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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방송의 적 종영, 덜덜이 존박에 밀린 이적의 매력적인 존재감

by 자이미 201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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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이 등장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예능인 <방송의 적>이 12회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케이블이라는 한계와 낯선 장르가 주는 낯설음이 아쉬움을 주기는 했지만, 이 방송을 통해 존박이라는 새로운 예능 대세의 발견은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었던 것은 이적이라는 이 흥미로운 존재는 한없이 가벼운 존재감은 무수히 덧대어 진정한 무게감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었습니다.

방송의 적에 이적은 없고 존박만 있다?;

덜덜이 존박의 발견이 반가운 만큼 이적의 진중한 가벼움 최고였다

 

 

 

 

이적과 존박이라는 뛰어난 뮤지션이 마음껏 망가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롭기만 합니다. 같은 소속사의 인연으로 스승과 제자인 둘의 관계는 실제로도 돈독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존박이 소속사를 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획사들이 모든 것을 갖춘 그를 잡기 이해 혈안이 되었지만, 그는 진정한 뮤지션이 되기 위해 이적이 있는 소속사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존박은 선택은 잘 한 것이라는 걸 그가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페이크 다큐, 모큐멘터리 등 다양한 용어들로 포장된 장르들은 기존의 틀 속에서 새로운 그 무언가를 찾는 과정에서 특별한 것을 찾고는 합니다. 그런 점에서 <방송의 적>은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닐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극 전체에서 보여주고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과연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모습들이 어디까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철저하게 진실만 이야기를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는 철저하게 픽션을 바탕으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그럴 듯한 현실을 만들어내고는 합니다. 예능 역시 철저하게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리얼이 개입하며 그 미묘한 차이 속에서 특별한 그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은 방송의 진화 혹은 퇴보의 그 어느 지점에서 발견하는 재미일 것입니다.

 

<방송의 적>은 분명하게 <음악의 신>이 만든 결과가 낳은 예능입니다. 한물 간 이상민을 내세운 B급 예능은 리얼하게 이상민과 그 주변인들을 내세워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한때 최고의 존재감을 보였던 룰라의 리더였던 이상민은 <음악의 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많은 이들이 사랑하던 최고의 스타였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중 음악사에 가장 잔인한 흑역사를 가진 그룹으로 전락한 룰라는 회생불가능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절대 살아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이상민은 <음악의 신>을 통해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케이블을 통해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이상민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CJ 계열의 방송이 문제가 있던 과거를 세탁해주는 신기한 세탁 전문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을 벗어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는 이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이상민이 출연했던 <음악의 신>이 철저한 B급 문화의 밑천을 모두 드러내는 방송이었다면, 이적의 <방송의 적>은 전혀 다른 지점에 있는 이들의 노골적으로 방송이었습니다. 최고 학부를 나와 20대 첫 출발부터 현재까지 뮤지션으로서 가장 성공한 이적은 완벽하게 다른 지점에 있는 존재입니다. 그런 이적이 이렇게 망가지는 과정은 이상민의 솔직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점에서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음악의 신>이 리얼 예능에 가까운 프로그램이었다면, <방송의 적>은 리얼보다는 페이크 다큐에 더욱 가까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방송이었습니다. 물론 이 모두가 리얼이거나 페이크이거나, 아니면 둘이 교묘하게 혼재된 방송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혀 다른 지점에 있는 두 방송이 모두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재미를 던져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상민의 날것 그대로의 방송에 가까웠다면, 이적은 철저하게 진실과 거짓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함의 정점에 다다랐습니다. 기존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시선들을 단순한 편견으로 몰아붙이고, 철저하게 파괴해버리는 <방송의 적>은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방송국 놈들이..."라는 말로 제작진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이 황당한 상황극 속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것은 분명 존박입니다. 덜덜이라는 특별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예능 신동으로 떠오른 존박은 분명 <방송의 적>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존박을 그렇게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해준 것이 이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음악 선배이자 소속사 음악 스승이자 형인 이적이 함께 하지 않았다면 존박이 그렇게 망가질 수는 없었습니다. 존박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그가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바로 이적이었습니다. 존박과는 다르지만, 이적은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이탈을 꿈꾸고 펼쳤습니다.

 

 

덜덜이라는 극강의 캐릭터에 밀리기는 했지만, 이적이 보여준 망가짐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이적에 대한 시선이 편견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존박의 스승처럼 그가 최강의 예능 신성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자신을 솔직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적과 존박이 보여준 망가짐의 미학은 <방송의 적>이라는 기묘한 프로그램을 가장 흥미롭게 만든 일등공신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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