이 아닌 나름 자신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타인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정준하의 합류는 적당하게 무도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빅뱅 특유의 카리스마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절묘한 결합이었습니다. 첫 만남부터 정준하가 들어서며 보인 행동들은 무도 위주가 아닌, 빅뱅 위주의 모습이 주가 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연예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패셔니스타들인 빅뱅의 세련된 슈트와 비교되는 무도 인들의 저질 패션은 역시 그들다웠습니다. 80년대 조폭들을 떠올리게 하는 패션과 상황들은 그들이 잘하는 즉흥 상황 극에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탁월한 순발력이 없으면 따라가기 힘든 상황 극은 무도의 또 다른 재미이자 장점이기도 하지요. 재미있는 것은 대세 정형돈이 가장 힘겨워 하는 것이 상황 극이라는 점이지요. 오늘 방송분에서도 상황을 끊는 과도한 연기로 지적을 당하는 형도니의 모습은 이제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상황 극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탄탄대로 가요제'를 위한 <디너쇼>와 빅뱅과 무도가 한 판 대결을 벌이는 <갱스 오브 서울>이 한 회에 담겨있다 보니 둘 모두에서 만족감을 느끼기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디너쇼>의 핵심은 '정형돈의 늪'에서 절정을 이루었고 <갱스 오브 서울>의 재미는 다음 주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늘 선보인 그들의 무기는 왜 무도가 대단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자유를 수호하는 상징처럼 이야기하는 미국의 최근 빈라덴 살해 과정을 보면서 우리 사회 폭력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행해지는 잔인한 폭력은 누가 행하느냐에 따라 정의의 심판이 되고 혹은, 테러리즘이 되는 현실 속에서 과연 폭력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근본적인 고민들을 하게 하는 상황에서 무도가 선택한 '가위바위보'는 획기적인 현답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단순히 힘이 센 누군가가 약한 누군가를 폭행해 상해를 입히는 것만이 폭력이 아닌 세상이 되었습니다. 권력에 의한 폭력, 돈이 권력이 되어 국민들을 노예로 만드는 것 역시 커다란 범주에서는 폭력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폭력을 휘두르기 위해 폭력을 통해 또 다른 권력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암투들이 연일 이어지는 상황에서 무도가 제시한 '가위바위보'를 그들에게 제안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이젠 무감각해지기까지 한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폭력의 무의미함과 인간의 폭력성을 행복한 바이러스로 바꿔놓는 '가위바위보'가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상황들이 연출될까요?

분쟁과 폭력이 난무하는 지역에서 총칼을 내려놓고 그들에게 '가위바위보' 부채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이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대결을 하도록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김태호 피디는 폭력으로 얼룩진 세상에 비폭력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선보였습니다. 

무기라는 말이 나오자 과거 그들이 사용하기도 했던 모의총을 생각한 정준하의 예견을 비참하게 만든 '가위바위보' 부채는 그들이 허탈해 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폭력의 무의미함과 그 폭력이 주는 잔혹함을 상황으로 비판하는 김태호 피디의 역량은 역시 최고였습니다. 

자신들이 선택한 '가위바위보 부채'를 통해 보스를 제거해야만 하는 '갱스 오브 서울'은 신이 내린 사기꾼 노홍철의 잔재주와 반전을 노리는 빅뱅의 대결로 더욱 흥미롭기만 합니다. 과연 그들이 이 황당하지만 획기적인 게임의 룰을 활용해 어떤 재미를 던져줄지 기대됩니다. 지략 싸움으로 서로의 허를 찔러야만 하는 상황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빅뱅과 무도의 만남은 시작부터 '개화동 프리덤 형도니'의 지디 패션 지적으로 시작해 조금씩 무도에 익숙해져 가는 빅뱅의 모습은 흥미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대결을 선보일 다음 주 그들의 대결은 어떤 재미와 의미를 던져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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