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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와 해품달까지 버린 MBC 노조 총파업이 환영받는 이유

by 자이미 2012.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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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기자들의 파업에 이어 MBC 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했습니다. MBC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60%가 넘는 총파업 찬성으로 30일 오전 6시부터 파업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조건은 MBC를 몰락으로 이끈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건 이번 총파업은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무도와 해품달을 볼 수 없어도 진정한 언론으로 돌아온다면 참을 수 있다




<무한도전>과 <해를 품은 달>은 현재 MBC를 상징하는 예능과 드라마입니다. 이 두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충성도는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무도의 경우 오랜 시간 축적된 팬들의 충성도가 어느 프로그램을 비교해도 상대불가일 정도로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결방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시작과 함께 고공행진을 하며 MBC 수목극의 참패를 만회하고 있는 '해품달'의 경우 광고가 완판되며 수백억의 수익을 안겨다준 효자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이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못해 과열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만큼 이 드라마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많은 상황에 결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방송국이나 시청자 모두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총파업이 시작된 MBC는 기자들의 파업이 먼저 시작되어 뉴스 등이 정상적으로 송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0일 부터 예능국 피디 62명 중 노조원이 소속된 50명의 피디 전원이 총파업에 참여함으로서 MBC 예능이 대거 결방 사태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무도의 경우 당장 녹화분과 편집이 완료된 상태라면 이번 주 방송이 가능하겠지만 이번 주 방송분 편집이 완료되지 못했다면 결방은 불가피합니다. 통상 이번 주까지 편집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무도의 결방은 피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외주 제작을 하거나 스튜디오 촬영이 대부분인 '놀러와'와 '세바퀴', '황금어장' 등의 결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외주 제작 인력이 많고 야외 촬영이 아닌 스튜디오 촬영이라는 점에서 결방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적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주 제작이 아닌 자체 제작과 야외 촬영이 주가 되는 무도와 나가수의 결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해품달'의 경우도 외주제작이 아닌 노조원인 피디가 직접 참여하는 작품이다 보니 결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30%를 넘기며 MBC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온 이 드라마가 결방된다는 것은 MBC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록 경쟁 프로그램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선전을 하고 있지만 총파업이 길어지며 결방이 이어진다면 이런 고공 시청률은 하락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꽃미남들의 행렬과 달달한 이야기 구조에 매료되어 있는데 총파업으로 인해 드라마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욱 이 파업이 단기간에 끝나기보다는 제법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입니다.

매일 방송되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역시 외부제작으로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MBC 직원들이 많이 참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방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사전 촬영분이 방송될 수는 있겠지만 총파업이 길어지면 이 역시 결방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들 뿐 아니라 노조원들이 참여하는 거의 모든 방송들이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MBC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멈춰 섰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이런 총파업에도 MBC 경영진은 대화에 나설 이유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총파업을 정치적인 논리로 풀어가려 합니다.

기자들의 파업이 시작된 날 김재철 사장은 일본에서 진행된 패션쇼에 2박 3일 여행을 다니고 총파업이 시작된 30일에도 경남 창원에서 진행되는 새 드라마 <무신> 제작 발표회에 참석할 예정이라 하니 자신의 잘못을 꾸짖는 노조원들의 성토와는 상관없이 유유자작 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MBC가 상업방송인 SBS보다 공정성이 추락하고 뉴스의 질마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오직 이 정권을 위한 해바라기 방송만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그는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보도 프로그램들을 강제 폐지하고 이를 예능으로 대체하면서도 예능국 인원을 확충하지도 않은 채 마치 독재자처럼 모두에게 군림하려 한 그가 과연 사장으로서 가치가 있는 존재인지는 노조원들이 아닌 시청자들이 봐도 의문입니다.

MBC 노조의 총파업은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노조원들의 합의에 의해 진행된 파업이고 파업의 목적 역시 MBC를 나락으로 몰아넣은 김재철 사장과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요구는 정당할 뿐입니다.

최시중 방통위장이 주변의 비리로 자신에 대한 비난과 수사에 대한 강도가 높아지자 돌연 사퇴를 하는 쇼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정권의 멘토이자 언론 파괴의 주범이었던 최시중 방통위장의 사퇴는 곧 이 정권이 획책한 언론 장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선언과 다름없습니다. 더욱 종편을 만들고 밀어주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모든 노력을 마다하지 않은 존재의 사퇴는 곧 종편에 대한 정치권의 판단과 결정을 촉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최시중의 긴급 사퇴와 마찬가지로 낙하산 사장인 김재철의 사퇴 역시 당연합니다. 그가 MBC 사장으로 부임해 한 것이라고는 종편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MBC를 무기력하고 무능하게 만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점에서 그의 퇴진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뿐입니다. 보도 프로그램을 작위적으로 폐지하고 참언론으로서 가치마저 상실하게 만든 그가 더 이상 MBC 사장으로 있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은 비로소 잃어버렸던 MBC의 언론 기능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편파·왜곡된 방송을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각오인 만큼 시청자들의 협조와 이해를 부탁한다"

MBC 노조의 강지웅 사무처장의 발언처럼 편파 왜곡된 방송을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면 많은 이들은 그들의 파업에 동조하고 응원할 것입니다. 이 정권들어 모든 소통을 막아 내고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해왔다는 점에서 그들의 손발 노릇을 자처한 방송과 언론은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정상적인 참언론으로서 가치를 회복해야만 할 것입니다.

비록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프로그램들을 한 동안 보기 힘들어질지 모르겠지만 잠시의 고통은 곧 진정한 언론을 되찾기 위한 고통이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총파업을 지지하고 환영합니다. 물러섬 없이 당당하게 맞서 어긋나고 무너져버린 MBC의 언론 기능을 되찾기를 응원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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