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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은 왜 하나마나로 돌아왔을까?

by 자이미 2017.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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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7주 만에 다시 정상적인 방송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첫 번째 특집은 <하나마나 특집>이었다. 말 그대로 하나마나한 이야기로 웃기는 그들의 전통을 잘 살린 복귀였다. 대단하고 특별한 그 무언가를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비판을 받을 수도 있는 선택을 했다. 


레전드는 끝나고 현실이 찾아왔다;

종이인형 광희의 마지막 무도, 하나마나 특집으로 무한도전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나?



7주의 휴식은 출연진보다는 제작진에게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매주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 국민 예능이라는 <무한도전>은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사전 회의와 촬영, 그리고 편집에 이르기까지 매번 반복되는 힘겨운 시간은 모두를 지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제 가능성을 알린 7주간의 휴식은 하반기 추석 연휴에 다시 한 번 휴식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런 식으로 1년에 두 번 정도만 충분한 휴식을 취해준다고 해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즌제 형식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보다 완성도 높은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무도가 쉬는 동안 레전드 방송이 큰 화제를 모았다.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들이 보여주었던 주옥 같은 이야기들이 주제별로 묶여 방송이 되며 무도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주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노홍철과 정형돈이었다. 


여전히 무도 팬들은 이 두 사람이 다시 복귀하기를 바란다. 정형돈과 노홍철이 다시 무도에 복귀하면 최고의 완성도를 보일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레전드 특집'이 방송되며 이들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둘 모두 아직까지 복귀는 없다는 반응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두 사람의 복귀는 여전히 모호한 상황에서 새롭게 들어왔던 광희는 군대로 떠났다. 다시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낼지가 앞으로 무도의 고민이 될 수밖에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광희로서는 입대 전 무도와 마지막 방송을 '하나마나 특집'으로 함께 했다. 


무도 멤버들이 PC방에서 모이면서 시작된 '하나마나 특집'은 말 그대로 '하나마나'한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무도 멤버들이 하루 종일 모여 서로 게임하고 밥 먹는 일상적인 모습이 전부인 이 특집에 대해 호불호는 나뉠 수 있다. 이게 뭐냐?는 반응부터 역시 무도다! 라는 반응까지 다양하게 나뉠 수밖에는 없었다. 


PC방 자체가 낯선 멤버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신기했다. PC방 경험이 전무한 듯한 박명수의 해프닝부터 시작해 '오버워치'를 하기 위해 로그인을 하는 것조차 버거운 그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색다른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기는 했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최신 게임을 마친 그들이 향한 곳은 고전적인 오락실이었다. 그곳에서 격투게임을 하고 인형 뽑기를 하면서 이들의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유재석팀(유재석, 광희, 양세형)과 박명수팀(박명수, 정준하, 하하)로 나뉘어 벌인 그들 만의 대결은 <하나마나 특집>의 핵심이었다. 


볼링 대결을 시작한 이들의 게임 세계는 오묘했다. 볼링화까지 갖추고 있는 나름 볼링인이라 자부했던 양세형은 자존심이 구겨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상상하지 못한 스페어 처리의 달인 박명수에 의해 그들은 절망을 맛봐야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저녁을 먹으러 향한 그들은 식사를 마치자마자 '브루마블'에 빠지기 시작했다. 


참 다양한 것들을 준비한 양세형에 의해 게임은 이어졌고, 그렇게 시작된 '글로벌 부동산 전쟁'은 다시 한 번 유재석팀의 완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발바닥으로 뺨을 맞는 굴욕적인 상황들이 이어지며 끝날 것 같았던 그들의 대결 구도는 새로운 도전 과제로 다시 시작되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는 그 유명한 명언은 그들에게도 유효했으니 말이다. 


<무한도전>은 왜 이런 하나마나한 특집으로 돌아왔을까?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제작진들이 '하나마나 특집'으로 돌아온 것은 역설적으로 너무 높은 관심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치는 언제나 높아지기만 한다. 그리고 수많은 도전을 하는 그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고통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그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특집을 선택한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그들이 번뜩이는 재치를 버릴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명확하게 무도의 본류가 무엇인지 잊지 않고 그 마음을 품고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고 보인다. 


무도의 이번 특집을 현재의 사회상과 그대로 대입해 보면 그것마저도 하나의 좋은 의미로 다가온다.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인해 짧은 시간 안에 치러지는 대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치 지형의 변화들. 그리고 이어질 수밖에 없는 치졸한 경쟁들은 <무한도전 하나마나 특집>에 모두 담겨져 있었다. 그들이 벌인 게임 만큼이나 의미 없어 보이는 정치꾼들의 경쟁 과정은 그래서 더욱 사실적이다. 


대통령직에서 파면은 당했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 이제부터 진짜 싸움의 시작이다. 충분하게 드러난 범죄 사실 속에서도 범죄자들은 수많은 변호사들을 대동하고 자신들의 무죄 입증에 나서고 있다. 법치주의 국가이지만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현실 속에서 돈만 많으면 그 법 위에 군림할 수 있음을 그들은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 상황은 끝날 때까지 끝난 상황은 아니다. 


<무한도전>은 7주 만에 돌아왔다. 하나마나한 특집으로 돌아온 그들은 여전히 강했다. 그리고 많은 기대를 해도 좋을 정도로 단단했다. 이제는 일상의 한 부분처럼 각인된 그들의 복귀는 그 무엇보다 반갑다. 토요일 많은 웃음과 생각들을 하게 해주는 무도의 복귀는 그 자체 만으로도 축복이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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