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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2016 무한상사-유재석과 오르골로 풀어낸 김은숙표 곡성상사 기대를 넘어섰다

by 자이미 2016.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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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항간에 떠돌았듯 영화판으로 만들어졌어도 좋았겠단 생각도 해본다. 영화 제작 방식으로 촬영이 이뤄진 만큼 기존 TV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뛰어난 영상미까지 함께 한다는 점은 장점이다. 김은희 작가를 왜 대단하다고 하는지 첫 회 방송은 명확하게 증명해냈다. 오르골에 담긴 그 죽음의 진실은 그래서 더욱 강렬하다.

 

김은희 장항준의 위험한 회사원;

첫 회부터 강렬하게 이어진 오르골에 얽힌 진실, 변주와 오마쥬로 완성해낸 극적인 재미

 

 

무한상사에서 기묘한 사건이 줄지어 일어난다. 부서는 다르지만 회사 안에서 3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고 유 부장마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하며 어수선한 상황에 처하고 만다. 사고와 자살로 위장되기는 했지만 단순사로 볼 수 없는 이 사건의 중심에는 오르골이 있었다.

 

홀로 회사에 남았던 유재석 부장은 회사를 나서며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그의 불안처럼 누군가가 그를 뒤쫓고 있었고, 엘리베이터에 탄 남성 둘을 보며 유 부장의 긴장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양복 차림에 운동화를 신은 그들이 무한상사 직원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들을 피해 비상계단으로 도주를 시작한 유 부장과 뒤쫓는 사내들. 처음엔 두 명이던 그들이 점점 숫자를 늘리며 유 부장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겨우 힘겹게 주차장을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트럭이었다. 안심하는 순간 트럭은 유 부장을 덮쳤다.

 

오르골을 손에 쥔 채 피투성이가 된 유 부장은 한 달 전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랐다. 모든 사건은 한 달 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평범했던 무한상사는 언제나처럼 적당히 분주하고 번잡하기도 했다. 영업 3팀은 유 부장보다 늦게 출근하며 걱정이 많았다.

어떻게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도 지각을 무마시키려 노력하는 사원들에게 화를 내기보다 올 해 최고의 수익을 내서 보너스와 가족 모두 크루즈 여행을 가게 되었다고 말하는 유 부장으로 인해 지각은 잊혀지고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상황으로 변모했다. 물론 그 모든 상황이 답답한 유 부장의 역설적 분노였지만 말이다.

 

영업 3팀은 언제나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죽음들이 꼬리를 물고 벌어지기 시작했다. 자원팀 전 대리(전석호)가 갑작스럽게 술집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되더니, 화학 2팀의 손 부장(손종학)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숨졌다. 이런 상황에 유 부장의 입사동기였던 영업 2팀의 김 과장(김희원)은 뺑소니 사고를 내고 잠적했다는 소문까지 들린다.

 

두 명의 죽음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는 분위기였지만 김 과장의 자살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뭔지 모를 불안감을 느낀 유 부장은 김 과장의 전화를 받고 그의 집을 찾는다. 자신이 뺑소니 사고를 내지 않았고 자신은 다 알고 있다는 묘한 말을 남긴 김 과장을 찾아 집으로 향한 유 부장은 끔찍한 모습을 보게 된다. 

일련의 죽음을 통해 유 부장은 이상한 느낌을 받은 그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다가서기 시작한다. 그 진실에 조금씩 다가서면 설수록 죽음은 더욱 가깝게 다가선다. 유 부장의 사고로 인해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의외의 변수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은 바로 정준하 과장이었다.

 

정 과장은 유 부장이 사고 당할 때 손에 쥐고 있었다는 오르골에 집착하게 된다. 그 오르골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정 부장의 추리는 진실을 향해 다가서기 시작했다. 김 과장의 죽음과 관련된 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을 만난 정 과장과 하 사원은 그렇게 자신들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담당 형사의 모습이었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듯했던 박 경위(이제훈)는 사실 이 거대한 음모에 개입되어 있던 존재였다. 유 부장을 완전히 제거하고 어설픈 추리를 하는 두 회사원들까지 없애라는 지시를 내리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마키(쿠니무라 준)이 있었다.

마키 상이 붙여놓은 사진들 속 인물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마치 데스노트 속 존재들처럼 사진 속 인물들의 죽음은 마키와의 연관성을 높여 준다. 왜 그들은 죽어야 했는지 그리고 손 부장이 선물했던 그 오르골의 정체는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안에 모든 사건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죽은 이들에 대한 괴소문들은 마키 상과의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백마진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운영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수상한 소문들 속에 진실을 찾으려는 영업 3팀의 활약은 이제 그렇게 시작하려 한다. 유 부장의 교통사고로 촉발된 의심은 결국 거대한 사건을 모두 해결하게 하는 단초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오르골은 마키 상과 무한상사의 죽음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그리고 소문으로만 돌고 있는 백마진의 진실을 밝혀줄 유일한 증거이기도 하다. 여기에 유 부장의 동기인 김 과장의 사원증 끈에 달고 다니던 USB는 결정적인 증거로 다가올 것이다. 그 안에 모든 사건을 추격할 수 있는 결정적인 그 무언가가 담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2016 무한상사-위험한 회사원>은 흥미롭게 이어졌다. 드라마 <미생><시그널>과 영화 <곡성>을 절묘하게 끄집어들여 새롭게 변주를 해서 비틀어내는 방식은 익숙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박해경 경위와 외지인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와 반전을 주며 극의 중심으로 이끌게 하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무한상사>와 <곡성>을 절묘하게 결합하고 <시그널>을 중심에 두고 뒤틀어 변주시키는 김은숙 작가의 능력은 역시 뛰어나다. 그리고 장르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인용하며 흥미롭게 담아낸 장항준 감독의 연출도 매력적이었다. 예능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이 기묘할 정도로 매력적인 <2016 무한상사-위험한 회사원>은 그 자체로 무모했지만 매력적인 도전이 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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