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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미생 여전히 끝나지 않은 이야기, 외눈박이 거인들의 세상

by 자이미 2015.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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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미생>은 웹툰의 성공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큰 화제였습니다. 우리 시대 미생들에게 격한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낸 <미생>은 이제 끝이 났지만, 그 여운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겨져 있습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현실 속의 미생들은 여전히 우리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미생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미생들을 잡아먹는 괴팍한 외눈박이 거인들의 세상, 우리는 여전히 미생이다

 

 

 

인생을 바둑에 비유한 드라마 <미생>은 2014년 최고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종합상사에서 벌어지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사실대로 담은 이 드라마는 현재를 살아가는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그 흔한 재벌도 사랑이야기가 아니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미생>이 던진 가치는 특별하기만 합니다. 

 

 

웹툰으로 이미 직장인의 바이블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던 <미생>이 드라마 화 된다는 소식에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과연 웹툰의 이야기들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낼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첫 회 방송과 함께 모두 사라졌습니다.

 

웹툰을 보신 분들이나 보지 않은 이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절대적 존재감은 첫 회 시작과 함께 모두에게 전해질 정도였습니다. 빈틈없는 탄탄함에 구멍이란 찾아볼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 완벽주의자 피디의 지독함은 시청자들에게는 황홀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20부작이란 결코 만만하지 않은 분량이었음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종영을 아쉬워할 정도로 지난 2014년 최고의 드라마는 단연코 <미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생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되고 수많은 이들은 스스로가 미생이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지난 한 해 <미생> 열풍은 최고였습니다.

 

모두가 힘겨운 미생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이 드라마는 위안이 되기도 했고, 희망으로 자리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미생들을 위한 헌사와 같았던 <미생>이 던진 화두는 2015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위대함은 이어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미생>이 뛰어난 이유는 출연한 수많은 배우들에 구멍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성민과 임시완이 이끌었던 이 드라마는 단순히 이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종합상사에 다니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연극배우들과 단역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던 숨은 실력자들을 적극적으로 섭외해 완벽한 <미생>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도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 드라마를 통해 임시완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내던지고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드라마였습니다. 임시완을 최고의 청춘스타로 만들어 준 드라마 <미생>은 이제는 기억에만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 미생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살아 숨쉬듯 생생하게 그들은 떠나지 않고 여전히 우리 곁에 남겨 있을 뿐입니다. 

 

현실 속에서 2015년 우리의 삶은 더욱 팍팍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재벌들을 위한 현 정부의 집요할 정도의 특혜는 더욱 거세지지만 미생들은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겨워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수많은 공공요금이 폭등하고,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도 고수하기도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생>에서 임원들을 거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딸에 발을 내딛고 구름 너머의 별을 바라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임원'이고 그들을 거인이라고 부른다는 표현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것들을 바라보는 중요한 존재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거인은 그렇게 낭만적일 수는 없습니다.

 

현실 속의 거인들은 미생에서 완생이 되어가는 과정 중에 탄생하는 형태가 아닌 그저 거인의 품에 안겨서 곧바로 거인 흉내를 내는 자들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발은 땅에 닿을 이유도 없고,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한항공의 조 씨 일가의 행태를 보면 우리 사회 부도덕한 재벌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알게 합니다.

 

 

그저 조 씨 일가의 이탈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은 재벌가들의 행태가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거의 대부분 제왕적 지배구조로 세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은 돈을 낳고 고생 없이 태어나자마자 재벌의 일가가 되고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차지하는 현실 속에서 드라마 <미생>에 등장하는 그런 거인들은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는 외눈박이 거인들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일본 만화인 <진격의 거인>들처럼 사람들을 잡아먹고 사는 악랄한 거인들만 존재할 뿐입니다.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면서 사회를 이끄는 권력의 핵심은 돈을 쥐고 있는 재벌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돈을 이용해 언론을 움직이고, 그 언론은 정치권력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런 정치권력을 이용해 재벌들의 영원한 지배구조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재벌들의 구속을 풀어달라고 애원하는 장관과 재벌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에 여념없는 정치권력들. 재벌들을 위한 글을 쓰기에 여념이 없는 언론들 사이에서 우리 미생들은 영원한 미생으로 머물 수밖에 없는 사회 시스템으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미생>은 끝이 났지만, 영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외눈박이 거인들로 인해 우리 미생들은 영원히 미생으로 머물 수밖에는 없습니다. 장그래가 결국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회사를 나와야 했듯 현실 속에서도 재벌들은 자유롭게 직원들을 해고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규직이 너무 큰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들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정치권력.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외치는 정치권력들은 이미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그저 외눈박이 거인의 곁을 따라다니는 그저 영혼 없는 괴물이 된 거인들일 뿐입니다.

 

외눈박이 거인들이 지배하는 2015년 대한민국에서 미생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막막해지기만 합니다. 드라마 <미생>은 그나마 낭만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음은 드라마가 끝난 후 현실로 돌아온 미생들은 모두 깨닫고 있었습니다.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현실 속에서 철저하게 재벌들을 위한 세상에서 미생들의 하루하루는 힘겹고 험난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드라마 <미생>은 끝났지만 현실 속 미생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더욱 고달프고 잔인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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