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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박명수의 어떤가요가 청춘찬가인 이유

by 자이미 201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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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마지막 방송에서 무한도전이 선택한 것은 바로 '박명수의 어떤가요'였습니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박명수의 작곡가 데뷔를 연말과 연초 마지막과 첫 번째 방송으로 선택한 것은 의외의 파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파격을 선택한 무한도전이 반가운 것은 그 안에 우울한 청춘들에 대한 찬가가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고가 아닌 꿈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는 무한도전이 답이다

 

 

 

 

지난주에 이어 달력 배달의 마지막 회가 우선 진행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이어진 그들만의 달력 배달은 그 자체가 깜짝 쇼이자 로또와 같은 행복이었다는 점에서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어울린 특집에 이은 '박명수의 어떤 가요'는 무도이기에 가능한 특집이었습니다.

 

화장실을 등장시켜 최고의 재미를 이끌어내는 예능은 쉽지 않습니다. 달력 배달을 간 유재석과 데프콘이 급한 상황에서 화장실을 사용하는 그 과정 자체도 재미라는 사실은 흥미로웠습니다. 무한도전을 맞이하는 시민들의 모습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적이었습니다. 유재석과 데프콘이 "무한도전 살아있네"를 외칠 정도로 무한도전을 맞이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었으니 말입니다.

 

 

길이 배달을 해주면 자신도 길처럼 삭발을 하겠다는 고등학생은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길을 보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했습니다. 길에게 달력을 받은 그 학생은 다음날 바로 삭발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아 공개할 정도로 무한도전의 힘은 막강했습니다.

 

'말하는 대로'라는 특집이 있었듯 무한도전만이 아니라 시청자들마저 무도처럼 말하는대로 실천하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시청자들마저 무한도전으로 만들어버리는 이 지독한 존재감은 그들이 왜 8년 이라는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니 말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들이 보여 왔던 무모한 도전들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응원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말하는 대로'라는 단어가 주는 진솔함은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의 광팬을 자처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2012년의 마지막 방송과 첫 방송은 박명수를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그동안 작곡을 하고 싶다던 박명수를 위해 그가 멤버들을 위해 준비한 여섯 곡을 통해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개최하는 무한도전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작곡 초보자인 박명수의 꿈을 위해 다른 멤버들과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가 되어 가장 특별할 수밖에 없는 마지막 방송과 첫 방송을 할애했다는 사실은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개그맨인 박명수가 다들 알고 있듯 가수로서도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탁월한 가창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박명수가 꾸준하게 앨범을 발매하는 이유는 자신이 꿈꾸었던 삶을 살기 위함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를 꿈꾸었던 박명수에게 앨범 발매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고 행복해하는 것을 이루는 행위였습니다.

 

노래를 부르던 박명수가 이제는 작곡을 꿈꾸었습니다. 어린 시절 언젠가는 자신이 만든 곡으로 자신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던 그 꿈이 비로소 현실이 되었다는 점에서 박명수에게 2012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해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방배동 살쾡이가 되어 자신의 집에 작은 작업실을 만들어 두문불출하며 곡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박명수의 모습은 의외로 다가왔습니다. '나가수'를 통해 작곡에 대한 관심을 현실로 바꾸기 시작한 그의 엉뚱하지만 솔직한 바람이 현실로 가능하도록 만든 김태호 피디의 선택도 대단했습니다. 유재석을 위해 만든 '메뚜기 월드'에 공을 들이는 박명수의 모습과 단조로운 곡에 실망해 거부하는 유재석의 행동 역시 '박명수의 어떤가요'가 만들어낸 재미였습니다.

 

작곡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는 쉽게 봤던 박명수가 본격적으로 작곡에 집중하며 작곡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작곡이라는 세계가 그동안 특정한 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점을 생각해보면 예능을 통해 작곡 과정을 제법 상세하게 보여 졌다는 사실은 흥미로웠으니 말입니다. 박명수가 작곡한 곡들이 정형돈의 표현대로 여섯 곡이 모두 한 곡과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족한 게 많았습니다.

 

유로비트를 선호하는 박명수의 작곡이 분명한 한계를 가지는 것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한정된 지식과 능력으로 그가 만들어낼 수 있는 곡의 가치는 분명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박명수의 곡을 칭찬하는 길의 모습이 대단하게 다가온 것은 유경험자가 건네는 진정한 덕담이었으니 말입니다.

 

길이 유명 작곡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있겠지만, 리쌍의 곡을 작곡하는 길은 이미 대단한 작곡가이지요. 성공한 작곡가가 박명수의 작곡 실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칭찬하는 것은 그저 빈말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처음 만들었던 곡을 생각하면 박명수의 작곡 실력은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는 길의 모습은 선배 작곡가의 따뜻함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이 왜 박명수의 작곡을 핵심으로 한 특집을 만들었느냐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분명 실험적인 도전이라는 점에서 무한도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말과 연초를 책임지는 특집이라는 점에서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의외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김태호 피디가 무한도전의 끝과 시작을 알리는 특집으로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선택한 것은 분명한 메시지가 존재했습니다. 일등지상주의 세상에 일등이 아닌 그 과정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김재철 사장의 일등지상주의를 보기 좋게 비판하는 특집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MBC만이 아니라 1등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척박한 세상에 무한도전이 던진 메시지는 1등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청춘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특집이었습니다. 박명수의 꿈을 통해 대한민국의 수많은 이들이 꿈을 잃고 좌절하지 말고 노력하기를 당부하는 무한도전은 역시 최고였습니다.

 

일등이 아닌 도전하는 당신이 아름답다고 외치는 무한도전의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그들의 유로비트 축제가 아닌 청춘찬가였습니다. 자신의 꿈을 잊지 않고 즐길 수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가 청춘이라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이번 특집은 꿈을 간직한 모든 청춘을 위한 찬가였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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