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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10주년 그들은 왜 무인도로 떠났나?

by 자이미 2015.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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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라는 긴 시간 큰 사랑을 받은 무한도전은 기념비적인 날 최악의 선택을 했습니다. 가장 고생을 했던 무인도 편을 재현 한 그들의 선택은 여전히 무한도전이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이 10년을 이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상황에서 특별한 행사가 아닌 무인도에 던져진 그들의 선택은 최고였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 무한도전;

그 위대한 흔적들 속에서 최악의 도전지인 무인도를 찾은 무한도전의 선택

 

 

 

 

8년 전 무인도를 찾았던 무한도전 멤버는 10주년이 된 오늘 다른 곳도 아닌 무인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뽑힌 '무인도 특집'을 재현했습니다. 턱시도를 입고 육해공을 이용해 인천 승봉도 근처에 있는 무인도를 찾았습니다.

 

본격적인 10주년 특집을 하기 전에 모인 그들이 준비한 것은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앙케트였습니다. 스태프들에게 한 질문에서 4관왕에 뽑힌 정준하는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오디오 끄고 싶은 멤버, 사진 찍고 싶은 멤버, 이상형, 조명 비추기 싫은 멤버 모두에 정준하가 최악의 존재감이 되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 해왔던 이들이 허물없이 선정한 순위는 그저 시작이었습니다.

 

무도 멤버들이 선택하고, 시청자들이 뽑은 앙케트에서 1위가 아닌 3위를 하는 것이 목적인 도전은 흥겨웠습니다. 일등이 아니라 중간이 뽑는 무도다운 발상의 전환은 의외의 긴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앙케트에는 일반적으로 1위 뽑기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경쟁에는 1위를 위한 것이지 3위를 위함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제안한 주제에서 3위를 하지 못하면 원하는 것들을 들어줘야 하는 도전 과제는 흥미로웠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그렇고 그런 그들의 경쟁심을 유발하는 주제에 시청자들은 흥겨워했습니다. 그 특별하지 않는 것이 무도의 본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사위 삼고 싶은 멤버' '외국인이 봤을 때 가장 미남인 멤버'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 아버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멤버' '여자로 태어났으면 가장 미인이었을 것 같은 멤버' '키스를 부르는 가장 섹시한 입술' 무도 멤버가 직접 제안한 주제에 시청자들이 참여한 결과는 재미있었습니다. 1위가 아닌 딱 중간인 3위를 차지하고 싶은 무도 멤버들의 기대감은 특별했습니다.

 

대부분이 예견했듯 '사위 삼고 싶은 멤버'에서 유재석은 69%라는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1위가 되었습니다. 이런 유재석 강세는 다른 앙케트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월등한 지지율로 앙케트를 장식한 유재석을 생각해보면 3위를 위한 그들의 제안은 당연했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1위가 아닌 3위가 목적인 상황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누구도 자신이 제안한 주제에서 3위를 차지하지 못하며 모든 멤버들이 벌칙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자비로 항공비를 내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벌칙마저도 하나의 즐거운 도전이 될 듯합니다. 나름의 사연이 담긴 요구는 그 모든 것이 특별한 이유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0주년을 위해 공들인 세트장에서 케이크까지 커팅 한 무도 멤버들은 최악과 다시 보고 싶은 특집을 발표했습니다. 10년 동안 수많은 특집들이 방송되었는데 그 중 최고와 최악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시청자가 뽑은 최고와 최악의 특집이기는 하지만 당연하기도 이견이 나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2009년 3월 방송된 박명수의 '거성쇼'는 이견 없는 최악의 특집 1위에 뽑혔습니다. 당시 소녀시대 완전체가 출연했지만 박명수의 거칠기만 했던 진행으로 혹평을 받았던 특집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실제 '박명수의 거성쇼'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단 4회 만에 종영되는 초라함을 맛봐야 했지만 말입니다. 

 

무도 역사상 가장 참혹한 특집 중 하나였던 '좀비 특집' 역시 박명수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최악에는 박명수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작진들의 의도와 달리 너무 일찍 해법을 찾아버린 박명수로 인해 엄청난 제작비와 오랜 시간 공들인 특집은 1회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습니다. 리얼이 줄 수 있는 최악의 결과라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무도의 중요한 역사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인도 특집'과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응원단 특집' 등이 시청자들에 의해 최악으로 꼽혔습니다. 재미와 의미 모든 것을 놓친 인도와 여성 폄하 논란이 있었던 노홍철 장가보내기 프로젝트, 의외로 밋밋했던 응원단은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는 특집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특집으로 뽑은 다섯 개는 흥미로웠습니다. '텔레파시 특집'을 시작으로 '무도 탐정 사무소''명수는 12살''무한상사''무인도 특집' 등이 역순으로 뽑혔습니다. 레슬링이나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준비한 도전들이 빠진 것을 보면 그 긴 시간의 고생이 다시 재현되기를 바라지 않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최악'보다는 '다시 보고 싶은 특집'에 이견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그만큼 보고 싶은 특집들이 많았다는 것일 것입니다. 수많은 특집들 중 시청자들이 선택한 것은 '무한상사'도 아닌 '무인도'였습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처럼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인도 특집'은 특별했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알아서 생존해야만 하는 미션은 결코 쉬울 수는 없습니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인도가 주는 평온함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여행이라 좋아하던 그들이 낯선 무인도에 떨어져 제작진들이 준비한 게임을 하며 버티는 과정은 분명 재미있었습니다. 최소한의 인원만이 무인도에 남아 무도 멤버들의 생존기를 담았던 무인도 편은 10주년 기념 특집으로 다시 재현되었습니다.

 

해외로 나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턱시도를 입고 모인 멤버들은 한강 노들섬에서 무인도 특집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린 것은 헬기였고, 겁보들은 두려움에 헬기를 타고 제작진들이 준비한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작은 보트를 타고 거친 파도까지 해치며 도착한 곳은 무인도였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턱시도로 맘껏 멋을 부린 그들이 무인도에 던져진 채 알아서 1박2일을 보내야 하는 도전 과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도 안 되게 제작진들이 준비한 야자수가 처량하게 남겨진 그곳에서 무도 멤버 다섯 명과 카메라맨 6명만 함께 하는 그곳은 극한체험이나 다름없었습니다.

 

8년 전 필리핀 무인도에서 처절하게 생존하기 위한 시절과 비교해보면 무도 멤버들은 많이 변했습니다. 다섯 멤버 모두 예능 분야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8년 전과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8년 전에는 처절함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처절함은 사라지고 농익은 예능감과 여유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무인도 특집'은 그래서 특별했습니다.

 

'무한상사'는 10주년 5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준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무인도 특집'은 무한도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특집이었습니다. 예능 사상 처음으로 10주년을 맞은 무도는 기념비적인 프로그램입니다. 그동안 무도에 출연했던 수많은 스타들을 모두 모으고 거대한 축하연을 펼쳐도 이상할 것이 없는 그들의 10주년 특집은 올곧이 무도 멤버들만 모여 무인도에서 알아서 생존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자화자찬으로 이어질 축하가 아닌 온전히 무도 본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무인도로 내던져 버린 제작진들의 의도는 '초심'이었습니다. 지난 10년이 아닌 앞으로 10년을 위한 그들의 도전은 그래서 반갑습니다. 현재의 성과에 취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연함이 '무인도 특집'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생존기를 다룰 다음 주 과연 그들은 어떻게 생존에 성공할지 궁금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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