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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이봉주와 아재개그 그리고 박장군으로 맞이한 무도의 봄

by 자이미 2016.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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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찾아오는 길목에서 시청률 걱정이 한창인 무한도전은 특집을 마련했다. 예능계에게는 반갑지 않은 봄을 대비해 어떤 재미를 선사해야 할지 고민하는 무도 멤버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재미였다.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위기 자체를 소재로 삼아 재미를 만들어낸 것 자체가 곧 춘궁기를 넘어서는 방법임을 그들 스스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에 춘궁기는 없다;

제비가 된 이봉주와 아재개그, 정총무와 박장군을 불러와 대비한 무도의 봄

 

 

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은 산과 들로 나들이 떠나기에 바쁘다. 겨울 내 실내에서 생활해야만 했던 많은 이들은 봄을 느끼기 원하기 때문이다. 봄을 즐기기 위해 야외로 나가게 되면 당연하게도 방송의 시청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시청률 집계 방식으로는 그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니 말이다. 

 

 

현재의 시청률 집계 방식은 해당 기계를 표준으로 선정된 가정에 설치하고, 그 가족들이 시청하는 패턴을 기록하고 통계로 내서 집계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그 표본이 된 가정이 과연 현재를 대변하고 있느냐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시청률에 대한 신뢰도 역시 하락할 수밖에는 없다.

 

시청률이 방송사에 중요한 이유는 광고 단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광고는 곧 방송을 유지시키는 가장 중요한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전쟁과 같은 것이다.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방송사는 이미 시청률 집계 방식에서 유리한 이들을 위한 특화된 막장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시청률 집계 방식이 세분화되고 다양해지지 않는 한 다채로운 방송을 보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의 안정적인 시청률은 놀라울 정도다. 모든 연령대를 포괄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런 높은 시청률을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우니 말이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는 <무한도전>마저 걱정을 할 정도로 봄은 예능계에게는 어려운 시기임이 분명하다. 봄놀이에 맞선 시청률 고수 전략을 예능답게 펼쳐낸 그들의 겨울의 끝을 붙잡는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무도 멤버들이 잘 하는 상황극을 시작으로 말도 안 되는 현장 급습까지 그들은 온몸으로 봄과 마주했다.

 

아직은 싸늘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거리에 나가 시민들과 함께 하던 그들은 목도리를 건네며 봄을 막기에 바빴다. 제비 할아버지들을 섭외해 봄나물을 파는 할머니들과 놀러가게 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박명수는 동갑내기 친구인 이봉주를 데려오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봄을 맞아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들을 잠재우겠다고 산으로 향한 그들이 벌인 당혹스러운 모습은 그저 웃는 게 최선이었다. 경칩을 방해하겠다며 연주를 하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극은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가능한 재미였다.

 

 

 

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봄나물을 사러 간 그들은 정총무를 불러들였지만 가격 맞추기는 번번이 실패했다. 정확한 계산 능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정총무였지만 덤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가격 맞추기는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덤은 곧 정'의 다른 말로 대변되는 시장 상인들의 모습은 봄처럼 훈훈함으로 다가왔다.

 

아재 개그를 수시로 등장시킨 정준하는 진정한 아재로 격상되기도 했다.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듣다보면 묘하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아재 개그는 그 자체로 큰 재미였으니 말이다. 정총무를 동원한 봄나물 가격 맞추기에 실패해 구매한 엄청난 양을 소비하기 위해 준비한 것은 '박장군' 몫이었다.

 

식당에서 제작진들과 자신들이 구매한 봄나물을 기본으로 한상 차림 식사는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 다양한 봄나물로 마음껏 봄에 취한 그들에게 더는 봄을 막는 일은 무의미했다. 봄을 막기 위해 나서 스스로 봄에 취한 무도 멤버들의 모습은 막는다고 세월이, 계절은 기다려주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오는 봄을 막기 위해 대중들을 속이려 한다고 속일 수 없다는 이 단순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무한도전>의 이야기를 보면서 웃다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현재 우리의 상황이 이런 억지스러운 모습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역행하는 정치꾼들의 한심한 행동들로 인해 대한민국은 과거로 역행하더니 더는 갈 수 없는 암흑시대로 이끌고 있다. 권력을 앞세워 대중들을 기만하고 억압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현실 속에서 청춘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정치와 담을 쌓고 외면했던 그들이 이제는 참을 수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

 

봄은 오는데 봄은 오지 않는다고 외치는 그들에게 대중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막는다고 오는 봄이 사라질 수는 없다. 억압의 정치는 한계는 명확하다.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그들의 폭압은 결국 자멸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무도는 웃자고 했지만 이를 보면서 그저 웃을 수 없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 경악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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